Corea/→ 경 남

생애 첫 마산구장 관람기. (09.08.04)

우리팬 2009. 8. 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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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일자 : 2009년 8월 4일, 일요일 in 마산구장

소시적에는 구덕 운동장이었고, 이후부터 여태까지는 사직구장을 종종 찾았는데... 단 한번도 대한민국 야구장의 '성지'라 불리우는 마산구장 (좋은 의미에서의 성지가 아니다.-_-;)을 찾아 야구를 본 적이 없었다. 사실 야구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마산에 갈 일이 없었기 때문에, '마산'이라는 도시조차 그리 친근한 도시는 아니었다. (그래도 정말정말 어릴적엔 친척집에 간다는 명목으로 종종 갔었다.) 마침 이번주 화,수,목이 올해 마산에서의 여섯경기 中, 마지막 3연전이 있기도 했고... 대마도 여행 뒷풀이에 살포시 참석한 韓군과 그 자리에서 결정, 별다른 생각없이 가자~가 되어버렸단 말씀. 그리하야 고마... 에어컨만 틀면 털털거리는 韓군의 애마를 타고 마산으로 향했지비.

8월 1일부터 무료가 된 동서고가도로를 타고, 남해고속도를 통해 갔다. 동서고가도로가 무료가 된 것은 경제적 이익(?)때문 뿐만 아니라, 이제는 차가 덜 밀리겠다...라는 이점이 있었는데, 왠걸... 요금소쪽 공사 때문에 괜히 더 밀리는 것 같더니만. 이런 공사는 자동차 운행이 적은 시간에 하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뭐... 망구 내 생각이지비.


남해 고속도로를 지나 톨게이트를 지나니 네비에서 알아서 요금까지 알려주더니만.-_-; 내가 차가 없어서 은근 신기했다.-_-v 요금은 2,700원. 뭐... 가다가 휴게소에 잠시 들려 빈 속의 韓군에게 핫바도 먹이고, 17茶랑 생수도 하나 사고... 또 차에 기름도 먹이고. 그런데 부산에서 남해 고속도로로 가는 도중의 휴게소 주유소는 S-Oil이고, 마산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SK 더라고. 얻어타는 사람이야 별 상관없는 문제지만, 주유소랑 친할 수 밖에 없는 운전자에게는 어지간히 신경이 가는 문제인 듯.

이건 이건 찍어본 것이고.

어디서 어디를 잇는 고가도로일까나.

마산구장은 마산 고속버스 터미널 바로 근처에 있었다. 바로 건너편에 홈플러스가 있던데... 사직도 마찬가지고, 홈플러스가 야구 열기 덕분에 꽤나 짭짤하겠더니만. 일단 주차를 시키기 위해 종합운동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아, 이제부터 전쟁은 시작되었지비.

경기시작은 6시 30분,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3시가 약간 넘은 시간. 경기 3시간 전에도 주차장은 자리가 없었고,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할 수 없이 꼼수로 적당한 곳에 차를 대놓고... 열심히 열심히 기다렸다. 올해부터 사직구장은 좌석제로 실시하기 때문에 표만 구한다면 굳이 야구장에 일찍 갈 필요도 없고, 또한 일행들 자리를 잡아준다고 자리 위에 물건을 놓는 일도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근데 마산구장의 매표 입장 방식은 옛날 구덕운동장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러니까... 매표시간이 늦어 표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끝없이 줄을 서고 있었고, 덩달아 간간히 암표상들도 보였다. 암표상들이야 그냥 지나치면 상관없지만, 이 아저씨들이 또 살포시 매표소쪽 줄에 새치기를 해서 표를 사간단 말씀이지. 게다가 표만 있으면 먼저 들어갈 수 있는 체제였기 때문에, 표 두장 공짜로 준다면서 롯데카드에 가입을 유도하는 아주머니도 계시더만. 마산 구장 내부에도 이런저런 문제점이야 있겠지만, 이 매표방식을 고치지 않으면... 정말 힘에 부쳐서 다시 가기 싫을 정도가 되겠더라고.


