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남

경남 남해를 다녀오다.

우리팬 2010. 2. 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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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시 : 2010년 1월 30일

작년 연말에 새해맞이 해돋이를 갈려고 목적지를 정하는데, 후보지 中에 '남해'도 끼어있었다. 일단 부산에서 그리 멀지 않았고, 또 새해맞이 해돋이 관련 이런저런 행사를 한다는 얘기도 미리 들었기 때문. 뭐, 허벌난 인파에 파묻힐 것이라는 조언으로, 결국 전남 해남으로 향해서 남해와의 인연은 없는가보다, 생각을 했건만... 뭐, 결국 1월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살포시 들리게 되었지비. 물론, 내 차 몰고 갔다면 아마 가기 좀 힘들었을 듯. 전날의 과음과-_- 또... 몇일 뒤의 장거리 여행에 대한 심신의 준비로 굳이 또 운전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비. 그리하야, 화창한 일요일 오전에 韓군의 라세티를 얻어타고... 뒷자석에서 룰루랄라~ 남해로 향하게 되었다. (아... 승용차 뒷좌석, 장기간 여행에는 정말 피곤한 자리다.-_-;)

이 대교에는 출사나온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바다 좀 찍을려고 했더니, 자가용이다보니 높이의 한게가.-_-+

일단 목적지는 '바람흔적 미술관'이라는 곳. 부산에서 동서고가도로를 타고 남해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재미난 것은 韓군은 전날 출장을 전북 익산으로 다녀왔는데, 이 역시 짧지않은 거리인지라 역시나 투덜이 韓군 열심히 투덜투덜 "운전을 몇시간이나 하노!?"하는 것을 들을 수 밖에 없었지비. 내가 가자고 안 했다. 흥~ -_-+ 사실 목적지인 남해까지 거리는 얼마 되지 않는다. 고작 122km? 하지만, 남해 고속도로를 내려서 사천, 삼천포를 통해 남해까지 들어가는 국도가 만만치 않더라고. 가는 도중 삼천포 대교에서 보이는 한반도의 수려한 다도해 풍경은 가히 장관이라고 칭할 수 있겠으나... 이 날 부산의 화창한 날씨와는 달리, 고속도로를 내리자 우리를 반긴 것은 꿀~꿀한,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뿌연 하늘이었다. 그래도 어쩌랴, 이왕 왔으니... 가긴 가야지비.

일반국도를 통과하자 본격적인 좁은 왕복 2차선 도로가 나왔다. 논두렁 길도 거쳤고, 또 골목길, 산길도로까지 거쳐 결국 우리의 목적지 '바람흔적 미술관'에 도착. 이 곳은 무인전시관에 무인까페도 같이 있었다. 솔직히 '미술'하면 학부때 후배의 어머니가 미대 교수님이었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그 어머니, 사람 참 좋으신 분이었는데... 예술가 기질(?) 때문인지 난처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_-; 초딩때 제일 싫어했던 시간이 미술시간이었고... 중학교때 미술 선생 생각하면 아직도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다. (정말 남자얘들 뺨때리는걸 밥먹듯이 했던-_-;) 무인까페는 처음 들어가봤다. 근데, 요즘은 찾는 이가 적어서인지, 커피포트에 커피도 없었고... 아직 풀리지 않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스크림 냉장고 안에는 아이스크림이 만땅으로 채워져 있었다. 뭐, 굳이 여기까지 와서 먹을 필요가 있겠는가마는.

따로 주차장이 있지 않아, 적당껏 차를 대면 된다.

오우, 저수지는 저수지인데 '댐'이 있다하네?

미술관 옆에 있는 바람개비는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이런 바람개비 모양의 조형물들이 이곳저곳에 세워져 있었다.

여기 미술관 관계자분인 것 같았는데, 합천인가... 그곳에 있는 미술관이 첫 무인미술이라 했는데, 그 곳은 이미 폐쇄가 되었단다. 사실 경남 남해라는 곳이 지리적으로 그리 쉽게 찾아올만한 곳도 아니고, 아직 도로사정도 그리 좋지 않기에 많은 이들을 맞이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 같았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근처에서 봤던 방문객 수는 20명도 채 되지 않았으니. 또 아이들을 위해 찾은 가족 방문자들이 대부분이었고. 개인적으로 '미술' 분야에 그리 관심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실 내가 주선하지 않은 여행은 왠지 뭘봐도 흥미가 일지 않는다. 이 곳이야 친구넘 커플 따라 온 것인지라 그려러니 했지만, 가이드 끼고 하는 단체여행은 딱 질색이다.-_-+ 그래서 그런지 그런 단체여행을 한 곳들은 사실 기억도 가물가물할 정도니.-_-;

미술관을 나와서 언덕배기에 뭔가 보이길래 살포시 올라갔다. 으아... 무시라~ 작품은 작품인데... 제목과 실제 감상이 다를 수 밖에 없는 조각들이 여기저기 놓여있더군. 밤이 아니라도, 인적이 없는 대낮에 나 홀로 왔다면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았을 듯.-_-;


일단 근처 구경은 대강 다했고... 점심을 먹기 위해 다시 산 아래 마을로 돌아왔다. 새해맞이 해돋이 행사를 한다는 폐교를 지나 마을로 들어갔는데, 이거 원... 마땅한 식당이 눈에 띄질 않는거다. 시외여행에서 또하나의 별미는 그곳 특산물이나 먹거리를 맛보는 것인데... 여기저기를 찾아봐도 특별한 것은 없더라고. 먼저 아구찜이 적힌 식당엘 들어갔는데, 정식밖에 아니된다네.-_-+ 뻔뻔함(?)을 무릅쓰고 "다음에 또 올께요~"라는 허황된 거짓말을 한번 하고 바로 나와 바로 옆 보쌈집으로 들어갔다. 손님이 꽤나 많더군. 보쌈을 그리 즐겨먹진 않는 편인데... 그래도 남해까지 와서 네덜란드산 돼지고기를 쓰는 보쌈이라니.-_-+ 분명 우리는 中자를 시켰는데, 아줌니는 친절하게도(?) 보쌈정식 3인분을 가져다 오셨다. 아... 점심시간이려니.

