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京에서 정착생활을 한지가 1년이 다되어 가는데, (그전까지는 단기 어학연수내지 잠시잠시 출장이나 개인적인 일로 오고가곤 했다.) 단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 바로 东城区의 '簋街'라는 곳이었다. 이 곳도 굳이 찾아갈려고 해서 간 것이 아니라, 언젠가 鄂尔多斯에서 생존을 하고 있는 权군이 추천을 해준 铃木餐厅(스즈키 식당)을 한번 가보라는 권유 때문에 가게되었는데, 겸사 간단히 식사를 하고 좀 걷다보니 그 곳이 바로 그 유명하고도 유명한(?) 簋街라는 곳이더라고. 나름 인상깊었던 곳이었던지라, 이후 그 곳에서 가장 유명한 '胡大'라는 식당에 가기 위해 다시 한번 찾았었다.
각설하고... 하여간 이 簋街라는 곳은 전통적으로 유명한 곳이 아니라, 80년대 초 개혁개방의 바람이 불던 시기에 자연스럽게 정착한 번화가 특히 식당거리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물론 이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위에 언급한 胡大라는 식당이고. 얼마나 대단하냐고 하면, 그 도로변에 그 식당 본점을 비롯해 2호점, 3호점까지 있으며 매일 저녁마다 자리가 없어 바깥에는 줄을 서고 있는 인파가 대단하다. 요즘은 날이 추운지라, 아예 식당앞 인도에 천막을 쳐놓고, 그 안에 난로까지 준비해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다시 한번 더 각설하고... -_- 식사를 하고 2호선 지하철역을 가기 위해 열심히 걷고있던 中, 노점상에 재미난 글자가 보였다. 이름하여 老北京 灌肠. 단순히 문자적 의미로만 보면 꼭 곱창에 뭔가를 집어넣은 그런 먹거리로 보였는데, 최근 '곱창'이라는 얘와는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쓰다가 그것이 곱창과 관련없는 찹쌀이 주재료인 튀긴 음식이라는 것을 듣게되었지. 그래서 도전했다, 언젠가부터 쳐다도보지 않던 중국의 길거리 먹거리를...-_-v
역시 길거리 먹거리의 주요 고객은 여성층이다.
주문받는대로 만들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여려명의 분량을 만들어 분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운이 없으면 한타임 더 기다려야 한다. 처음 먹었을 때 당시에는 두타임이나 기다려야 했다능.ㅠ 1인분에 RMB 15元, 길거리 먹거리치고는 그리 싼 편은 아니다. 하여간 기다렸다, 첫경험을 고대하는 그 짜릿함이야... 말로 표현하나마나이니까.
이름에 비해 만드는 방식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단순히 얘기하자면 튀김이다.
일단 전 북경에서 가장 맛있고, 가장 牛B한 灌肠이라니까... 얼마나 자신있길래 하며 기다렸는데, 이 후 두번째 방문 때 이 집 사장과 이러너저런 이바구를 하다가 느낀거지만, 다른 곳에서 灌肠을 안 먹어봤기 때문에 맛은 잘 모르겠고, 하여간 이 집 사장 즉, 老于의 입답 하나만큼은 북경에서 손꼽힐만하다, 정도의 말빨을 구사하시더라고. 말을 주거니 받거니... 사실 중국에서 살다보면 아니,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택시 기사 아저씨들만큼 또 박학다식한 분들이 없는데... 이 집 사장 역시 주제에 연연하지 않는, 각종 다채로운 이야기거리로 손님들과 말을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기다림에 지친 손님들을 유쾌하게 해주시더라고. 그래서 드디어 나왔다, 이 灌肠이라는 넘, 사실 나는 1인분이 아니라, 0.75인분을 시켰다. 15元 주기 싫어서 10元치만 달라고 했지비.-_-v 1
튀김도 튀김이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양념이었다. 무슨무슨 양념을 쓰느냐까지 물어보진 않았지만, 대강 먹어보니 마늘 및 식초향이 꽤나 진하게 나더라고. 거기다가 바삭바삭한 씹는 맛에, 이거 은근 중독성이 있겠더라고. 먹을 때는 몰랐는데, 먹고나니 좀 더 먹고싶은 느낌? 살짝 맵기까지 하고... 처음 먹었을 때는 오~ 했지. 식어도 그 맛이나 바삭한 정도도 변하지 않으니 더 마음에 들더라고. (사실 나는 군것질을 그리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두번째 방문했을 때는 첫번째 방문때보다는 한적했기 때문에, 사장과 이런저런 이바구를 하다가 아예 튀기고 있는 것을 동영상을 찍어버렸지. 사실 좀 더 길게 찍은 것도 있었는데, 그건 微信에 실시간으로 올려버린다고, 저장이 되지 않았더라고.ㅠ (그러니까 두번을 찍는다고 제대로 찍지 못했다는 변명이지 뭐.-_-;)
이 灌肠이라는 먹거리는 그리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먹거리는 아니더라고. 청나라 光绪 때 먹기 시작한 궁중 먹거리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만드는 방법이 간소화 되었고, 지금은 일반 서민들의 길거리 음식이 되었다는 말씀. 다른 지방에도 있을려나... 유심히 보질 않았으니.ㅋ
- '牛B'는 牛逼라는 뜻인데, B의 한자어는 여성의 성기를 뜻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문자화 시킬 떄는 부드럽게 보이기 위해 영어로 표기하곤 한다. 내 나름대로의 뜻은 '졸라 대단한...' 정도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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