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y/→ Movie

두번째로 홀로 본 심야영화, <2012>

우리팬 2009. 11. 24. 04:09
반응형
태어나서 두번째로 심야영화를 나홀로 봤다. 두번 했으니, 세번째부턴 이제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닌 것 같다.ㅠㅠ 이제 슬 간간히 혼자 영화보러 가는 사람들의 '자유로움'이나 '안락함'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 영화를 자주 보러 간 인생은 아닐 법 한데, 적게는 둘이서... 많이는 열명 가까이서 같이 영화를 보러 간 경험을 돌이켜보면, 솔직히 영화에 집중하기보다는 옆에 있는, 그리고 같이 간 사람들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던 것 같다. 영화 선택부터가 그렇고,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그렇다. 청승맞지만 나 홀로 영화를 보러 갔다오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조금씩 든다. 큰일이다.-_-;;; 게다가 심야영화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이 점점 쌓여져 가고 있다. 접때 가까운 CGV 대연에 갔다올 때는 몰랐는데, 방금 롯데 시네마 동래엘 다녀오니... 동래도 차만 없으면 그리 먼 거리가 아닌 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더니만. (과속 카메라가 세대더라. ㅋ 단, 심야에 택시들은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태어나서 또 24시 이후의 시간 표시는 처음 봤다.

하여간 동생 덕분에 얻은 공짜표로 살포시 보고왔는데, 영화는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한동안 영화를 보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이 <2012> 같은 경우엔 몇달전에 예고편을 보고서부터 엄청 기대를 해서 그런지, 막상 보고난 뒤에 돌아온 것은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컸다.'였다. 지구는 망한다, 그래서 준비한 노아의 방주...는 이전에 성경에 나오는 것과 같다. 거기에 헐리웃 영화가 다 그렇듯이... 미국 중심, 가족최고, 일반인의 히어로화, 그리고 살포시 찔러넣은 '돈이 최고'가 전부였다. 다만, 나처럼 존 쿠삭을 좋아하는 사람은 볼만했다 정도. (아, 배우 보고 영화 평가하는 버릇은 언제쯤이나 없어질까나. ㅠㅠ 그래봤자 몇명 되진 않지만서도.) 기나긴 시간동안 숨죽여 지구의 멸망을 보는 것보다는, 당췌 우째 살아남느냐가 궁금해서 자리를 지켰다. 앞선 전개에 비해 클라이막스가 좀 부족한 감이 있었고, 마무리 역시 애매하긴 했지만... 그래서 CG 하나는 끝내더군.

하여간 새벽 3시 10분여에 영화가 끝났고, 열심히 밟아서 귀가하니 새벽 3시 30분이 좀 안 됐더니만.


사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다. 예전에는 그냥 비됴가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다반사였고, 또 언젠가부터는 고마 어둠의 경로를 찾아나서는 것이 습관화처럼 되어 있었다. 근데, 혼자서 영화를, 것도 심야를 보니, 뭔가 모르게 어둑둑한 조명과 귀청 울리는 사운드는 분명 집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점이 있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이제서야 느끼게 된 것이다. (집중해서 봐야할 영화 같은 경우엔 헤드셋 끼고 보기도 했으나 이게 좀 걸리적 거리지비.) 근데 이상한 것은 영화를 보는 당시에는 분명 집중은 잘되는데, 우째 영화 내용은 빨리빨리 까먹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이 심야영화 덕분에... 몇시간 뒤면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되는 공영주차장에 주차해놓은 차를 다시 옮기러 가야한다는거... ㅠㅠ 아파트 단지 주차장은 전쟁이다, 전쟁. 떱~ (역시 좋은 아파트 살아야 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