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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양조위(梁朝偉)의 <鲁豫有约) 인터뷰.

우리팬 2009. 4. 1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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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위(鲁豫, Lu yu)라는 중국 아나운서가 있다. 굉장히 지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언니야인데, 사실 개인적으론 그리 관심을 가진 적이 없고-_- 단지 가끔씩 TV에서 봤을 때, '이야~ 말 참 잘한다...' 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이 언니야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말을 잘 이끌어낸다, 라고 봐야할 것이다.) 뭐...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기억이 나는 것이 학습용 어학기 광고였는데... 중국 TV 프로는 그리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려러니 했다. (특히 헤어스타일 때문인지는 몰라도, 저 머리모양을 본 것도 몇년은 훨씬 지났다.-_-; 바꾸면 못 알아볼지도 모를 정도로... 상당히 고정관점이 강하다.)

야심한 밤에... 중국쪽 동영상 사이트에서 우연찮게 이 언니야가 진행하는 <鲁豫有约>라는 프로에 양조위(梁朝伟)가 게스트? 아니, 인터뷰 대상으로 한 동영상이 있었다. 이게 왠 재수?-_-; 얼른 자야함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집중력을 발휘하며-_- 그가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귀울였다. 이 프로의 방영일은 정확히 모르겠는데... 하여간 올해 4월이다.-_-; 인터뷰는 아마 3월 27일에 북경에서 <동사서독 리덕스(东邪西毒:终极版)> 시사회를 마치고 한 모양이고.


사실 그렇다. 중화권 드라마나 영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거나, 혹은 관심을 가진이 10년이 안되는 사람들은 양조위가 거쳐온 길에 대해 그리 명확히 알진 못할 것이다. 지금은 영화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사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중경삼림(重庆森林)>이나 <화양연화(花样年华)>를 찍기 이전에도 이런저런 많은 영화를 찍었었다. (근데 또 따지고보면 <아비정전(阿飞正传)>도 그렇고... 왕가위(王家卫) 감독의 영향도 적지 않으리라.) 그런데... 그의 인터뷰를 보면서... 나 역시도 소시적 양조위와 함께(?)했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라는 것이다. 유덕화와 함께 찍은 85년작인 녹정기(鹿鼎记)나, 그를 우리나라 무협매니아들에게 각인 시켜준 86년작의 의천도룡기(倚天屠龙记)라든지... 협객행(侠客行), 대운하(大运河), 절대쌍교(绝对双桥)등... 내가 어릴적에 즐겨봤고, 또 그걸 보면서 커왔던 내 인생까지도 되돌아보게 되던데... 흐믓할 수 밖에. 따지고보면 그의 연기인생은 무려 27년이 된다.-_-; (양조위는 무려 62년생이다.-_-; 그런데 이 프로에선 48살로 나오는데... 대게 중국은 만으로 나이를 치는데, 그럼 당췌 몇살이란 말이냐.-_-; 하여간 공식(?) 프로필에는 중국에도 62년생으로 되어있다.)

당시 오호장(五虎将)이라고 불리던 사내들.

인터뷰 도중에 내보낸 그가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라든지, 혹은 공식석상에서의 모습들을 보다가, 오호장(五虎将)이라고 해서, 홍콩 드라마계가 한창 잘 나갈 때의 유덕화(刘德华), 황일화(黄日华), 모교위(苗侨伟), 탕진업(汤镇业)과 함께 무대위로 뛰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들은 무협매니아라면 다들 아는... 왕년 홍콩 TVB 무협시리즈의 대들보들이었는데, 이후 다섯명이서 같이 역시나 五虎将이라는 영화도 찍게 된다. 가끔 무협관련 포스팅할 때마다 하는 소리지만서도, 이전의 홍콩 TVB는 배우라면 누구든지간에 거쳐야하는, 통과해야 하는 일종의 과정이었다. 주윤발도 그렇고, 유덕화, 여명, 장국영, 장만옥, 주성치등... 이들 모두 지금 우리가 보면 상당히 어색해할 고전 복장에, 칼을 차고 장풍도 쏘는-_- 장편 시리즈를 찍은 적이 있다. (물론 그의 와이프 유가령(刘嘉玲)도 몇편 무협시리즈를 찍었다.) 그래서인지 왠지 홍콩배우들은 액션씬을 그리 부담을 가지고 찍는거 같지 않다, 라는 생각은 나만 하는 것일까나.-_-+

