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人緣

이별주(離別酒).

우리팬 2009. 6. 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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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반가워서 한잔하고, 헤어지면 아쉽다고 한잔씩들 한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이별이 있으면 또다른 재회가 있음은 누구나 다 알고있음직한데, 어떻게 가면갈수록 그 '재회'라는 단어가 어색해지고 낯설어지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한때의 기억도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는 법, 그러나 우리는 현실의 순응과 고독의 만족으로 인해 어쩌면 소중한 인연들을 너무 쉬이 지나치는게 아닌가 싶다. 고운정도 情이고, 미운정도 情인 법한데, 쉬이 생긴 인연이라 그런지, 살아가면서 스쳐가는 인연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쉬울 때 상대를 찾는 것은 안타까운 사람살이인 것 같다.


마지막 동석에서의 술 한잔이 그 아쉬워질거라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였는지, 그때의 기억은 또렷하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법만도 한데, 어떻게 그때의 기억은 가면 갈수록 생생해지는 것 같다. 별 것 아니었지만 웃으면서 함께 했었고, 별 것 아니었지만 또다른 장소에서의 만남을 기약한다.


어느 누구 특정인물에 대한 생각이 아니다. 숨쉬고 살아가면서 스쳐지났던 무수한 인연(人緣)들이 갈수록 희미해져 간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북받쳐 오른다. 어쩌면 내가 앞으로도 만나는 사람들 역시 똑같은 과정을 거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그 불안감으로 인해 생기는 상대에 대한 소흘함에 마음이 바짝 타들어가기까지 한다.

사람을 너무 쉽게 보지 않기로 했다. 사람을 너무 쉽게 단정하지 않기로 했다. 어쩌면 지금 내 눈 앞에 보이는 상대의 모습이 그리워 눈물을 흘릴 날도 있을터이고, 또 어쩌면 그 사람과 어떤 관계든 평생을 함께 하게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던 석가모니 할부지의 말씀은 곧, 이 세상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얽혀가는 속세에서 자그나만 이유로 緣을 맺은 사람일지라도 평생의 동반자나, 벗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 아닐런지.

문득, 어렸을 때 들었던 푸른하늘의 노래 한소설이 생각이 난다.
그래요 이렇게 헤어짐은 다른 만남을 기약하는거야. 그날이 언제인지 몰라도 사랑 변하지 마요.
그리움 느낄 때 그리워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세상에 태어나 노래하는 기쁨 느낄 수 있죠.

헐. 소시적 가끔 노래방 끝곡으로 불렀던 노래인지, 우째 사랑타령 노래로도 보이노.뭐이, 생각하기 나름이지 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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