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남

드디어 부산진역 부근의 명물(?) '北京'에 가다.-_-v

우리팬 2008. 7. 22. 05:27
반응형
몇달된거 같은데, 종종 보는 블로그 中에 부산의 맛집을 소개해주는 곳에서 중화요리를 하는 (속칭 중국집) 식당 소개를 보고... 괜찮다 싶어서 친구넘들과 어느날 무작정 찾은 적이 있다. 그런데, 포스트 내용을 제대로 보지 않아서, 원래 부산진역에 위치해 있는 줄 모르고, 화상(华商)들이 연 식당이 많은 부산역 앞의 초량외국인 거리에서 헤맸으니... 3,40분을 찾는다고 헤매다가, 결국엔 의경 아저씨들한테도 물어봤으나... (군복무 하는 사람들 中에 가장 짜장면 소비가 많지 않다는가.-_-;) 흔하디 흔한 중국집 이름인 '북경(北京)'이라는 식당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지나가다가 눈에 보이는 아무 중화요리점에 가서 자리를 잡고 그 집의 깐풍기를 먹고 귀가를 했다.
그러다가 이후부터는 '북경'의 깐풍기는 잊은 채, 우리 동네에 있는, 그러니까 조선족이 하는 양꼬지 식당을 종종 찾게 되었고, 더이상 '북경'이라는 식당은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그 후엔 김해에서 역시 조선족이 운영하고 있는 식당까지 알게 되었으니... -_-v 또 개인적으로 탕수육과 같은 한국화가 된 중국요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더이상 생각하지 않았을런지도 모르겠다. 탕수육 열그릇 먹을바엔 锅包肉 한접시가 낫다.-_-v (사실 양꼬지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능.)

지난 주말... 해가 떨어지기 시작할때쯤에, 다시 그 맛집을 소개하는 블로그를 찾았고, 또 괜히 그 '북경'이라는 식당이 생각이 나서 해당 포스트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심지어, 그 블로거가 활동하는 다음의 어느 까페에까지 가서, '북경' 관련 포스트를 죄다 찾아보았다. (이 까페도 언젠가 무심결에 가입을 했다만... 동호회 활동이라는 것을 안한지가 5년이 훨씬 넘다보니 댓글 하나 달고 자주 찾지 않는 정도.) 상당히 좋은 평가들, 음식이나 가격은 둘째치고, 그 식당의 사장 내외의 친절함과 서비스... 또 언뜻보기엔 그 까페의 단골 번개 2차 장소로 보이기도 했다. 에라이 모르겠다, 가보자... 하는 생각에 비상연락망(?)을 돌렸고, 朴군만이 시간이 맞아, 시커먼 남정네 둘이서 무더운 여름날에 본의아니게 부산진역을 찾게 되었다.


부산진역... 개인적으로 이 곳을 찾은 유일한 추억이... 고딩땐가, 경남여고 학예전 구경갔을 때일 것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당시 같은 학원을 다니던 초딩 동창이 다니고 있어 학원 얘들과 찾아가긴 했는데... 학예전에 술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_- 또 뭐 제대로 친한 얘도 없고해서 정말 한바퀴 구경만 하고 돌아왔다. 단순히 그 유명한(?) 경남여고가 여기구나, 도장 찍고 왔다는 말씀. 그 후부터 지금까지는 뭐, 간혹 신나게 걸을 때 진역을 통과해서 귀가하는 일들이 좀 있었는데... 2년전엔가, 다대포 숙소로 돌아가는 막차를 타야하는 韓군을 데려다주고, 그 무시무시한(?) "총각 놀다가 아줌마"들과 마주친 적도 있었다.암튼, 오래간만에 진역 부근을 찾긴 했는데, 사실 부산일보 빌딩말고는 아는 곳이 없었다. 또 까페에도, 블로그 포스트에도 '북경'이라는 식당의 정확한 위치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이 단무지 남정네 둘은 무작정 골목골목을 뒤져가며 찾기 시작했다. 도로를 지나가는데, 까페에서 소개된 다른 중화요리 음식점이 보였다. '에이, 저기라도 갈까?' 포기할려던 차에... 사거리 도로에서 좌회전을 하자, 눈에 익은 한자가 보였다. 北京. 으아~ 사실 실제 중국의 北京 역시 96년에 한번, 00년에 한번 단기간 머문 이후로 한번도 간 적도 없었고, 또 남방에 있는 南京에서 3년을 있다보니, 이 北京이라는 곳은 왠지 개인적으로 친근감들이 들지 않았는데, 우째 또 그 식당을 발견하곤 또다시 北京을 찾고 싶게 되었는지... 원. 흠흠. 각설하고~

드디어~ 찾았다. 北京.

