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남

08년 5월 18일 일요일, 롯데vs우리 사직구장 관람전.

우리팬 2008. 5. 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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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롯데에 외국인 감독이 부임을 하고, 또 선수들마다 입에 다는 소리로 팬들의 염원대로 "가을에도 야구하겠다."라는 말때문인지 초반 롯데의 돌풍으로 말이 많았고, 또 여느때와 비슷하게(?) 개막 후 초반 강세가 대단해서 사직구장을 몰려드는 인파들이 장난이 아닌 관계로, 감히 사직구장을 찾을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주위 외국인과 약속을 잡게 되었고, 일단은 작년에 같이 간 적이 있는 중국 칭다오(青岛) 출신의 龙哥와 한국생활 3개월이 지난 丽娜라는 처자와 함께 상당히 오래간만에 사직구장을 찾았다.


역시나 롯데돌풍과 함께 입이 찢어진 곳은 바로 사직구장 주변 상가들이다. (가장 입찢어지는 곳은 바로 홈플러스일 듯.-_-;) 시간관계상 경기 후 사직구장 근처의 주점을 찾을 여유가 없는게 안타깝지만, 예전처럼 당일 롯데가 이기면 소주 한병은 무료라는 자연스러운 서비스가 아직 있을까나. 근데 따지고보면 사직동은 괜찮은 밥집은 좀 있는 것 같아도, 괜찮은 술집은 별로 들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딜 가나 다 거기서 거기겠지만, 그래도 롯데와 함께 사장의 마음도 들썩이는 집을 찾게 되겠지비. 홈플러스에서 장을 보는 이유야, 뭐 노점이나 혹은 구장 안 음식코너들보다 싸기 때문인데, 가격은 둘째치고... '양(量)'이 정말 눈물난다. BBQ 11,000원짜리 후라이드를 한번 사봤는데, 차라리 노점에서 한마리 5,000원주고 타는 전기구이가 훨씬 양은 많겠더라.-_-;

예전에는 경기시작 두시간 전에 도착해서 근처 홈플러스에 들려서 먹거리와 음료도 사고, 팅가팅가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는 아해들을 보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떼웠던 것 같은데, 이번엔 그렇지 못했다. 경기가 오후 5시부터였는데, 1시부터 줄이 붐비기 시작한 곳은 매표소도 아닌, 마이비 카드 전용 입구쪽이었다. 그러고보니, TV 광고로 몇번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마이비로 지하철 타고 오면 할인된다는... 원래 기존에 마이비카드 입장시 10%던가 할인혜택이 있었는데, 그 광고로 인해 정말 많은 이들이 알고 줄을 서고 있는 것이었다. 다만, 문제는 줄서는 공간이 협소하고, 또 사람들이 지나가야하는 통로라는 점.

햐... 깨놓고 말해, 중국의 春节때 기차역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것보다 더 붐볐다. 아니, 더 붐볐을 뿐만 아니라, 그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아는 지인을 찾아간다고 이리 치이고, 저리 밀고 당기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던지라, 자연스레 짜증이 치밀었다. 누구랑 만나기로 했으면 일단 입장 뒤나 혹은 좌석에서 만나면 된다. 그 붐비던 와중에도 아는 사람 찾아갈꺼라고, 줄서 있는 사람들을 사이로 밀고 당기고... 헐. 정말 사고 안 났던게 다행이었음 다행이었다. 부산사람도, 사직구장을 찾는 사람도 사람은 사람인지라, 자신의 소기의 목적을 위해 잠시나마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내 나름대로도 이해할 수도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시하는 '중국인'이 보는 가운데 더 심한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니... 우째 양해의 말도 못 꺼내겠더라고. 밀고 당기고 하는 가운데 꿋꿋히 버틴다고 다리에 힘이 많이 쏠렸는데, 아직도 왼쪽 무맆이 얼얼할 정도다.

뭐, 자세히는 아니지만 그 상황에서, 또 아직 개장을 하지 않은 마당에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본의 아니게 듣게되었는데, 롯데가 올해는 좀 한다, 사직구장 재밌다, 이 정도만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 실제 TV를 통해 롯데 경기를 자주보는 사람은 생각외로 적은 듯 보였다. 그러니까 롯데 응원을 위해 사직구장을 찾긴 한다만, 야구에 대한 전반지식, 특히 롯데의 전력 따위는 안중에 없는 듯.-_- 그냥 먹거리 싸들고 가서 사람들과 함께 응원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나와 함께 줄서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었다는 것.-_-; 韓군의 말마따나, 롯데가 아니라 롯데 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차라리 집에서 TV로 보는 편이 훨씬 낫다. 나도 아는 지인들 때문에 가는 것이지, 곧이 롯데 야구볼려면 집에서 볼테지만 말이다. 사서 고생할바엔, 차라리 집에서 편하게 보는게 낫다.