<녹정기,1985>에서의 양조위. 맨뒤 오른쪽에 눈 부랴~ 뜨고 있는 이가 유가령이다.-_-;

인터뷰 내용을 하나하나 다 돌이켜보기엔 내 기억력이 딸리고-_- (이런 내용을 메모까지 하면서 보는 부지런함은 없으니) 대강 생각나는 것만 떠올려보면... 언젠가 우리나라에는 <첩혈속집> (원제는 辣手神探이다. 초반에 악역처럼 보이는 양조위를 보고 얼마나 놀랬던지.-_-;)라고 해서 주윤발과 함께 찍은 영화가 있는데, 그때의 연기가 너무 마음에 들지 못해, 집에 돌아가 혼자 울었단다.-_- 그러면서 또 꺼내는 얘기가, <아비정전>을 찍었을 때도 연기를 하다가 왕가위 감독한테 한소리를 들은 모양이던데... 집으로 돌아가 혼자서 한마디 연기를 하는 씬을 27번이나 연습을 했었단다. 뭐, 양조위는 웃으면서 감독이 그때 고의로 잔소리를 했다...라고는 말하지만, 사실 1990년 정도면 양조위가 영화계에선 그리 내세울만한 위치에 있지 못했다. 게다가 출연배우가 장국영이나 장만옥과 같은 배우였으니... 우째보면 그를 국제적인 영화배우로 만드는데는 왕가위 감독도 한몫은 했던 것은 사실이다. 흠흠.

영화 <色戒>에서의 양조위와 탕웨이.

최근작들인 <색계>나 <적벽> 시리즈에서의 분위기와는 달리, 그가 출연한 몇몇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 그도 엄청나게 명랑하고 쾌활한... 개구장이 이미지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 전체적인 분위기가 꽤나 고요했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 양조위는 조용한 편이며, 내성이며, 혼자있기를 즐기는 스타일이라는 점. 남에게 보여주는 인터뷰라 그럴진 모르겠지만, 바다나 구름과 같은 자연을 좋아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결혼식 역시 티벳쪽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상당히 즐거운 한때였다고 한다. (말은 유가령이 정해서 그곳으로 했다는데, 글쎄요~) 그 역시도 매 작품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연기자라면 당연하겠지만서도. 한 인물을 연기하고 나서 그 인물을 벗어던지고 다음 작품 인물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한다. 한 에피소드가... 바로 <색계>에서 탕웨이(汤唯)와 같이 길을 건너는 장면이 있는데, 그는 그 씬을 찍을 때 <2046>의 장면이 바로 떠올랐다고 한다. 근데... 근데, 내 개인적으론, 그가 <색계>에서 테러를 피하기 위해 자동차 안으로 뛰어가는 모습이나, 그리고 <적벽>에서 정말 간만에 고전복장을 입고 무술씬을 찍은 장면에서... 비록 20년이 지났지만, 그가 무협시리즈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교차된 점은... 참 사람의 행동거지는 오래가구나, 싶었다.

<적벽2>에서의 양조위, 저 표정은 참 낯익다.-_-;

시리즈 <의천도룡기>에서의 양조위.