하여간 두어시간을 기다린 끝에 표를 사고 구장으로 들어갔는데... 힘이 다 빠져서 야구 볼 기분도 없어지더니만. 그리하야~ 심기일전의 마음으로 맥주 한캔씩 마시고.-_-v 올해는 사직구장을 한번도 찾지 않았기 때문에 요즘은 맥주 한캔 가격이 얼마인지 모르겠으나, 사직구장 안에는 세븐 일레븐이라는 편의점이 있기 때문에 편의점 가격으로 맥주를 팔고 있다. 하여간 작년까지는 분명 1,700원이었다. 마산구장내에는 편의점 방식이 아니었다. 뭐, 쉽게 말하면 구장내 노점방식, 혹은 어느 특정구역에 가게를 차려놓고 먹거리를 팔고 있었는데, 맥주 가격 2,500원.-_-; 이게... 800원 차이라 하면 그려러니라고도 하겠지만, 한두캔이 아니라 맥주캔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가격이 불어나니... 더 사고싶은 생각이 안 들더라고. 뭐, 당연하겠지만 그냥 미리 마트에 들려서 장을 봐서 들어가는게 훨씬 낫을 것 같았고. (다른 먹거리는 모르겠으나, 사직에 갈 때는 어지간하면 장볼 때 사는 맥주는 최소한으로 한다. 무게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패트병 맥주는 맛이... -_-;;; 또 맥주가 식잖아~) 그래도 할 수 없지비... 그 가게에서 파는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그 정도로 가격에라도 사는게 당연하지 않겠냐, 라는 생각이 안 들겠는가. 떱. 남자 둘이 가서 뭐사고, 뭐사고 해서 쓴 돈만 25,000원 가까이가 되니 원. (야구장 입장료는 1인당 7,000원인데... 롯데카드로 결재하면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5시 약간 넘어서 입장을 했는데, 뭐 당연히 1루측 응원석은 만석이었고... 3루측엘 갈려고 했는데, 불쑥 든 생각이 오래간만에 외야에서 보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홈런석쪽으로 갔는데 두산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서 오신 두산빠 언니야들. (언니야들이 수고가 많소. 응원때도 정말 소수정예 목소리 만빵-_-;) 근데 홈런석은 자리에 등받이도 없더라고. 돌다돌다 결국엔 가르시아 구경이라도 한답시고, 우익쪽 상단에 자리를 잡았다. 그 곳에서도 경기장 전체를 보는데는 전혀 불편이 없더라고. 물론 투수나 타자보다는 가르시아나 임재철 선수를 더 자세하게 보긴 했지만.





경기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롯데선수들이 들어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엄청난 환호와 박수소리. 특히 가르시아와 홍성흔 선수는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는 팬서비스(?)까지. 이때까지는 상당히 분위기가 좋았다. 게다가 지난 청구구장에서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했으니 상승세의 기대도 있었고, 더욱이 선발은 에이스 민함햄.-_-; 아무리 마산구장에서의 성적이 안 좋았다지만, 왠지 민함햄이 선발로 나오면 오늘은 이길 수 있다, 라는 기대감은 자연히 생기기 마련이다.

두산선수들 역시 3루측에서 몸을 풀었다. 아... 두산은 정말 잘한다. 나도 소시적엔 OB팬이었던 적이 있기 때문에 두산에 대해선 호감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롯데와의 경기에선 롯데를 응원할 수 밖에 없다. 근데 잘해도 그냥 잘하는게 아니라 너무 잘하는 것 같다.


경기시간이 다가오자 선발 라인업이 전광판에 나왔다. 롯데는 성환햄이 종아리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에 2군에서 잘 때리고 있다하는 박남섭으로 바뀐 것외엔 그려러니 했다. 이승화 대신 이인구가 안 나온게 좀 이상했지만, 이승화의 주루 플레이야 정평이 나 있으므로 패스~. 문제는산의 투수였다. 발음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홍상삼이라는 신인.-_-+ 얘... 내 기억엔 얘랑 붙으면 롯데 타자들이 항상 말린 것 같다. 이때부터 생긴 엄청난 불안감. 혹시나~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으흑.


