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人緣

-1시간.

우리팬 2009. 5. 3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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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라는 것을 누가 정했는지는 모르겠다만, 그래도 그 '시간'이라는 한정된 부분이 있음으로써 사람들끼리, 사람들마다의 중요한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 나의 시간이 곧 상대방의 시간이요, 또 그 시간이 우리들의 시간이 되듯이 한정된 시간을 특별히 여김으로써 그때를 소중히 여기고, 그때를 의미있게 두는 것이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일터이다.

잠시 말 장난을 하자면, '이때'도 있고 '저때'도 있을 법한데, 항상 중요한 것은 이도저도 아닌 '그때'라는 점. 그 '그때'라는 시점은 결국엔 손을 내밀어 닿을 수 없는, 또 그렇다고 되돌이킬 수도 없는, 그러한 소중한 시간이기에 지시대명사 '그'를 앞에 붙여놓는가 싶기도 하다.

시간이 길다, 라는 것은 그만큼 내 인생에 있어서 크나큰 부분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러한 시간을 따지기 이전에, 지금 현재로 돌이켜보면, 그때의 기나긴 시간보다는 앞으로의 미래가 더 길게 남아있음을 알기에 안타까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고, 그리고 현재는 현재라고 쳐 두더라도, 앞으로의 '시간'이 더 중요한 것임은 이 세상 모든 이들이 머리로는 생각하고 있지만, 결국 가슴으로 느끼는 것은 과거와 현재뿐인 것은 인간으로서의 한계가 아닐까나.

사람은 절대적으로 감정적인 동물이다. 시간이 어쩌니, 공간이 어쩌니... 아니, 시공을 초월하면서까지 생각하는 생물은 이 지구상에서는 '인간'밖에 없음을 생각한다면... 어찌 서로를 위해 살지 못하겠는가. 눈 앞에 보이는, 혹은 눈 앞에 놓여진 현실에,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할 수 있을진 몰라도, 그 언젠가... 나중에라도 문득 생각이 들어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볼 때, '그때 그랬으면...' 아니, '그때'라는 말이 나온다는 자체가 인간은 감정적인 동물일 수 밖에 없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사람이다. 다만, 이 사람이라는 자체를 바꾸게 만드는 현실이 야속할 뿐이라는거, 그 야속한 현실에 나는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것에 안타까워 할 수 밖에 없음이... 서러울 뿐이다.


거의 1년 내도록 정할 수 밖에 없었던 내 나름대로의 섬머타임은 이제 끝났다. 이제는 내 눈앞에 놓인 시간만을 보고 생활해야 할터이다. 조금 어색해질 수 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현실에 적응하고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 곧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숙제가 아니겠는가. 이제 +1시간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그래도 한때는... 정말 한 때는 시계를 보고 있어도 눈앞에 보인 시간이 내 시간이 아니었다는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도 모를 웃음만 난다.

난 4살때, 시계를 볼 줄 알았다는데, 나이를 먹다보니 그 시간이 그 시간이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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