그가 가장 마음이 편할 때는 바로 연기할 때, 라는 접대성 멘트도 있었다. 아무래도 공인이다보니, 어딜가나 보는 사람들의 눈도 있을터이고, 또 잠깐(?)이지만 가수로 활동을 할 때 무대에 섰을 때도 사람들의 이목이 상당히 부끄럽고 불편했다고 한다. 뭐, 스스로 말하기는 자신감이 없다...라고도 얘길하고, 또, 어지간하면 성질도 안 부릴뿐더러, 성질 부리는 사람에게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하는걸 보면 얼마나 그의 성격이 내향적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鲁豫가 당신 같은 사람이 한번 화내면 진짜 무섭다, 라고 하자... 그럴 일은 없을꺼다, 라고 받아치는 양조위. ㅋ)

뭐, 자세한 내용은 인터뷰 내용을 통해 보는 것이 더 정확할 듯 싶다. 요즘 몇몇 유명 중국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에서 외국의 접속을 막아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곳은 볼 수는 있더니만... 링크 재생은 되지 않는 듯 싶다. 행여나 안되면 이 곳에서 직접 보면 된다.




Youtube에도 올려져 있는데, 여러개로 쪼개져 있군.-_-;

최근 1994년작인 <동사서독>의 리메이크작인지, 완결판인지를 개봉을 하고, 시사회도 한 모양이던데...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왕가위 감독이 원본을 가져다가 자신의 의도대로 재편집을 한 작품이라 한다.) 의외로 이 영화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정말 사람 하나 붙잡아놓고 한시간 가까이 징하게 인터뷰를 하셨군. 그래놓고도 鲁豫는 시간이 짧았단다.-_-; 이런저런 얘길 들으며 뭐 새로울 것까진 없었는데... 그냥 쉽게 할 수 있는 당연한 얘기?를 한 것 같아도... 왠지 양조위니까 믿음감이 가는... 또는 鲁豫가 끝맺음할 때 한 말처럼 진실되게 보였던 것은... 내가 이 아저씨 광팬이기 때문인가?-_-+ 초딩때부터 팬이었음, 지금 몇년째야?-_-;;;


나중에 시간적 여유가 되면 성룡이나 주성치가 나온 鲁豫有约도 한번 봐야겠다.

<덧> 09.04.15

인터뷰 내용 中에 요즘 무술관련 서적을 읽고있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동사서독을 다시 촬영하는 것으로 의심을 했었는데, 알고보니... 왕가위와 계획하고 있는 작품이 바로 이미 견자단이 찍은 이소룡의 사부이자 영춘권의 달인 '엽문(혹은 섭문, 葉問,叶问)'의 일대기를 '일대종사(一大宗师)'라는 제목의 영화인가보다. 대강 흘러가는 소문을 보니, 이미 주걸룬(周傑倫)도 캐스팅이 확정된 상태라 하고... 어쩌면... 임청하(林青霞)도 합류할지도 모른다는데, 일단은 이전에 견자단이 찍은 영화가 매우 괜찮았으므로, 별 생각, 기대없이 기다려 봅세.

오래간만의 왕가위 감독의 영화라 그런가... 캐스팅 하나만큼은 철벽이구나. 공리(孔丽)까지 있으니. 그런데, 일단 이전 견자단의 '엽문'에선 여배우역(이 역은 웅대림(熊大林이란 모델출신의 얘가 맡았다. 키가... 음.-_-;)이 하나밖에 없더니만. 내용이나 전개가 많이 다를 수도 있겠다라는 부분에 호기심이 생기는군.

참, 영화 '엽문(葉問)'에서... '葉'의 한글발음을 원래로 치면 '섭'으로 읽어야 한다, 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러나 저러나 일단 영문 제목이 Ip Man이다보니, 원칙대로라기보다는 비슷한걸로 선택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배급사에서 이런 것까지 신경쓰지는 않았을꺼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하여간... 나중에 왕가위의 '일대종사'가 완성되어 수입될 때, 또 이 이름의 발음문제가 또 나올 수도 있겠구먼.

왕가위 감독이... 무술영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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