경기가 시작하고 늦게나마 들어온 사람들이 자리를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직도 비어있는 자리. 얘네들 어디 간거니?-_-+ 이러한제 때문에 사직구장은 올해부터 지정좌석제를 실시했다. 한사람이 미리 앉아있고, 자기 일행들 자리를 미리 잡아놓는 경우가 잦아 보기가 그리 좋지 않았는데... 마산구장에서도 역시나. 흠흠. 얘네들이 경기 시작하고 한 20분 후에 왔나... 고등학생들인 것 같았는데, 뭐... 자리 미리 잡은건 둘째치더라도, 이러한 문제 때문에 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자리 있어요?" 혹은 자리가 있는가 싶어 앉을려고 하면 주변에 앉은 사람들이 일일히 "자리 있는가본데요."라는 말을 해줘야 한다. 이거 안 겪어보면 모름.-_-;

하여간 경기 시작.


경기가 이미 어제 끝났기 때문에 뭐라뭐라 내가 평을 내리기도 뭐하다. 민한햄이 잘 못 던졌든지, 두산 타자들이 잘 쳤는지간에 초반부터 두산 페이스였고, 롯데 타자들은 역시나 홍상삼이라는 신인투수에게 말려 안타를 정말 몇개 치지도 못했다. 사실 야구장에 직접 가서 응원하는 팀의 투수가 잘 던지는 것보다는 타자들이 잘 치는 것을 더 보기 원하는데 워낙에 안 맞다보니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역시나 열띤 응원.

근데 1루측 조지훈군이 (알고보니 나보다 어리군.--; 난 위인 줄 알았는뒈.-_-;) 응원을 유도하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스피커가 몇개 작동 안했는 듯. 또 사직과 같은 뭔가 짜임새 있는 응원 분위기도 만들어지지 않은 것 같다. 등장하는 선수들마다의 노래도 처음엔 나오지 않았고, 또... 이 날은 노래가 있는 타자가 몇 없더니만.--; (홍성흔, 이대호, 가르시아 정도.) 그래도 홈런석에서도 대강 분위기 맞춰가며 덩달아 응원하기 시작, 다들 한마음 한뜻으로 롯데의 선전을 기대했다.

야구장에서 보는 하늘은 언제나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자리가 자리였는지라 가르시아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이 선수 인기야 말도 필요없을 정도지만, 수비에 들어가서 경기가 속개되지 전에, 볼보이랑 캐치볼을 하는데, 다 하고 나면 공을 외야로 던져주는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더욱 인기가 많았다. 거의 얘들에게는 교주 정도더니만. 그래도 공 하나 받아서 집에 들어가면 얼마나 기분 좋노~


