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서울에서 본 간판들.

우리팬 2009. 6. 2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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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촌넘 7년만에 상경했다. 뭐, 자랑도 아닌데 이래저래 나 혼자서 올라가는 동안 신이 났던 것 같다. 터미널에서 wifi가 잡혀서 신나게 pda폰을 가지고 놀았고, 심야우등 안에서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Ebook도 읽다가, 영화도 보다가하니 금방 도착하더라고. 이래저래 빨빨거리진 못하고, (그나마 白양 덕분에 총신대입구, 이수?와 사당역 근처는 가봤다.) 殷군의 서식지 주변만 돌아다니게 되었는데, 마지막 날 저녁에 강남역 근처로 향하다가 눈에 띄는 간판들이 몇개 있길래 사진에 담아봤다. 사실 이 간판 사진찍기는 중국에서 들인 습관인데... 뭐, 모르는 한자가 나오거나, 혹은 재미난 문구를 가게 이름으로 한 것이 신기해서 찍기 시작했었다. 그러니... 뭐 그 가게에 가봤가 아니라... 그냥 지나치다가 찍어본 것이다.

강남역 주변이라면 워낙에 복잡한 동네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어이다.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殷군의 쪽팔려함에 의해 몇개 찍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건진 것이 있어서 다행이구마이.


우리나라에선 짜장면을 대게 '짱깨'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느 화교분께서는 중국인 비하다 뭐다 하시곤 했는데, 掌柜라는 말은 비하하는 뜻을 완전히 담고 있지는 않다. 대게 가게주인 특히 객잔주인들을 칭했던 말인데 '돈'을 좋아하거나 철저했던 중국인들로 인해 파생된 말이 아닐까, 살포시 추측을 해본다. 전 세계에서 유태인 다음으로 돈 좋아하는 민족이 중국인 아니던가. (아니면 할 수 없고.-_-;) 그런데... 이 곳은 한자가 틀리다. 얼핏 사람 이름 같기도 한데... 분명한 것은 그 掌柜하고는 전혀 상관없다는 말이다. 베풀 張자에 보낼 饋자인데... 베풀고 증정, 선사하다...라는 뜻으로 상당히 이름이 좋게 보였다. 먹는 가게는 역시~ 이런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해야 하지 않겠는가. 거기에 은근 슬쩍 '짱깨'라는 익숙한 어휘와 느낌상으로 엇비슷한 '장퀘'이다보니 기억하기도 더 쉬울 듯 하니 금상첨화일 수 밖에. 뭐,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은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으나... -_-;


지나가다가 깜짝놀랐다. 와... 한국에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가 있을 줄이야! 일본에서도 히로시마외의 지역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다고 알고 있는데 한국에서 볼 줄 누가 알았겠는가. 작년 히로시마에 있을 때, 이거 하나 못 먹어보고 돌아온 것이 恨이 되었기 때문에 더욱 기억나나보다. (가게가 아니라 아는 지인의 집에서 직접 만들어 준 것을 먹긴 했다.) 이름이 '나쯔카와'인 것은 직접 물어보지 않는 이상에는 알 수 없을 것 같고. 하여간 사람 이름이거나 한여름의 강이겠지비.


살포시 멀리 떨어진 '본가'라는 우겹살 전문점. 여기 체인점인 건 알고 있었는데, 직접 눈으로 보긴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언젠가 이 '본가'라는 곳의 상하이(上海) 분점에서 가족들과 함께 징하게 고기를 먹어본 적이 있었고, 그걸 블로깅해서 본가의 네이버 까페에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 무료 시식권에 당첨되었다.-_-v 허나... 결국에 집으로 발송되진 않았더군.-_-;;; 어차피 받았어도 서울 갈 일도 없고, (그때 중국에 짱박혀 있었으니) 게다가 부산에는 체인점이 없으니 그냥 쓸모없는 종이 한장이 되어버렸겠지비. 강남쪽에서 두군데를 본 것 같은데, 그 동네에 워낙 고기집이 많아서... 흠흠.


흠. 별거 아니다. 그냥 부산에서는 '본죽' 밖에 못 봤는데... '비빔밥'도 있길래 신기해서.-_-; 비빔밥 전문점이라... 일본에서라면 몰라도, 한국에선 그리 환영을 받진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문득 드는데. 흠흠.


일식 주점, 이자까야 같았는데... 이름이 색다르길래. 어떤 연유에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관계를 이래저래 얽히는 '술집' 이름이 '인간관계(人間關係)'라는게 참 특이했다. 나는 이 날 다른 오뎅바를 갔었지비. 아, 그 집 가격은 괜찮았는데 안주양이 정말 눈물났다. 분위기는 딱 좋았는디.


이게 대박이었다. 한글로 적힌 영어와 한자의 절묘한 조합.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미났었다. '참치'가 중국어로는 한글자의 한자가 아니라 대게 金枪鱼라 하고, 일본어에서는 한자어보다는 그냥 카타카나로 적힌 マグロ로 많이 봤기 때문에 한자어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럴 때 볼 줄이야. 이 절묘한 조합에 잠시나마 속으로 박수를 쳤다. (물론 다랑어의 종류에 따라 이래저래 말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이게 어딘가.-_-;) 글고보니 중국어 입력할 때 位于를 치다가 종종 鲔鱼를 본 것 같기도 하다.

내가 7년전 서울에 갔을 때 꽤나 기억에 남던 호프집이 하나 있었는데, 그 집은 이미 다른 가게로 바뀌어져 있었다. (인터넷에는 아직 있는 걸로 보이더니만. 쩝.) 그래서 그 복잡한 동네에서 이래저래 가게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는 않더니만. 간만에 생맥도 실컷 먹었고, 적응 안되는 참이슬도 마셨고-_-;;; (아, 담에 올라가게 되면 시원소주 사들고 가고 만다. 낚시용 플라스틱병에 든거라도-_-+) 하여간... 우리나라는 참 술 마시기 좋은 동네야.-_-;


참, 기억나는 것이 서울을 꾸미는 영문 수식어로 'Soul of Asia'라는 문구가 보이던데... 이것도 참 잘 지은 것 같으이. Seoul이나 Soul이나 발음이 엇비슷하니께 외국인들이 기억하기는 좋을 것 같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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