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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싱(宜興)의 샨쥬엔동(善卷洞) 유람기.

우리팬 2009. 6. 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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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자 : 2007년 7월 19일 앞의 포스트에 이어서.


동굴이다. 뭐, 우리나라의 유명한 제주도의 무슨 동굴은 근처도 안 가봤지만서도, 소시적 기억을 돌이켜보니... 동굴은 아니라도 배를 타고 어두컴컴한 곳, 혹은 칡흑같은 어둠속에서 조심조심 한발자국씩 앞사람을 따라 나갔던 것이 떠올라서인지 솔직히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입구에선 조그나만 후레쉬도 팔고 있던데... 만다꼬~ 걸어서 가든 배를 타든 일단 가봅시다요. 그래도 이싱(宜兴)의 대표적인 관광지라는디.


앞서 언급한대로, 이 샨쥬엔동굴(善卷洞)샨쥬엔(善卷)이라는 사람이 은거하여 면벽수행을 하던 곳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것까지 읽어볼려고 했다만, 사실 그때도 그렇고... 또 이 영감님이 그렇게 나와는 관련있는 인물인 것 같지 않아 대강만 찾아보았더니 뭐, 별다른거 없더니만. 단지 간단하게 소개를 하자면 중국의 요순(尧舜)시대의 은사(隐士)라고 한다. 《庄子》、《吕氏春秋》에 기록되어 있길, 요(尧) 임금이 남방을 순시(?)하고 북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샨쥬엔을 만나 가르침을 청했다고 한다. 일개 평민에게 예를다 갖추어 제자가 스승을 대하듯 가르침을 청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신하에게, 샨쥬엔은 득도를 한 사람이니 당연히 예를 갖추어 한다, 뭐 어쩌구 저쩌구... 이후 샨쥬엔은 帝者师라고 칭해졌다 하고. 다음 대(代)인 순(舜)임금 역시 즉위 후 그를 찾아 가르침을 청했고, 왕위를 양위하려고 했으나 자신의 삶에 만족한 그는 사양하고 산속으로 들어가버렸다고. 뭐 이 정도.-_-;


하여간 이런 산신령같은 영감님이 있었다치고-_- 얼른 동굴이나 구경하러 가봅시다. 나와랏~ 동굴. 근데 들어갈 때까지도 매표소가 보이지 않았다. 설마 공짜일려구. 그러나, 역시... 한참을 들어가자 우리를 반긴 것은 매표소.-_- (일단 들어오고나면 다시 나가기가 상당히 애매해지지.)

이..이.. 검표구가 뭐니, 뭐? 차라리 '검표처'라고 한자발음 그대로 쓰지.

중국의 어지간한 관광지에서 볼 수 있겠지만서도, 역시나 엉성한 한글표기. 입장료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꽤나 쌨다. 동굴만 관람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패키지를 모아져 있기 때문에, 동굴을 지나 다른 곳까지 지나갈려면 할 수 없이 패키지표를 구입해야 했다. (이것도 다 돈 벌어먹는 방법이지비.) 입장료가 기억나지 않아 찾아봤더니... 무려 RMB 120元...!


표검사를 하고 들어가자 조그나만 건물이 보였다. 아, 이제 여기서부터 시작이군.


근데 이 아저씨는 또 누구람.-_-; 추난창(储南强)이라는 인물은 청나라 말기에 태어난 사람으로, 간단하게 설명하자고 하면 이싱 관광사업의 개척자라고 한다. 왠 청말에 관광업?-_-; 신해혁명 후에 난징 임시정부의 정부인사로 장쑤성과 쩌장성에서 일을 했다. 특히 수리(水利)관련 업무에서 탁월한 업적이 있었다고. 50여세에 관직에서 물러나 이싱으로 돌아와 이 곳 善卷洞과 张公洞을 개발시키고, 관리를 했다고. 뭐 이정도까지.