밥만 먹고 갈 순 없잖우. 다시 왔던 길로 올라가서... 무슨 휴양지까지 올라갔다. (이건 鄭양에게 문의해야 할 듯.) 말그대로 휴양지다. 펜션말고는 그닥 볼거리도 없다. 근데 입장료에 주차비에-_- 현금을 상납하고 올라가봤지비. 주차를 시키고 간만에 산속 휴양림을 만끽하기로 했다. 그 애꿎은 날씨 속에서도 본전을 찾을려는 부산 아해들의 처절한 몸부림.-_-;


옹기종기 모여있는 펜션은 퍽 깔끔해 보였다. 듣기로 여기 숙박료가 그리 비싸지 않는다고 했는데, 문제는 예약자 수가 만만치 않아 한달은 걸린다는 점. 나중에 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더 커다란 건물을 보니 회사에서 워크샵으로도 오는 것 같았다. 사실 대학때도 MT에 대한 기억이 그다지 좋지 않은 관계로-_- 그리 관심을 가지진 않았는데... 언젠가 6명 멤버가 결성되었을 때 이 곳을 찾는 것도 괜찮을 것 같더라고. 그 날이 올랑가는 모르겠다만. 분명한건 아마 운전은 내가 해야할 듯.-_-;;;

자, 산책로를 가야할 것이냐, 아니면 산을 좀 타고 전망대까지 갈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섰다. 역시 험한 곳을 좋아하시는 鄭양.-_-; 올라가자시길래 올라갔다. 그렇다. 여행의 주선자가 되지 않으면 절대 나의 선택이라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것이다.ㅠ 별거 아니겠지... 하고 올랐는데, 가면 갈수록 경사가 심해졌고, 길이 좋지 않았다. 비가 왔는지... 눈이 좀 내렸는지 땅도 질퍽질퍽~허니... 종종 미끌리는 부분도 적지 않았고. 그나마 안전을 위해 설치된 밧줄에 의지하며 한동안 낑낑거린 후에 전망대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지비.

이때만 해도 뭐, 별거가? 했었지.-_-;;;

오르는 도중의 산세 풍경은 나름 기대감을 충족시켜줬으나 날씨가 별로다 보니 뭐.-_-;

韓군은 저 표지판을 자랑스럽게 '전망대'라고 읽었다. 넌 된넘이여!~

언젠가 포스팅했지만, 겨울날씨에서 풍경을 기대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자, 이제 진짜 다 봤다. 1km가 넘는 등산로를 따라 올라왔으니 내려가는 일도 만만치 않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 또 그 경사진 곳을 내려갈 걸 생각하니 깜깜하더라고. 힘이 든다기보다는... 질퍽한 진흙땅에서 넘어지면 왠 똥재수란 말이냐.-_-; 고로, 이번에는 경사가 훨씬 완만한 일반 길로 천천히 내려가기로 했지. 근데 3km가 넘더군.-_-; 가도가도 끝이 나지 않는다. 뭐, 걷는 것이야 나도 좋아하는 일이니까 참을만 했다. 허나, 열심히 걸어가는 도중, 커플 사이에 낀 나의 초라한 모습을 종종 느낄 때면 아무리 멋진 풍경이 보이는 곳이라 할지라도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들 수 밖에 없다.-_-;;; (아, 韓군 몇년전 복수를 배로 갚는구나.ㅠ)


슬... 날이 어두워졌고, 좀 더 빠른 발걸음으로 산을 내려왔다. 언제나 그렇지만 여행이 출발되면 목적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돌아가는 길은 그리 신경쓰지 않는 것이 일반사이다. 또 일반국도 따라서, 또 고속도로 탈 것을 생각하니 깜깜하더니만. 게다가 날도 어두워졌지 아니한가. 휴게소 딱 한번 들리고 신나게 달려서 부산에 안착, 화창한 날씨였던 부산에서 뒹굴뒹굴했던 朴군을 불러다가 저녁 겸... 간만에 우리 동네 근처에서 회 한사리 했지비. (광어회인거 같은데 참기름을 살짝 발라줘서 술안주로는 제격. 가격도 20,000원.-_-v)

와... 이제 경남쪽 어지간한 곳은 대강 다 빨빨거려본 것 같구마이. 언젠가 니발이를 배에 태워다가 섬으로 들어갈 날이 오겠지비.-_-+ 기회가 되면 사량도(蛇良島)에도 살포시 한번 가고싶구마이. 아, 근데 여긴 차 태우는 배는 다니질 않는군.-_-;


어랏 근데... 바람흔적 미술관의 주소지가 합천군으로 되어있군.-_-; 우리가 남해를 다녀오긴 다녀온 것인가.-_-+

그래도 이 불쌍한 중생을 위해 주말 데이트에 끼워준 韓군 커플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건방지게 던져본다. "욕봤다."-_-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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