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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싱(宜興) 샨쥬엔동(善卷洞) 유람의 나머지 이야기.

우리팬 2009. 9. 5.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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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시 : 2007년 7월 19일

2년전에 다녀왔던 곳을 이제야 포스팅을 한다는게 절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때 당시에 느꼈던 감흥이나 접했던 객관적인 정보등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보니... 이래저래 포스팅을 하면서도 열심히 중국어 독해만해서 옮긴 기분이다.-_-; 그래도 다녀온 곳은 다녀온 곳이니... 이제서야 이싱(宜兴)에 관한 포스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 宜兴이라는 곳이 내가 02년에 어학연수를 했던 우시(无锡)와는 그리 떨어진 곳도 아니었던지라... 간다, 간다했지만 결국 가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던 곳이었고, 07년에 그래도 인연이 닿아 허겁지겁 가게되어 그 아쉬움을 풀게 되었으니, 속이 다 쉬원할 정도. (가서 특별히 좋다!~ 이런 기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봤다!~ 함으로써 뭔가 잃어버렸던 물건을 다시 되찾았다, 라는 느낌 정도.) 하여간 새벽 6시에 기상하여 허겁지겁 다녀왔고, 또 오후 3시까지는 다시 우시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정말 여유 하나없는 정신없는 일정이었지만, 또 그럼으로 인해서 나름 색다른 여행으로 기억에 남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분명히 샨쥬엔동(善卷洞) 관광 코스를 입구를 통해서 제대로 들어간 것 같았는데, 막상 코스를 거의 다 돌고 내려오니, 하나둘씩 우리가 지나왔던 간판떼기(?)가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1600년의 역사가 있다는 샨췐스(善权寺)나, 양축(梁祝) 이야기가 담긴 곳...등. 설마 우리가 거꾸로 코스를 돈 것은 아니겠지비?-_-+

善权寺의 입구를 알려주지만, 아시다싶이 산꼭대기에 있으니.

얘네들은 남녀 마음 어쩌고 저쩌고 하면 우째~ 좌물쇠를 강조하시는지.-_-;


이전에 난징(南京)에서 갔던 정려원(情侣园)에서도 봤듯이... 이 동네는 무슨 남녀간의 애정, 혹은 감정을 상징화 시킬 때 왠 '자물쇠'를 이용하는지 모르겠다. 뭐, 쉽게 생각하면 이해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도 그랬고... 잠그기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물건인 '자물쇠'가 어찌 두 사람의 마음을 이어준다는지. 두 사람의 마음을 어느 곳에 넣고 잠근다는 말인가? 사실 여기에 관련된 이야기는 상당히 단순하다.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에게 사랑의 고백하면서 내 마음은 이제부터 너의 것이니, 이 마음을 잠근 후, 그 열쇠는 니가 가져라... 그리고 맹세를 한다지, (뭐, 중국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黄山同心锁에 관한 이야기 참조)

"与你同心, 对你忠心, 一片痴心, 永不变心."

너와 같은 마음으로, 너만을 위한다는 충직한 마음, 일편단심... 그리고 영원히 변심하지 않겠다는.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에-_- 그냥 이런걸 볼 때마다 이해를 못한다 이 말이지비. 시대가 변해서 그런가...

이거봐, 다보고 내려오니 안내표지가 보이잖우.-_-;


아마도 정말정말 마무리를 하는 코스인 것 같은 곳이 나타났다. 앞서 산정상에서 신나게 타고 내려왓던 华东第一滑도 그랬지만, 확실히 어디어디 제일(第一) 좋아하시는구먼. 宜兴이라는 곳이 紫砂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만큼, '중국 제일 도자기바(中国第一陶吧)'라고 있더라고. 그려~ 중국 제일이라는데 어떤지 실제로 한번 봐보입시더.

입구쪽에는 당연히 이런저런 간단한 소개가 있기 마련이고.