자그나만 동네 중국집과 비슷한 인상이었는데, 저녁 9시가 다된 시간에도 1층의 빈 테이블이 고작 두개밖에 없었다. 시끌법적한 안의 분위기에 비해 우리 테이블엔 우중충한 남정네 두마리.-_-; 사모님처럼 보이는 아주머니가 주문을 받으시는데, 대번에 "'모듬 깐풍기'하고 '빨간술' 주세요."라고 했다. 이 두 메뉴는 이 집의 메뉴판에 표기되어 있지 않다. 알만한 사람들은 아는 메뉴로, 모듬 깐풍기는 원래 해물 깐풍기라 하고, 또 빨간술은 이 집에서 직접 담근... 뭐 그런 술이라고 한다. 인터넷 뒤져서 찾은 넘은 나인데, 우리의 뻔뻔한 朴군은 "소문 듣고 왔어예~" -_-;;; 왠지모를, 반갑게 맞이하는 사모님은 빨간술부터 일단 주시고, 또 간풍기, 그리고 서비스라며 유산슬과 짬뽕국물을 주고 가셨다.

빰빠라밤~ 드뎌 먹어보는구나, "모듬 깐풍기".

앗... 피단(皮蛋)이다.-_-; 개인적으로... 이 넘에 대한 아픈 사연이 있기에 손도 안대고, 일단 깐풍기부터 입에 집어넣고 빨간술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의외로 독했다. 아마도 50여도 되는 백주(白酒)로 담은 술인 것 같았는데, 그래도 25,000원 주고 공부가주(孔府家酒)를 먹는 미친칫보다는 낫기에... 찬찬히 한잔... 두잔 집어넣기 시작했다. 뭐, 은근 괜찮더니만. 몇일전에 일본인 샘들과 김해에 있는 조선족 식당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_- 정말 싸구리 백주인 '沈阳原液' 네잔에 엄청 고생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상하게 백주가 땡기지 않았다. 한 두어병은 마실 줄 알았는데, 결국 한병에서 한잔을 남기고 일어서야 했다. 뭐, 사실 이것도 먹거리가 많다보니 배가 불러서 도저히 못 먹은 것. 남정네 둘이 배고플 때 양이 딱 맞는 것 같았고, 셋이서는... 정말 안주삼아 먹을만할 정도의 양이었다.

신나게 먹고, 신나게 마시고... 하던 도중, 뒷 테이블에서 무지막지한 중국어 수다소리가 들렸다. 아, 이 집 사장내외는 중국인이라는 얘길 까페글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역시나~ 조선족과는 또 다른 중국의 북방 말투가 들리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남방 말투보다 북방말투를 더 선호한다.-_-v 특히 중국배우 姜文이나 葛优의 말투는 정말 정감있게 들릴 정도.-_-;) 그 많던 손님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고, 결국 우리 둘만 남았다.-_-; 뻘쭘한 마음에 2차 갈 생각으로 계산을 하며 살짝 물어봤다. "어디 분이세염?" 연태... 烟台 란다. 오~ 작년에 烟台에서 일주일정도 머문 적이 있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 더 친근감이 가더라고.-_-; 한 두어시간 있었나... 뭐, 잘은 모르겠지만, 상당히 친숙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요리와 술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고, 또 보기와는 다르게 (우째 이미 한잔 하신듯한) 상냥한 사장님의 친절함도 기억에 남는다. 나중에 2차에서 미처 만나지 못한 韓군과 합세를 하게되었는데... 다음을 기약하며-_- 아마 조만간 또 찾게될 듯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