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人緣

아, 조성환...!

우리팬 2009. 4. 2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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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주부터 야구를 끊었다.-_-; 아무래도 해야하는 일이 경각에 다다르다보니 야구 경기 4시간에 몰입하는게 쉽지가 않았다. (게다가 1주일에 6일이나 경기가 있으니)  또, 지난 3월에 WBC때 목숨걸다싶이 매경기를 몰입해 보다보니 그 대회가 끝나고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더랬다. ... 축구보다는 야구를 좋아하다보니... 2002년 월드컵 후유증보다 더 컸던 것이었다. 더불어, 경기라는게 그렇지만,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성적이 별로다보니 한동안 그냥 신경끄는게 내 신상에도 좋을 것 같았고... 그리고 야구중계 관련 일로 야구를 제대로 보게 되지 못하게 되니... '아~ 이제는 야구 좀 안 보고 살아도 되겠네~' 하면서 자기위안을 하면서 스스로 뿌듯해 할 정도였다.

롯데팬의 악몽은 롯데의 승패가 1위팀의 패승과 비슷해지는 모습이다.

그랬는데, 지난 23일 문학구장 대SK 전에서 일이 하나터졌다. 가뜩이나 지난 몇년간의 롯데의 똥줄야구가 되돌아 오는건 아닌가, 내심 실망하고 있던 차에 이런 일이 터졌으니... 야구를 끊겠다고, 끊었다고 하더라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쉽게 말하면 '빈볼시비'지만, 이건 단순히 어휘 하나만으로 이해하기엔 좀 더 복잡한 문제다.

꼴리건, 꼴데팬... 광팬으로까지 분류되고 있는 롯데팬이라지만, 이건 아무리 흥분하고 폭발을 해도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사건이다. 야구선수 조성환, 성환햄이 누구인가. 작년에 비로서 몇년간의 롯데의 똥줄야구를 끊게 해준 팀의 중심축이었던 선수였다. 병역비리 문제 때문에 그라운드를 떠나긴 했어도 올해는 '조성환이 돌아온다'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작년 한해 기대감을 갖게 해준 그런 선수, 성적도 성적이지만, 작년 롯데가 한창 잘나가던 시점에 정수근 선수의 음주폭행 사건이 터지고 그 어수선한 분위기를 잡아준 형님역할을 톡톡히 해준 선수였다. 아니 어쩌면 병역문제 이후 선수 조성환보다는 정말 야구가 하고싶어 그라운드를 떠날 수 없었던 인간 조성환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작년 4월, 삼성 철벽 마무리 오승환으로부터 굿바이 안타를 치고 환하게 웃던 그의 모습이 떠오르는가. 롯데팬으로서는 그의 웃음을 다시 한번 더 보고싶었고, 그 웃음을 보기 위해 경기를 지켜봤다.


야구경기에서 빈볼은 있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종종 일어나는 문제라는 고의성 빈볼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신체적으로 위험한 부분으로 던지는 공은 고의성이 없다하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람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타자들이 헬맷은 왜 쓰는가, 죽지 않기 위해 쓴다. 140km 이상으로 날아오는 야구공을 팔다리 관절 부분에 잘못 맞으면 선수생명을 끝낼 수도 있지만, 그 공을 머리부분에 맞으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헬맷을 쓴다.

그러나 성환햄은 얼굴에 맞았다. 관자놀이 부분에 141km짜리 직구를 맞았다.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지, 그는 맞고 버텼다. 그 버티는 모습이 눈시울이 벌개졌다. 그러다가 쓰러졌다.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쓰러졌다. 햐...

채병용이라는 선수를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밥만 먹고 공만 던지는 투수를 평생한 선수가, 타자의 얼굴을 맞춘다는 것은 고의성이 없다하더라도 투수 자질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채병용은 제구력, 공의 종속으로 정평나 있는 SK의 에이스급 선수인데 말이다. (찾아보니 헤드샷 경험이 몇차례 있더만-_-;) 공을 잘 던지면 국보급 투수라는 명예를 얻을 수 있고, 잘 못 던지면 '투수' 자질이 없다고 욕도 들어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따위 빈볼을 던진 것은 살인미수, 범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롯데팬들은 이미 그라운드에서 쓰러져 몇년째 식물인간이 된 임수혁 선수를 가지고 있다. 그 마음을 모르겠는가.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생중계로 경기를 보지는 않았지만, 동영상을 보는 내내, '괜찮나... 괜찮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아무쪼록 성환햄의 빠른 쾌유를 바랄 뿐이다. 종교도 없어 기도는 못하지만, 그의 빠른 쾌유를 위해서라면 그가 믿는 기독교라도 잠시 동안 믿어서 하느님께 기도라도 하고싶은 심정이다. 그저 그가 하루빨리 그라운드로 돌아와 자신이 정말 하고싶었던 야구를 다시 할 수 있게 되길 바랄 뿐이다.

롯.데.조!성!환! 오오오~


또 하나. 뭐이 5월 5일 대SK전이 사직에서 열리면 큰일난다고 여기저기서 시끄러운 모양이던데, 이건 이 빈볼시비 문제가 분명 아니다. 그 정도로 롯데팬들이 바보는 아니다. 문제는 박재홍이다. ('선수'라는 호칭 붙여주기도 아깝다.) 성환햄이 쓰러지고난 다음회 SK공격, 박재홍의 타격때... 김일엽이 던진 변화구가 무릎쪽을 스친 것 보복성 빈볼로 여겨 방망이를 내던지고 마운드로 달려가 윽박질렀다. 햐... 진짜 ㅅㅂ 말도 꺼내기 싫다. 야구하기 전에 인간이 먼저 되거라. 이후 선배 공필성 코치에게 한 짓거리는 두고두고 그대가 야구장을 떠나더라도 야구팬들에게 두고두고 욕들어먹을 짓거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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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250-250 기록에는 전혀 관심없다. 얼마전 1000 삼진 돌파에 유치한 갈채를 한번 날려준다. 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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