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中 國

中國의 동네 小學(초등학교) 풍경.

우리팬 2006. 12. 29. 06:20

중국 유학생활을 하다보면 교통수단에 의해, 혹은 자전거 도로가 잘 발달되어 있는 장점(?) 때문인지, 동네 구석구석까지는 직접 걸어서 갈 기회가 적어지기 마련이다. 또... 골목 들어가는 입구가 꿰줴줴하다면 괜히 발걸음을 돌리게 되는 경우도 있고, 저기 가면 뭐 짜달시리 볼게 있느냐, 라는 생각에 그냥 휙 돌아가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아무래도 좋다, 내가 사는 곳이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것도 좋고, 또 평소엔 접하지 못하는 풍경들을 보는 것도 좋고... 그런 맘에 살포시 평소엔 갈 생각이 전혀 없었던 골목길에 들어 섰으니... 그러다 찾은 것이 바로 南京 北京西路 小学. 집 바로 옆에 宁海中学 라는 중고등학교는 지겹도록 봐 와서인지 더이상 중국의 중고등학생들 모습은 싫증이 난 참에, 이 골목 안에 숨어있던(?) 초등학교는 나름대로 재미났었고, 또 시간대가 맞아서인지 이런저런 중국 초등학생들의 모습을 엿볼 수가 있었다.

딱지치기 하는 모습을 봤다. 나 역시 소시적 동그란 딱지를 가지고 동네친구들과 따먹기 놀이를 했었건만, 얘네들이 하는걸 한동안 쳐다보니... 정말 딱지를 치는 것이다.-_-+ 네모난 딱지를 바닥에 두고 정말 바닥에 놓여진 딱지를 치고 치고... 하면서 놀더라고. 사진 한장 찍어놓으려 했으나, 왠걸... 우째 얼라들 도촬이 더 힘드냐.-_-+ 일단 찍고보자 맘 먹을 땐, "回家吧."라며 총총 걸음으로 하나둘씩 사라지더라만.

남자얘들과 여자얘들이 같이 귀가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이건 만국 공통 모습인가, 남자얘들을 이래저래 깔딱거리며 있는체 없는체 아는체 하며 쑈를 하고, 여자얘들은 가련한(?) 눈빛-_- '무슨 저런기 다 있노?'라고 묻듯이 상대를 하듯 안하듯 기가 차다는 눈빛을 쳐다보고 있더라고. 물론, 때국물 줄줄 흐르는 모습 또한 빼놓을 수 없고-_-

학교앞 문방구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 어릴 적 학교앞 문방구는 그야말로 신기한 호기심의 세계이다. 오늘은 뭐가 새로운 것이 나왔을까, 친구들과 같이 비교도 해보며 어떤 얘들은 좋아라 하며 이것저것 사곤 하지만, 항상 그 뒷편엔 가지고 있는 돈이 없어 다른 친구가 사는걸 한없이 부러워하며 쳐다보는 아해도 있다. 그리곤, 새로운 물건을 산 친구들 주위엔 또 다른 많은 친구들이 모여들기 마련이고... 아, 옛날 생각난다!

큰 길가에 있는 中国의 小学에선 보기 힘든 모습이다. 얘들이 방과후 학교밖을 나오자마자 수많은 학부모들이 자기네들 小皇帝들을 영접하느라, 우르르하고 하나둘씩 낚아채어 가서리, 이런 얘들만의 동심어린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하기사 큰길에서 쉽게 보이는 중국의 小学는 정말이지 있는집 자식들만 다녀서 그런지, 딱지치기라든지, 혹은 남녀 얘들의 모종의 모습들을 볼 기회가 거의 없지 않나 싶다. 심지어 내가 알바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곳인 汉口小学에서도 역시 이제껏 이와같은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아직은, 항상 어린 중국 아해들이 보일 때면 왠지모를 시기심이 솟아오른다. 'X만한 것들이 중국어는 나보다 더 잘해요.' T.T

<여긴 宁海中学 근처의 문방구다. 좀더 성숙한 아이들을 위해 연예인 잡지를 가져다놓는 센스~!>

원문 포스트 : 2005/12/23 0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