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中 國

추억의 '二鍋頭酒(이과두주)'

우리팬 2006. 10. 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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扬州로 가는 南京东站 안의 가판대에서.

사진 속의 조그나만 병에 있는 것이, 그 유명한(!) 北京의 명주 '二锅头酒'이다. 사실 싸구리 술이라, 제대로 취급받진 못하지만서도, 일반 서민들이 가장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술, 그리고 나의 경험으로 볼 떄도... 도수 56도에 비해, 꽤나 뒷끝 깨끗한 술이다. 사진의 것은 휴대용(?). 이 날 扬州의 富春茶社에 갔을 때, 건너편 테이블의 아저씨가, 包子에, 이 二锅头를 까서 마시고 있는거다. 어찌나 멋있어 보이든지.-_-; 그때 시간이, 4시 약간 넘었었는데. 혼자 홀짝홀짝 드시더니, 별로 취한 기색도 없더니만. 하기사, 어학연수 시절에, 어느 일본인 친구는 이 술을 비롯 한창 파카 호주머니에 도수 높은 술을 넣고 다니곤 했는데, 이 술이 그래도 꽤나 괜찮다고 말한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96년 겨울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二锅头를 접했던 나는, 당시엔 이 술을 마셔보고 어찌나 치를 떨었든지, 아예 상종 자체를 하지 않았는데, 00년 북경에서 한국으로 들어가기 전, 선물을 고르던 차.. 택시기사 아저씨한테 추천받은 술이 바로 二锅头였다. 가격도 싸고, 술도 깨끗하고... 꽤나 북경 서민들에겐 자존심이 있어보이는 술이긴 했지만, 결국 나는 술병이 안 이쁘다는 이유로-_- 술병 이쁜 孔府家酒를 사들고 갔다. 그러나 그 이후로 孔府家酒는 상종도 안 하지만서도.-_-;;; (마트에 가면 이 二锅头 선물용이 있기는 있다.)

요즘은 백주를 마시게 되면 대게 小糊涂神을 마시기 때문에, 二锅头를 마실 일은 거의 없다. 그냥 그저그런 추억이다. 이 술을 한모금 마시고 바로 화장실로 달려갔었던 처자도 있었고, 신기하다면서 불을 붙이는 언니도 있었고 하는. -_-;;; 그래도 그때는 뭔가 모험심이라든지, 호기심 만땅이었건만, 지금 중국의 白酒를 보면, 내가 찾는 술만 쳐다보게 되니 원.-_-

중국의 白酒 (일명 '빼갈'이라 부르는)는, 가급적 비싸지도 않고, 싸지도 않는 중저가의 것이 가장 낫다. 이유인즉, 값이 싼 것은 너무 싸서 탈인지라 의심이 될 수 밖에 없고, 비싼 것은 가짜가 판을 치는지라, 믿을만한 판매상이 아니라도 사고나서도 찜찜하다. 그리고, 중국의 대표적인 白酒인 茅台酒나, 五粮液과 같은 고급술은... 절대 공항 면세점에서 사면 안된다. 더 비싸기 땜시롱.


<추가> 10.27 17:21
생각치도 않게, 본의 아니게 오늘 점심때 반주로 마시게 되었다. 한국에서의 二锅头라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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