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남

오래간만에 태종대를 찾다.

우리팬 2010. 1. 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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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지막으로 태종대를 간 것은, 작년 11월 어느 비내리는 오후쯤이었다. 어디든지 무작정 가고싶다고 자동차 시동을 켰는데, 마땅히 떠오르는 곳이 없었는데, 가다보니 영도로 향하고 있었던 것. 뭐, 겸사 '그래, 간만에 태종대 가보자.'라고 생각을 했었지비. 사실 부산 사람들에게 태종대는 그리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소시적 소풍이나 혹은 산책 겸 해서 몇번을 다녀온 것외에는 드라이브라든지, 혹은 그 곳의 바다 풍경르 보기 위해 굳이 머나먼 영도까지 가기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되려 범어사나, 송정쪽이 차를 몰고 가기 더 수월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버스를 타고 가거나 혹은 택시로도 갈 수는 있으나, 굳이 버스 환승에, 혹은 택시비 날리면서 부산의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태종대까지 가는게 평범한 일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찾는 이들이 적은 것은 아니다. 영도 주민이나, 혹은 남포동, 충무동, 송도쪽 주민들은 이 곳을 찾기가 훨씬 수월할터이다. 허나, 문제는 너무 구석에 있다는 것이겠지비.-_-;

하여간 그 비내리는 어느 주말 오후에 혼자 룰루랄라 갔었는데, 일단 시간이 너무 늦었고 (도착시간이 오후 5시가 다 되었다.) 또 막상 주차를 시켜놓고 들어갈려니 귀찮은 마음은 또 어찌하겠는가. 고로, 다시 그곳을 빠져나와 그냥 집으로 돌아왔었지비. 그랬었는데... 지난주 평일에 白양으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결혼식 때문에 부산에 온다는데... 술 한잔 할 생각도 없이 대뜸 열차 시간전까지 어디든지 좀 데려다 달라고 한다. 뭐, 그 정도 쯤이야. 그리 친하진 않지만-_-;;; 그래도 14년간 질긴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친구이기에 일단 OK를 했다. 게다가 결혼식 장도 우리집에서 엄청 가까운 곳이더군.


그래서 갔다, 태종대를. 나름 일(?) 좀 보고, 나름 낭패(?)도 보고... 우야등가 무사히 서울에서 내려오신 두 공무원을 모시고 태종대로 향했지비. 태종대 주차비는 분이나 시간당 계산이 아니다. 무조껀 1000원이다. 주차를 시키고 들어가긴 했는데... 역시 열차 시간을 맞춰야 했기에 바쁘게 움직여야만 했다. 태종대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산책로이다. 해변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면서 나름 맑은 공기도 쐬고... 절벽의 절경도 보고, 하지만 첫째 우리는 시간이 없었고, 둘때 이 두 언니야들은 결혼식 참석 후라 정장차림? 뭐, 옷보다도 역시 구두가... -_-+

고로, 나는 평소엔 쳐다도 보지 않았던 일명 관광객용 열차(?)를 탔다. 1人/1,500원. 버스와 다름이 없는데, 열차처럼 길다랗게 만들어서 열차라 불리었다. (사실 열차가 굳이 기차에 국한될 수는 없다. 列車.) 전망대 정류장에서 내려리고 등대쪽으로 걸어갔다. 이기대 처럼 해안선을 따라 절벽쪽으로 갈 수 있게 만들어놓긴 했는데, 언니야들의 신발 여건으론 불가능. 적당히 내려가서 바다 경치를 감상했지비. 그녀들이 간만에 드넓은, 뻥뚫린 바다에 감탄을 하고 있을 때... 나는 해양도서관이라는 곳을 발견하고 이용시간을 확인했다.-_-v 언젠가부터 우째 어딜 가든 도서관에 눈이 잘 가는지 모르겠단 말씀이여.


바다... 바다가 좋은가? 글쎄. 나는 솔직히 바다가 무섭다. 대한민국 해군에서 한 고작 1년... 참수리라는 배타고 생활해봤을 뿐인데, 그때 내가 바다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이라면 바로 무서운 넘이다, 라는 생각이엇다. 아니, 징글징글하다고 보는게 낫겠다. 하지만 보람은 있었다. 그때 내가 거의 매일 지나쳤던 바다가 바로 태종대에서 보이는 그 바다였다. 언젠가 사고가 날뻔 했던 곳도 눈에 보였고... 뭐, 그리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도 드문드문 떠오르더니만. 그래도 바다는 바다다. 저 멀리 대마도도 보인다고 안내판에는 적혀있던데... 당췌 어떤 것이 대마도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_-; 바로 앞쪽에 보이는 섬이 분명 대마도는 아닐터인디. (나 대마도에서 한국전망대 못 갔단 말이여!~)

관광지라 그런지 역시 가격은 만만치 않았던 듯. 편의점에 800원짜리 봉지커피가 그 곳에선 2,500원을 받더라고.-_-; 평소에 군것질을 거의 하지 않는 나로서는, 커피 섭취가 어떻게보면 거의 유일한 제대로 된 당분섭취인데... 커피값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비. 구경을 끝내고 다시 타고왔던 왕복 열차를 타고 태종대 입구까지 돌아가서... 다시 차를 몰고 부산역으로 갔다. 긋바이~ 언니야들. 앞으로도 쭉 나라에 충성을 다하기 바라네. ㅋ 白양은 이번 서울 폭설 때 열심히 삽질을 하셨단다. 사실 나도 군대에서 한번도 해보지도 못했던. ㅎ

작년 말에 白양은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동남아 각국을 순회하셨다. 덕분에 기사비로 캄보디아 40도짜리 술 한병 얻었고.-_-v 요넘을 어떻게 요리를 할지 지금 생각 中이다. 40% 정도면... 중국집에서 까야되겠지? 가져온 술을 한잔 드리면 무척 좋아하는 화교 아저씨네로 가서 깔까?-_-;


이 날 디카까지 챙길만한 상황이 되지 못해 고작 폰카로 찍은 것이 저 모양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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