막상 안에는 이것밖에... -_-;;; 평일이라 운영도 하지 않고 있었고.

하여간 이런거 말고... 역시 그나마 맘에 든 것은 개인적으로 소시적 무협물 시리즈에서 봤던 중국의 고전 모습들. 즉,

뭐, 이런 풍경.-_-v

시원한 바람맞으며, 혹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라 할지라도 저기 정자(?)쪽에 앉아서 처자 하나랑 희희낙락거리는 것도 얼마나 운치있는 일이겠슴메. 다만, 이 날처럼 너무나 무더워 숨쉬는 것조차 불편한 날이라면... -_- 망구 환상땡이랍지요. 일단 환상을 뒤로 미뤄두고... 출구를 통해 드디어 이 대단원(?)의 관광코스를 마치고 나오면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바로 관광지 기념품거리.-_-; 이것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기념품들을 보는 재미가 솔솔할 것 같지만, 역시나 호객행위를 하는 아줌니들의 들이대는 수위가 높다보니-_- 중국의 여느 관광지를 가더라도 꼭 이런 코스는 피하고 싶어지더라고. 이 날은 그나마 낫았다. 왜, 한적한 평일이었지라.-_-v (문닫고 영업을 하지 않던 곳도 적지 않았지비.)

여기 기념품 거리는 그리 길지 않았다.


내가 디카로 찍은 것은 단 두장밖에 되지 않는데, 이도 이유가 있다. 같이 갔던 후배 둘... 이 둘이 또 마침 이 곳에서 살 선물용 기념품을 산다고 이것저것 물건들을 골랐기 때문. 뭘 샀드라... -_- '차상'이라고 부르던데, 茶세트를 올리는 차받침대를 살 모양. (정확한 명칭을 모르겠군.) 나야 옆에서 가급적 茶壶 세트는 이 곳에서 사지말거라, 하고... 나중에는 가격 흥정할 때 도와줄려고 폼을 잡았지비. 뭐... 알아서 잘 깎더니만. (후배들아, 너네들은 이제 배울게 없다, 하산혀라.-_-; 근데 나 같았음 더 깎았다.-_-v) 한 보따리 사서 들고 드디어 관광코스를 탈출하기에 이르렀다. 몇개 사지 않았는데, 부피가 좀 컸으니. 으아, 이걸 들고 어떻게 귀국혀... 이 날이 귀국 3일 전인가 그랬지비. 게다가 여기뿐만 아니라 이후 일정에 쑤저우(苏州), 상하이(上海), 저우장(周庄)... 도 있었는디. 하기사 뒤의 관광지에서는 정말 살만한 것이 없지비.

사람이 정말 없다.

평일이었던지라 정말 오래간만에 한적한 중국 관광지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만... 왠지 을씨년스럽더니만. 게다가 돌아가는 차를 찾는 것도 직접 찾아야 했고. 딱 입구쪽에서 택시용의 승용차를 타고 터미널로 향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돈없는 학생들이 어찌 그런 고급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겠소. 타고 들어올 때처럼, 승합차를 찾아... 찾아 해맸다.

밥집도 제대로 영업을 하지 않았기에

슈퍼에서 음료수나... -_-


이런저런 교통수단들이 있는데, 일명 빵차(面包车)나 3륜차로는 터미널까지 갈 수 없었다. 미니버스 그러니까 흔히 小公이라고 부르는 차량을 찾아 드디어 타기에 이르렀지비. 어찌나 덥든지, 그리고 얼른 돌아가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배고픈 것도 신경쓸 수 없었을 지경. 이 날 아무것도 먹지 않지 않았나?-_-;