우야등가, 우여곡절 끝에 입장 문이 열였고, 마이비카드로 입장하는 곳에는 더 난리가 났다. 마이비 카드는 부산.경남 지역의 교통카드이다. 간편하게 기계에다가 카드 대고 쏙~하고 들어갈 수 있어 편리하겠지만, 사직구장 입장에는 그 '편리함'이라는 것이 전혀 없다. 일단 본인이 카드로 체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입구에 대기하고 있는 직원에게 카드를 건내주고 그 사람이 잘 인식되지도 않는 기계에다가 부비고 비벼서야 겨우 체크가 되고 입장한다. 그러니 시간은 더 걸릴 수 밖에. 차라리 매표소에서 줄서서 표사고, 다른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훨씬 빨리 입장할 수 있을 지경이었다. 정말 그 기계 좀 바꿔라!


입장은 했건만, 자연스레 나는 일행들을 이끌고 1루측 응원석으로 향했건만 좌석이 없다. 12시 30분쯤에 사직구장 앞에 도착을 해서 1시, 그러니까 경기시작 4시간 전부터 줄을 섰건만 1루측 좌석을 못 찾은 것은 순전히 마이비 카드 전용입구로 들어와서였다. 표사들고 들어온 사람들이 더 빨랐다니께. 고로, 본의 아니게 난생 처음으로 야구장 3루쪽에 앉아야만 했다.-_-; 물론 사직구장은 상관없다. 아니, 롯데 경기는 홈경기라면 원정팀 응원석이라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 그냥 아무데나 앉아도 다 롯데팬들이다.-_-; 거의 부산사람들이고.

경기시작 두시간 전.

경기장밖은 여전하다.

나중에 생각한 것이지만, 아직까지는 그러니까 롯데가 겨우 승율 5할이 넘는 이 시점에, 사직구장을 찾을 때는 너무 일찍 올 필요도 없다. 단지 1루측 응원석에 앉는 것이 힘들겠지만, 그냥 차라리 아무데나 앉을 것 같으면, 1시간 전에 와도 별 상관없는 것 같았다. (다만 일행이 많다면 좌석찾기가 힘들겠지만.) 경기시작하고 나서도 사람들은 계속해서 들어왔고, 매진 안내통지가 떴더라도 사람들을 이래저래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3회던가 그쯤되서는 아예 자리가 없어 통로계단에 앉거나 서서보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꽤나 일찍 입장을 했는지라, 홈팀 롯데의 연습모습이 보였다. 예전에는 대게 구장에 입장하고나면 원정팀 연습모습을 봤는데, 일찍 들어오긴 너무 일찍 들어왔다.-_-;

배팅훈련 끝낸 강민호가 누군가(?)와 얘기를 하고 있다.

나중엔 이대호가 깔아뭉개버렸다는-_-;;;

조금 재미난 모습인데, 우리 히어로즈팀의 등번호 57번... (나중에 다녀와서 찾아봐서 알았다. 투수 조용훈)가 강민호랑 얘기 좀 하더니, 이윽고 이대호와 얘기 좀 하더니만, 그라운드에서 장난을 치는 모습이 보이더라. 저렇게 깔리면 많이 아플껀뒈... -_- 캐스터들 요즘 항상 하는 소리로... "저러면 부상의 우려가 있죠~" -_-;;;

박현승 선수의 프리배팅 모습.

마햄의 프리배팅 모습.

경기시작 1시간 전, 좌석은 이제 거의 다 찼다.

오늘 경기의 스타팅 맴버.

롯데 선발은 민한햄이고, 우리쪽은 몇일전에 너클볼 이야기 때문에 기사화되었던 좌완 마일영이다. 상당히 투수전을 예상했는데, 역시나 구장을 찾은 팬들 입장에선 지루한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민한햄이 나오면 이길 확율이 높다, 라는 기대감을 가진지는 꽤나 오래되었으므로... 으샤으샤! (경기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한다. 벌써부터 열받긴 싫다.-_-;)

요즘은 왠지 심판들 이름에 더 주목하게 되는데-_- 세대별로 응원문화가 다르듯이, 어르신 몇분들은 볼판정이 찜찜할 때마다 "영재야!"를 외쳤다.-_-;;; 최수원 심판은 롯데의 전설 최동원 선수(현 한화 투쿠코치)의 동생으로, 롯데전 편파판정에 대해 말이 많다.

플레이볼~

주찬신. 얼른 응원가 만들자!

두말할 필요있나, 이대호.

가르시아. 어랏, 농군패션 아니네?

6회초, 역시 투수전.

2회에, 도루로 걸린 정성훈을 조성환이 잡을 수 있었는데, 성환햄이 잘못 던졌는지 아님 현승햄이 잘못 받았는지 공이 빠져서 3루에 있던 송지만이 들어왔다. 정말 어이없는 실책. 선수 잡을려고 했다가 괜히 더블 스틸을 허용해버린 것이다.-_-; 요즘 소설 많이 쓰고 있는 롯데 전이고, 또 덩달아 작가들도 등단하는 마당에-_- 수비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정말 힘빠지는 점수다.

사람들 좀 봐라. 경기시작 2분 후.

이제 사직 주말전이다.

