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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전자(賭神)에서 주윤발이 먹던 초콜렛.

우리팬 2009. 3. 1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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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자라는 영화가 있다. 물론 이 영화의 원제는 도신(赌神)인데, 무슨 생각으로, 어떤 이유로 '정전자'라는 얄리꾸리한 제목으로 바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 '도신'이라는 영화가 홍콩 도박영화의 유행을 시작한 선구자격 역할을 했음에는 틀림없다. (중국인들이 '도박'을 좋아한다, 라고 정평이 나 있어서인지, 도박을 주제로 한 비슷비슷한 영화가 정말... 정말 많이 나왔다.-_-;) 하여간 이 영화를 계기로 왕정(王晶)이라는 감독도 슬 어깨를 펴기 시작했으며, (그러나 이후 작품들은 잠깐 반짝만 했을 뿐이지, 그렇게 기억에 남는 영화는 없는 것 같다. 당시 최고의 홍콩 섹시스타인 구숙정을 어지간히 울겨먹긴 먹었는디.) 이 영화이외의 도박영화들은 이 영화의 줄거리나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으며, 또  완전히 다른 영화라 할지라도,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했었다.

주윤발, 유덕화, 왕조현... 게다가 이후 주성치가 출연한 도박 시리즈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나오던 장민까지, 당시 최고의 캐스팅을 자랑하며 찍은 이 영화는 상당한 환영을 받았다. (다만 18금이었기 때문에, 나 역시도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야 비디오로 볼 수 있었다.) 내용은 정말 별거 없다. 그 언젠가 '돌아온 독고탁'이라는 만화내용처럼-_-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겜블러가, 불의의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그러면서 알게된 보통(?)사람들과 정(情)을 쌓다가, 또 나중에 사고를 당해 기억이 돌아오고... 자신의 사랑하는 연인을 죽인 넘과 적대관계의 겜블러에게 복수를 한다, 뭐 대강 이정도. 문제는,

이 영화의 줄거리나 주인공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는 먹거리가 하나 있으니, 바로 '초콜렛'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극중에서 주윤발이 기억상실증에 걸려도 초콜렛에 대해 강한 집착을 갖자, 주변 사람들(유덕화, 왕조현)이 붙여주는 이름이 바로 초콜렛(朱古力)이었다. 게다가 먹는 초콜렛이 딱 한 종류인데... 어찌나 감칠맛나게 먹든지... 당시 이 영화로 인해 우리나라 초콜렛 소비량이 늘었다, 라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얘기도 있다. (나도 심심치 않게 먹었는 듯.-_-;) 근데... 극중에 나오지만서도, 항상 같은 종류의 초콜렛을 먹는 주윤발, 나중에 다른 초콜렛을 주며 도박판에서 돈을 따길 바라는 유덕화는 뒷통수를 맞게 되는데... 얼마나 대댄한(?) 초콜렛이길래... 얼마나 맛난 초콜렛이길래... 하는 호기심이 증폭될 수 밖에 없었으나, 당시 내 주위에선 그 초콜렛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뭐 소시적 일이야... 그렇다 치지만서도.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 가끔씩 가서 눈요기(?)만을 했던 수입품 전문상점이 있었는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초콜렛들 중에서도 정전자에서 봤던 그 초콜렛은 눈에 안뵈는거다. 그런가... 싶었더니만 언젠가 대형마트에서 발견한 수입 초콜렛, 포장은 비슷했는데, 안을 뜯어보자 역시나 아니었다. 허벌레~ 그랬었는데, 그랬었는데...


지난 발렌타인데이 즈음에, 한국의 모 대형마트에서 눈에 듼 이 초콜렛. 이제껏 봤던 초콜렛 中에 가장 '정전자'에서 주윤발이 먹었던 초콜렛과 가장 흡사하게 생긴거다. 게다가 금빛이 어찌나 자극적(?)이든지, 열라 있어보이기도 했고. 결국엔 나는 이 초콜렛을 받았다.-_-v 으하하.


예전에 봤을 때는 12개들이로 만원이 넘었었던 것 같은데, 하여간 지난달에는 반값 정도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 초콜렛 맞나? 확인을 하고 싶어도... 확인해보까? 흠... 잠시 정전자(赌神) 영화 좀 찾아봐야겠다.-_-; 이제 확인 작업을... -_-;;; 역시나 아니다.-_- 금색의 하나들이 포장은 같으나, 브랜드도 다른 것 같고... 하여간 아니다. 그러나 가장 흡사하다.-_-+ (그냥 내 스스로 위안하기로 ㅠ.ㅠ)


생각난 김에 이전에는 생각치 못했건만, 하여간 검색을 좀 하니, 정전자에서 주윤발이 먹었던 초콜렛은 독일 것으로, Feodora(菲多雅巧克力)라고 한다. 홍콩쪽에선 도신 초콜렛(赌神朱古力)이라 불리는 것 같고. 회사가 1910년에 창립을 해서리, 내년이면 100주년임세.-_-+ 독일의 Feodora 공주의 이름을 본따 지어 붙인 듯. (Feodora는 독일 마지막 황후의 여동생)

이 초콜렛... 지금이야 더 비싸고, 좋은 초콜렛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전자'에 대한 향수를 가진 이라면, 한번쯤은 꼭 먹어보고 싶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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