문제는... 터미널까지 가더라도 시간이 맞지 않을 것 같았다. 이 차량을 타고 터미널까지 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을 뿐더러, 터미널까지 간다고 해도 우시터미널에 도착해서, 또 택시를 잡아타고 학교로 돌아가는 시간까지 계산한다면, 후배들의 그... 结业式라고 해야하나, 거기 행사시간에 맞추기 힘들기 때문. 게다가 인솔을 맡았던 나까지 늦어버리면-_- 으윽. 사실 이 날 새벽에 일어나서... 나 혼자 가기도 뭐해서, 그 시간에 일어날 수 있음직한 얘들을 깨워서 데리고 갔다. 오전수업 들을봐에는 나 따라서 宜兴 한번 구경하고 오는게 더 낫지 않겠느냐... 이런 식으로 꼬득였는데, (물론 선배로써 잘한 짓은 아니지만-_-) 이왕 온거, 그리고 걔네들은 그때까지 수업을 거의 빼먹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감당하고 여기 올만하다, 생각했던 것. 이것도 인솔선배니까 가능한 것이지, 내가 만약 인솔교사였으면-_-;;;

하여간 그래도 공식행사는 꼭 참석해야 했기 때문에 그 미니버스를 타고 가다가, 원래 우리가 이싱에서 내렸던 터미널말고, 또다른 터미널 앞에서 무작정 내렸고, 거기서 택시를 잡아탔다. 그리고 가격을 흥정하고-_- 우시의 江南大学로 가자고 했지비. 행여나 싶어서 미터기켜고 가자고 했고. 차 안에서 후배들은 뻗어자기 바빴고-_- 나는 택시 기사 아저씨와 이러쿵 저러쿵 얘길 나누면서 갔는데... 그때 이싱화(宜兴话)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여기 유튜브 동영상 댓글에... 어느 중국인이 친절하게도 번역본을 댓글로 달아줬더군. ㅋ)

하여간 이로써, "宜兴物语"는 드디어 마무리 짓게 되는구마이.


택시 안에서 '潘家'라는 이름을 가진 주유소를 지나쳐 갔다. 그 당시에는 '아, 이런 식으로도 주유소 이름을 짓는구나.' 신기해서 찍어뒀는데... 나는 이 潘家를 보고, '양가장(杨家将)'이라는 홍콩 TVB의 단편 드라마(1985)가 생각이 났다. 이 드라마는 당시 초호화 캐스팅으로 구성하여 만든 드라마였던 것 같은데, (대강의 줄거리는 송나라 개국공신 楊가와 신화의 인물들을 접목시킨 이야기) 남자 배우는 주윤발(周润发), 유덕화(刘德华), 양조위(梁朝伟), 만자량(万梓良), 황일화(黄日华), 오진우(吴镇宇), 모교위(苗侨伟)등이 출연하며, 여자 배우는  유가령(刘嘉玲), 증화청(曾华倩), 장만옥(张曼玉), 사녕(谢宁), 모순균(毛舜筠)등... 당시 홍콩 연예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한꺼번에 대거 출연한 드라마이다.

06년 江西 南昌에선 이런 것도 있더군. 또 양가장.

근데, 극중에서 우리편인 양가(杨家)와 라이벌 관계에 있는 집안이 반가(潘家, 거의 진회와 비슷하게 송나라 초기에 금나라에 달라붙는 간신집안으로 나온다.)인데, 그 중 막내 아들이 양가의 막내아들(양조위)와 비무를 벌이다가 죽어버린다. 그 죽은 반가의 막내 아들역을 맡았던 배우! -_-;;; 이 배우가 한때 유덕화(刘德华)와 동성애 관계에 있었다고 떠들썩 했던 남정네더군.-_-+ 이 배우 역시 姓이 潘씨이다.-_-; 반굉빈(潘宏彬)이라는 배우군. 요즘 유덕화 결혼 때문에 중화권 연예계가 떠들썩한데, 마침 이때 무심결에 찍은 사진에서 이 潘家를 보니...-_-;;;

1985년. 이 얼마나 정겨운 모습이던가.-_-+

이 '양가장'이라는 드라마는 이곳에서 관람할 수 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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