8회엔 어김없이 주황색 쓰레기 봉투를~

3루측에 처음 앉아서 생각든 것인데, 3루측에 제공되는 쓰레기 봉투가 적다. 지정석 근처 말고 안쪽에는 거의 못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이다. 그래서, 몇몇 광팬들, 일명 꼴리건이라 부르는 아이들이 단체로 소리지르고 난리 났었다. "롯데의 강민호" 응원송을 빗대서 "롯대의 봉다리" 노래를 부르더니, 2MB까지 부르면서 봉다리 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욕설까지 하는 바람에 살포시 짜증이 났는데... 처음에는 피식 웃던 어르신들이 욕설이 심해지자 인상을 찌푸리시더라고. 다 좋은데, 욕은 좀 줄이자... 어린 것들이.-_-+ 아님, 1절만 하든지. 어떤 아이는 뜬금없이 "명박아~ 나는 미친소가 먹기 싫다!"를 외쳤다.-_-;

오홋, 개인적으론 근 20년만에 구장에서 맞이하는 연장전이다.

소시적엔 롯데경기를 구덕 운동장에서 했는데, 언젠가 연장전으로 집에까지 걸어간 적이 있었다. 대신동에서 당시 내가 살던 대연동까지... 걸어서 가는게 상당히 무린데-_- 연장전 다 보고, 버스까지 끊겼던지라 1시가 넘어서 집에 도착해서 엄니한테 엄청 혼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처음 구장에서 맞이한 연장전. 그나마 다행인 것은 5시 경기인지라 9회말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시간이 7시 42분이다.


자, 오늘 새로운 작가의 등단, 나승현 작가의 보크와 와일드 피칭으로 인해 결국 11회초에 또 어이없는 점수를 내주고 결국 졌다. 안타맞고, 홈런 맞고 진 것이야 상대팀이 잘했기 때문에 뭐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정말 이건 아니다, 싶었다. 요즘 롯데 불펜들에 대해 말들이 정말 많은데, 여러 소설들 쓰는 가운데, 이젠 쓸게 없으니까 이딴 쑈까지 다 보여주고 있다. 점수내주는 방법도 정말 여러가지, 무궁무진하다라는 걸 롯데가 몸소 보여주고 있으니... -_-;;;

애초부터 향남이형아가 나왔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어차피 선발에서 놀던 형아인데, 2,3회 던지는거나 동점에서나 연장에서나 별다른 긴장은 하지 않을터인데. 나승현 작가는... 아직 많이 어리잖우.-_-+ 10회는 정말 잘 막아내더니, 결국 11회에 사고를 치고야 말았으니... 흠흠.

11회말, 투아웃 마지막 타석의 이대호.

이 날 경기에서 이대호의 모습은 예전과 달랐다. 물론 잘 맞혀서 잡힌 타구도 있었으나, 삼진을 몇년이나 먹었으니. 게다가 마지막 희망이었던 11회 말에, 주자를 내보내놓고도 결국 삼진으로 끝나버렸다. 황두성 선수도 몸을 제대로 풀고 나간 것 같지는 않더니만. 그냥 3루측에서 계속 캐치볼만 하고 나간거였으.-_-;

암튼 또 작품 하나가 나왔다. 당췌 오늘의 경기 수훈선수는 누군가가 의심될 정도로, 또 누구와 인터뷰를 해야하는지 의심이 될 정도의 경기였다. 히어로즈팀에게 내준 2점이 모두 에러였고, 9회까지 그래도 완투한 민한햄이 아쉬울 정도였으니. 야구 혼자하는게 아니잖우... 또 매일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아니지만, 가급적이면 홈에선 좀 더 힘을 내서 해줬음 한다. 목쉬면서까지 노래부르고 응원하고 하는데, 2,3살 먹은 얘들도 신문들 흔들면서 롯데~ 롯데하는데... 이 날 같은 경기보고나면 다시 사직 찾겠냐...

수비에서 에러가 나오고, 또 투수가 작가가 되어 소설을 쓴다 할지라도 공격쪽에서 불을 붙이면 이길 수 있는게 야구가 아니던가. 상대편 투수가 잘던져서 공격의 실마리를 뚫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만, 4월 말이던가, 성환햄의 끝내기 안타는... 끝내기 안타의 의미로 사람들이 열광을 했겠지만, 그 안타를... 그 점수를 우리나라 최고 마무리라는 오승환한테 얻어서인 의미도 있기 때문이었다.

점수낼 때 10점 가까이 내서 하루에 힘빠지는 경기 하지말고, 1점을 내면 1:0으로, 2점을 내면 2:1로 이기든지, 10점을 내도 10:9로 이기는 그런 손에 땀을 쥐게하고, 경기다운 경기를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 아, 점심, 저녁 다 거르고... 야구는 4시간을 기다려서 봤고, 또 집에 갈 때는 비까지 맞았는데... 어제 하루는 정말 이래저래 사람환장하게 하는 날이었다.


다음 사직 주말전은 6월 6,7,8 SK전이다. 일본인 강사 國實 선생등과 함께 갈 예정.

중국어 야구용어를 생각 좀 해봐야겠다. 내가 아는건 고작 일본식 한자의 야구용어인데, 대만 야구용어를 모르니, 중국얘들에게 설명하는데 상당히 얘를 먹었다. 안타(安打) 설명한다고 얼마나 진땀을 뺐던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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