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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와 재하. 阁下和在下.

우리팬 2006. 12. 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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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중국어가 한국어보다 편하다고 생각될 때가 호칭에 관한 많은 단어들 때문이다. 우리말에서는 일단 어느정도의 관계가 성립된 후 파생되는 여러가지 호칭들 때문에 이걸 제대로 써먹는다는 여간 골아픈 일이 아니다. 물론 신경 끊고 살면... 살아가는데 별 지장은 없다만.

이전부터 나보다 나이 많은 남자면 형님, 혹은 아저씨, 나보다 나이 많은 여자면 누나, 혹은 아줌마. 나보다 손아래이면 뭐, 그냥 동생들.-_-+ 학연으로 따져봐도 얘는 후배인거 같은데 후배는 아닌거 같고, 이 사람은 선배인거 같은데 선배가 아닌 사람이 있다. 암튼, 골 아프다 적당한 호칭을 찾는다는 것이. 특히, 개인적으론 어느 호프, 커피숍이나 매장을 가게 되더라도... 종업원에게 적당히 붙일만한 호칭이 없다는 것이 불만이다. "여기요~ 저기요~" 할 수 밖에.-_-+ 아가씨라 부르면 한대 맞을 것 같고... -_-+ 요즘은 구두가게 남정네한테도 언니라 부른다미?-_-+

중국에선 그나마 좀 낫은 것이 나이차가 나도... 뭐 둘이 별로 이권다툼이나 상대에 대접받고 싶지만 않는다면 그냥 쉽게 친구가 된다. 우리말의 선배개념 역시도 같은 과가 아니라면 뭐, 그냥 아는 사람이 되는거다. 뭐, 나중에 필요할 때 선배, 선배 할진 모르겠지만, 억지로 집단주의를 강요하진 않는거같더라고. 종업원은 나도 습관때문에 잘 고쳐지진 않는데 언젠가까지는 小姐라는 호칭을 썼으나, 중국역시 요즘은 服务员 혹은 服务生으로 부르면 된다.

물론, 위에 말한 내용들은 20代 대학생들의 생활을 엿본 것들이다.

암튼, 제목과 상관있는 이야기. 阁下 라는 호칭이 있다. 우리말로 하면 "각하"다. 각하... 난 각하하면 이승만 대통령이 생각이 난다.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라는 자유당때의 농담 한토막이 떠오르는데, 중국에서의 阁下는 상당히 예전에 썼던 말로, 상대에 대한 초강력 존칭으로 쓰였다. 그와 상반되는 것이 在下다. 자신을 낮추는 말로써 쓰인 이 단어 역시 초강력 겸양으로 쓰였다. 현지 생활을 하면서는 거의 쓸모없는 단어인지라 알 필요는 없지만, 중국어를 접한 사람 中에 무협의 세계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이 떠오를 것이다.

어느 문파에 왠 아저씨가 하나 갑자기 들어온다. 놀란 장문은 "阁下是...?" 뭐, 그러면 들어온 사람은 "在下, 华山派的..." 뭐라뭐라 한다. 소림 화상들은 贫僧, 무당 도사들은 贫道, 아미 비구니들은 贫尼
를 써 자신을 낮췄다.


생각해보니까 우리도 있었다. 사극보면 소자가... 뭐라뭐라, 소녀 황송하옵기 그지 없슴다??? 중국어에선... 孩儿 정도? 일단 여자꺼는 없다. 小女子라는게 있는데, 이건 부모, 자녀관계에서 쓴건 본적이 없는거 같고.

원문 포스트 : 2005/12/21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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