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人緣

Facebook과 그리운 사람들.

우리팬 2010. 1. 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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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5일 15:08

얼마전에 Facebook으로부터 메일 한통이 왔다. 로그인 한지가 오래되었다는. 별 생각없이 링크따라 가서 로그인을 했는데, Gmail 연락처와 연계되어서 그런지, 내 주소록에 있는 메일주소를 토대로 Facebook 친구신청이 가능한 것이다. 한... 10명 정도 있었는데, (잠결에봐서인지 기억이 잘... -_-) 딱 눈에 띄는 두명은 친구신청을 해버렸다. 사실 우짜다가 Facebook을 만들어놓긴 했지만서도, 활용도는 거의 없었다. 미국에서 유학 中인 두 중국인 아해들 보라고... 한국에서 뭐 먹는 사진 몇개 올렸을 정도.-_-; (이 짓도 안 한지가 꽤나 되었지만서도.) 하여간 두명에게 친구신청을 했고, 하루 정도 지나니 수락을 했다는 메일을 받았다.

한명은 난징 유학시절에 알게된 일본인 유학생이다. 교토대학 박사라는 휘황찬란한 학력을 가진 언니야인데, 한살 터울에 성격도 맞아서 종종 술자리를 같이 했었다. 뭐, 연애얘기도 오고갔었고, '중국'이라는 나라 얘기도 했었고. 그리고 나의 중국 유학생활 에피소드 中, 잊지못하는 Best 5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었다.-_-; 뭐, 그때의 일 때문에 좀 더 친하게 지내지 않았나... 싶을 정도. 주량도 쌨고, 성격도 털털했고... 결국 그녀는 하바드 대학 출신의 남정네와 결혼을 했고, 올 3월에 이쁜 아이를 낳은 모양이다. 어지간하면 결혼전에 알았던 처자를 결혼 후에도 연락을 한다는게 어지간히 찝찝한 일이었는데, (이상하게 좀 그렇더라고.) 외국인은 제외다. ㅋ 난징에서 귀국 후 중국에 두번 넘어갔을 때마다 연락을 받곤 했었는데, 사실 그녀가 있는 베이징까지 가서 만날 여유가 없었다. 아쉬운대로... 온라인상으로나마 연락을 주고받고 지내야겠지비.

언젠가 이 언니야가 교토대학 학보에 낸 석사논문의 일부를 받아놓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별 생각없이 받아놓기만 하고 읽지는 않았는데, 요 몇일전 책상을 정리하다가 눈에 띄길래 살포시 읽어봤는데... 주제가... 주제가... 대단한거더군. 바로 '殺夫論'이었다. 나도 논문 자료 뒤지다가 일본에서의 '殺夫'라는게 학술적으로도 써먹히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정도다. (아, 기초의 미진함, 쪽팔리.) 다 읽지는 않았는데... (아마, 타이완 작품에 관한 논문인지라 흥미가 잘 생기지 않는 것 같다.) 나중에 기회되면 번역해봐야겠다.

친구수락을 한 또다른 한명 역시 일본인이다. 나의 유일한 일본인 선생님. (물론 내가 생각하는-_-v) 대학때는 어찌그리 멀게만 느껴졌는지... 아니, 내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일본어 회화는 거의 젬벵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부담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일어일문학과 학부생이 일본어로 얘기하는걸 꺼려했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문제인가.-_-+ 그러나 꿋꿋하게 버텼다. 졸업 전 고급 일본어 회화를 눈부신 B로 마감했을 정도니. 흑. 그나마 포기하지 않고 회화에 관심이라도 갖게 해준 사람이 바로 이 선생님이다. 나보다... 나이가 세살? 많나... 하지만 그녀의 학생에 대한 열정, 그리고 스킬, 교육열은 몇마디만 얘기를 나누다보면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중국에 있을 때 종종 답답한 일이 생기면 기분전환 삼아 안부메일을 보냈었는데,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다시 만났을 때 '오래간만'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을 정도로 반갑게 만날 수 있었다. 다만, 더이상 그녀의 학생이 아니다보니... '선생님'이라는 느낌보다는 '누나'와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한국어를 할 줄 아는데, 학생들과 만났을 때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라는 신조때문에 그녀가 사용한 한국어는 그저 "이거 얼마에요?", "자리 있어요?" 정도였는데... 작년 초쯤인가, 사직구장에 야구보러 같이 갔다가 광안리에서 회 한사리로 회포를 즐길 때... 외국어라곤 영어밖에 하지 못하는 韓군의 가세로 그녀의 제대로 된 한국어를 들을 수 있었지비. 물론 처음에 둘이 영어로 솰라솰라~ 하다가, 결국 이 선생님이 답답한지... "그냥 한국어로 말씀하셔도 되요." 그때의 충격이란.-_-+ 하여간 그녀는 지금은 내가 다녔던 대학을 떠나 캐나다에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덧> 2010. 01. 05. 15:33

작년 7월경에 Facebook에 잠시 접속했다가 끄적여놓은 것인데 무슨 일이 있어서인지 발행은 하지 않았다. 아마 뒷마무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저장만 시켜놓은 것 같은데... 일단 발행시켜놓고-_-;;; 사실... 오늘 정말 간만에 Facebook에 접속했다가 탈퇴절차를 밟았다. 난 왜 이런 SNS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단 말씀이여. 그닥 활용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신경이 쓰이지도 않는다. (블로그 신경 쓰는 것도 어떻게보면 감지덕지) 탈퇴사유까지 선택을 하고 마지막 확인 과정에서... 일단 내버려뒀다. 좋든 싫든, 아직까지 나를 등록한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거의 외국인이지 뭐.--;) 나중에... 아주 나중에 사는게 널널해지고, 나도 얘낳고 세상살이를 한답시고 낑낑거리고 있을 때, 육아일기방으로 만들어서 사소한 즐거움이라도 만끽해보고 싶기도 하다. ㅋ

요즘처럼 추운 날씨엔... 砂锅나 火锅를 중간에 두고 후후~ 불면서 데운 黄酒나 한잔씩 하면서 수다떨면 제격인디.


글고보니, 저장만 해뒀지 공개하지 않은 낙서 포스트들이 어지간히 많이 모여있더군. 작년 7월에 머리가 어지간히 아팠으니.-_-; 공개하면 몇명은 다치는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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