건물을 빠져나가자 드디어 볼만한 것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자연경관. 그리고 꽤나 고전적인 자그나만 집. 이제부터 동굴탐험(?) 시작.-_-+ 마치 무슨... 속세와는 단절된 절정곡(绝情谷)을 보는 듯한 느낌.-_-;;; 나 이런데 왕~ 좋아하는디... 다만 살으라면 못 살지.-_-;;;


동굴에 들어가자 그저 게게한 냄새가 나는 암흑천지. 조명이 있긴 있었지만 워낙 어두웠기에 역시나 밖에서 왜 후레쉬를 팔고 있는지 알 수 있겠더라고. 딱 눈에 띄는 것. 바로, 동굴의 벽에 새겨진 '百病消除'라는 글자. 말그대로 만가지 병을 없애준다는 뜻인데, 그래서인지 이 벽만은 매끈매끈했다.-_-; 사람들도 꼭 여길 들려서 만지작만지작하고 가더라고. 뭐, 나 역시도... -_-v (사실 미신은 잘 안 믿지만서도, 남들하는거는 잘 따라하니까.-_-;;;)


불상을 찍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만-_- 제대로 찍을만한 곳도 없고, 설사 찍더라도 조명이 너무 약해서 제대로 건진 사진도 없다. 그냥 이런게 있었다는 것만 기념할 뿐.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며 이동을 하자, 드뎌 '배'를 타게 되었다. 동굴속의 배. 그나마 덜 위험하겠지비. 이 날은 워낙 무더웠기 때문에, 운동화를 신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쪼리 슬리퍼를 신고 갔는데, 워낙에나 바닥이 미끄러워서 꽤나 애를 먹었다.


사진이 정말 제대로 안 나왔다니께로. 이런저런 설정도 잡아주고, 플래쉬까지 터트려봤지만... 왠걸. 똑딱이 디카에 뭘 바라겠가는가마는. 하여간 배를 타고 다시 앞으로 전진.


사실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별다르게 볼거리는 없었다. 단지 벽면에 새겨진 글자들... 뭐 나름 '기원'을 뜻하는 글자들이겠거니, 했는데 해서(楷书)체외엔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글자가 없으니.-_-; 당시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인가, 여유없이 전진, 전진을 거듭하다보니 시간관념이 없어져 버렸다. 얼른 보고, 얼른 찍고 가자, 라는 마음밖에 없었으니. 그러다보니 드뎌 배를 내릴 시간. 시커먼 동굴안에서 헤매다 와서 그런지, 왠지 바깥경치가 더 아름답게 보였다.

드디어 탈출...!

그럼 잠시 여기서 휴식. 날이 무지 더웠기도 더웠고... 이싱에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움직였기 때문에 숨 한번 고르고 다시 앞으로 가기로 했다. 일단 계획없이 무작정 처음가는 동네를 온 것도 성공을 했고, 또... 그 곳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동굴도 구경은 했으니... 적어도 2/3는 성공한 셈이 아닌가. 이제 다시 숙소로 돌아가도 별다른 미련은 남을 것 같지 않았다.

유튜브에 동영상 올린거 링크 걸때까지 잠시 사진 감상.





중국에서의 동굴 관광지는 처음이었다. 뤄양(洛阳)에 갔을 때도 소림사(少林寺)에 너무 시간을 할애해 버려서 그 유명하다고 유명한 용문석굴(龙门石窟)을 못 본 것이 한이었는데, 그라나... 동굴 구경했으니 된 셈. (물론 정도의 차이는 엄청나겠지만.) 이싱 근처의 난징(南京)이나 상하이(上海), 혹은 우시(无锡) 같은 도시들은 생활이 너무 빡빡하고 공기도 좋지 않다. 그 곳에서 장기생활을 하는 이들은 주말에 당일치기로 시간을 잡아서 바람쐬러 오기 딱 좋을 것 같더라고. 물론 이 동굴외에 다른 코스도 있지만, 이 동굴만으로도 충분히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 같더라고. 조용허이... 개구리 소리나 듣고-_- 자그나만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 듣고... 별로 한건 없는데, 스트레스는 양껏 풀리는 것 같더니만.

뭐, 그러다가 발견한 현대문명의 이기지.-_-+

동굴 안에서 플래쉬 터트린 사진이 어떻게 나오나 실험삼아 들고있던 생수를 찍었는데, 이거 결국 나두고 나왔지비.-_- 갈증나서 괘나 고생했다. 그렇다고 우린 절대 관광지에선 뭐 절대 안 산다.-_-v

그나 이 다음코스가 어디드라? 기억이 안 나노.-_-; 하여간 善卷洞 이야기도 여기서 시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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