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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느와르의 미워할 수 없는 영원한 악역, 성규안(成奎安) 별세.

우리팬 2009. 8. 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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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적에 아부지 덕분에 참 많은 홍콩영화를 보며 자랐다. 느와르든, 코믹이든 혹은 무협이든... 당시 홍콩영화가 아시아에서는 가장 많은 영화들을 내뿜고 있어 가히 홍콩 영화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게 '느와르'라고 말하는... 일명 깡패영화, 그리나 조폭 사이에서의 의리, 그리고 배신등을 담은 영화들의 수도 만만치 않았는데, 비록 조연급이지만 인상이 너무 강해 잊을 수 없는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성규안(成奎安)이라는 배우였다. 커다란 몸집에 험악한 얼굴, 딱 보기에도 뭔가 나쁜 짓을 저지를 것 같은 인상이었고, 또 당시 같이 출연한 배우들 중에서도 몸집이 상당히 커서 주연급은 아니지만 상당히 기억에 남는 배우였다. (당시 주윤발외에는 비슷한 키가 없었을 듯) 하지만 아무리 '악역의 대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일명 악한 악역이 아니라 우리편이 아닌 악역을 맡는 경우도 많았고, 또 이런저런 코믹영화에서 그에 대한 인상을 조금 바꾸게 만드는, 그런 아저씨 배우였다. 인상은 험악한데, 마음은 착할 것만 같은... 그런 아저씨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홍콩사람 中에도 '成'씨가 있구나... 하면서 괜히 같은 姓가라 그런지, 우리편이었음 하는 순박한 생각도 한 적이 있었다. (중화권애서 成씨 배우가 또 있을려나... 성룡 형님 얘기하면 혼난다.-_-;)

그가 그제(8월 27일) 밤에 비인암(鼻咽癌)으로 별세했다고 한다.향년 54세.그는 1987년에 홍콩배우 이수현(李修贤)에게 발탁되어 주윤발 주연의 '감옥풍운(监狱风云)'에서 大傻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그 인상 때문인지 많은 이들이 그를 '大傻哥'로 알고 있다. (유튜브에 올려진 동영상에 보면... 농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ㅠㅠ) 사실 그의 이 외호는 영화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어릴 때부터 가족들이 자신의 머리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해서 그런 별명을 붙여주었다고 했는데, 영화계에 발을 들이고나서 맡은 배역 역시 비슷한 수준의(?) 인물을 맡게되었다는 것. 87년작인 감옥풍운, 만화가 원작인 '고혹자(古惑仔)' 시리즈, 그리고 한국에선 '정전자'로 잘 알려진 '도신(赌神)'에서 맡은 배역의 이름이 大傻哥였다. 영화 '정전자'에서 유덕화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윤발을 데리고 어느 동네 도박장을 가게되는데 약간은 머리나쁜 동네 깡패형과 카드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분명 좋은 역은 아닌데, 그렇다고 악역도 아니었다.

내가 당시 봤던 艺术人生에 출연한 成奎安.

몇년전 중국에 있을 때 그가 유명한 1:1 대담형식의 프로그램인 '艺术人生'에 나온걸 우연찮게 잠시나마 본 적이 있다. (그때는 상당히 건강해 보였는디.) 그때 제대로 보지 않아 그저 '아, 저 아저씨도 드디어 이런 프로에 나올만한 짬밥이 되는구나.' 했는데, 그의 이런저런 얘기를 듣다보니 그가 가진 영화배역에 관한 좌우명은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였던 것 같다. 아무래도 생김새가 강렬하다보니 주연은 물론이고, 주연 근처에서 뭔가 이야기를 같이 이끌어나가는 우리편 조연도 몇차례 맡은 바가 없다. 그러나 그는 살아생전 350여편의 영화와 600여부의 드라마에 출연을 한... 진정한 영화인이다. (그와 같이 영화 한편 안찍어 본 중화권 유명 배우가 있을까나... 싶을 정도.) 그가 말한걸 대강 떠올려보자면... 나 같은 사람도 분명히 영화속에서 필요한 인물이고, 나와 같은 인물들이 있기 때문에 한편의 영화를 완성할 수 있다, 라는 말... 정도를 한 것 같다. (그때 이와 비슷한 말을 할 때 잠시 너무 멋있어서 내가 지금 포장해서 기억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암튼 내용은 비슷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많은 중화권 배우들 中에서 배우 성규안을 대신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도 싶을 정도이니. 2004년에 인도에서 영화촬영 도중 피를 토하면서 자신의 건강상태가 나빠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가 병석에 있을 때, 근처에 있던 파파라치들이 그의 90세 노모의 한숨소리를 들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고.

그리 특출나진 않았지만 자신을 역할을 묵묵히 해온 배우,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비는 바이다.



黑龙라는 가수의 노래를 피처링한 것 같은데, 뭐 합창곡이라 하니. -_-; 가사가... 참, 진부한 남자들끼리의 情에 관한... ㅎ 행님의 빰빠구에 강하다는 것이 뭔지 깨달았다, 남자는 피는 흘려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이 정도.



이 노래가 대박인데-_- 노래 가사가 완전 成奎安 본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_-+

제목부터가 '我很醜, 可是我很溫柔' (난 너무 못생겼어. 하지만 매우 달콤해? 부드러워? 정도.) "♬~ 난 너무 못생겼어. 하지만 나에겐 음악과 맥주가 있어. 난 좀 보잘 것 없고 나약하지만 이제껏 움츠러든 적은 없어."

언젠가 유덕화 노래 하나 포스팅하면서 올렸던 이미지인데, 지금보니 가슴이 저려온다.

언제적 광고인진 모르겠지만, 수도꼭지 광고를... -_-;

소림축구(少林足球) 촬영 당시의 사진.

여기가... 북경일까나. 왠 콘서트?-_-;;;

병상에서의 成奎安.


흠. 이전 기사에서 우연찮게 발견한 것인데... 내가 유학했던 난징(南京)에 2007년에 'JEEP CLUB'이라는 가게를 하나 내었다는군. 위치는 예전 南京南湖电影院 자리라 하고. 위로는 노부모도 살아계시고, 아래로는 손자도 12살이라 하는데... 허~참, 안타깝습니다요. 언젠가, 난징에 찾을 일이 있으면 이 가게 한번 찾아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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