5회까지 경기는 일방적으로 두산 페이스였다. 아니, 5회까지가 아니라 7회말까지도 그랬다. 안타수만 봐도 알 수 있다. 10:2. 이때까지 롯데의 2안타는 박남섭의 안타였다.-_-; 안 풀리는 공격, 또다시 홍상삼이라는 투수에게 말리고. ㅠ.ㅠ 삼진을 많이 당하다보니 여기저기서 탄식이 나오기 시작햇다. 이때 韓군과 상의를 했다. 7회말까지 1점도 못 내면 고마 집에가자고.-_-+ 경기 도중에 야구장을 나온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첫째로 너무나 일방적인 경기였고, 둘재로 부산으로 다시 돌아갈 시간까지 생각하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주차를 제대로 못한 불안감에, 또 우~ 하고 나오면서 차도 제대로 못 뺄까봐도 걱정이 되었고. 그래도 1점이라도 내면 8회말까지는 보자고 했다. 뭐, 8회는 약속의 시간이라고들 하지만, 우리에게 그 약속은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의 약속이라기보다는, 아무리 지는 경기라도 8회말까지는 보고 1점이라도 내는 것을 꼭 본다라는 약속이다. 사실 야구장에 직접 가는 것은 경기를 진지하게 보러가는 것이기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려 같이 함성도 지르고, 응원하고 분위기에 휩싸이기 위해서이다. 질 때 지더라도 근성있는 경기, 조금이라도 따라붙을려는 선수들의 노력을 보고 즐거워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결국 7회말까지 4안타 무득점...으로, 우리는 결국 자리를 떴다.-_-; '내일은 좀 더 잘하지 않겠나?"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7회말이 끝나고 구장밖을 나가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주차장에서 차를 찾고 좌석에 앉았는데 구장 안에서 함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야 누가 안타를 치든, 점수를 냈든, 홈런을 쳤든... 그래도 막판 스파트를 올리구나 했지비. 집에 가는 길에 라디오를 틀어봤는데, 마산에선 KNN 안 잡히나?-_-+  삼성경기가 잡히더라고.-_-+ 결국 경기 내용을 듣는 것을 포기하고 집으로 향했지비.


얼핏 들은 소린데, 마산구장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주 판매가 허가된 곳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건 사실이 아니다. 소주나 병 자체가 반입이 안된다. 그러나 예전에 야구장 가본 이들은 알겠지만, 맘만 먹으면 다 들고 들어갈 수 있다지. 내가 앉은 자리 근처에서도 소주 먹으면서 관람하는 아저씨들이 있었고, 심지어 나중에는 돌아다니면서 먹거리를 판매하는 아저씨가 "소주, 오징어, 맥주 있어요~"라는 소리도 들었다. 사직같은 경우엔 그래도 경비업체 사람들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마시고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판매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마산은 아직인가벼. 매표소 문제도 그렇고, 롯데에서도 마산구장 경기에는 그다지 투자를 하지 않는 듯 보였다. 6경기라고 우습게 보는건가? 구단이야 기업이니까 알아서 할 문제지만, 선수들은 원정간다는 마음이 아닌, 홈에서 한다는 생각으로 좀 더 분발을 했음하는 기대가 있는디... 햐~ 오늘 2차전도 3:12로 두산에게 발렸구마이.-_-+


내일은 마산 출신 조정훈이가 나오니께, 지난번 한화전에서 완봉도 있고, 좀 더 기대를 갖게 만든다. 롯데는 예전에도 그랬었지만, 기대를 안 가질 수 없는 팀인 것 같다. 만년 꼴찌팀을 할 때에도 '오늘은 이기겠지?'라는 기대를 가지게 만들었고, 지고 있어도 '이길 수 있을꺼야'라는 기대감을 선사했다. 허나, 그러한 기대감이 너무나 길었기에... 한동안은 많은 팬들조차 '포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롯데 꼴찌할 때는 야구장도 찾지 않더니만, 성적 좀 좋아진다고 롯데를 죽어라 응원하는 꼴리건이 된다고... 타팀 팬들이 비아냥 거리기도 하는데... 무슨 프로구단을 단지 情으로만 좋아하는 것도 우스운 얘기다. 내 돈 내고 내가 경기장 가서, 내가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는데, 그 팀이 성적이 나빠지면 야구장 찾아가는 횟수가 줄어들 수도 있는 것이고, 또 심지어 다른 팀을 응원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극소수의 팬들이 경기장 난입이라든지, 혹은 타팀의 선수단 버스에 물건을 던진다고 해서 전체 팬을 욕하는 것도 참으로 우스운 얘기인 것이고.

하여간 옛날부터 '성지'라고 불리우던 마산구장엘 드디어 다녀왔다. 다시 찾을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여러모로 고쳐야할 구장내 시설이나 체계 문제가 많은 것 같았다. 특히나 화장실이 좁아서 여성들은 꽤나 고생하겠더니만. 같이 가자, 가자했던 楊양을 정말 데리고 갔으면 맞아죽을 뻔 했을 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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