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

컴퓨터 소음은 정말 내 방의 적이다.-_-;

우리팬 2008. 12. 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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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컴퓨터 소음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래도 컴퓨터를 사용한 지가 20년이 다되어 가는데, 한번도 컴퓨터 소음에 대해 인식하지 않았을까마는, 그냥 컴퓨터가 돌아가기 위해 나는 소리려니 했지, 그게 무슨 하드웨어적인 문제나 혹은 부품의 양질의 문제라고까지는 생각치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이런저런 컴퓨터 내부의 소음은, 노래를 틀거나 다른 게임에서 나오는 소리에 묻히기 마련이었다.

4년전에 사용하던 중국 조립식 데스크탑 내부. 정말 CPU팬 허접하네.-_-;

3년전인가, 중국에서 유학하고 있을 당시, 한창 논문 예비답변때였는지라 컴퓨터 앞에서 씨름을 하고 있었는데, 이거원 컴퓨터를 30분 이상만 쓰다보면 갑자기 다운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왜지? 했는지... 아니나 다를까, CPU팬이 아예 돌아가지 않아, CPU가 뻗어버렸던 것. 이전까지는 컴퓨터 하드웨어는 다른 특출난 능력을 가진 이들의 소관인 줄로만 알고 있었고, 그래서 매번 데스크탑 컴퓨터를 구입할 때마다 이미 조립되어있는 조립식 컴퓨터를 구입했었다. 중국이다, 당시 내 주변의 지인들 중에는 컴퓨터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가진 이가 없었고, (어떻게 매번 컴퓨터 문제가 생기면 나만 찾았는지-_-;;;) 또 그렇다고 중국인 컴퓨터 기사를 부르기엔 귀찮은 일이 많을 것 같아, 결국 손수 해결하기로 하고 데스크탑의 뱃대지를 열어보았다.

엄청난 먼지, 사실 방 청소를 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눈에 보이는 곳은 그럭저럭 치우고 살았는데, 컴퓨터 내부의 먼지는 이제껏 내가 봤던 먼지와는 차원이 다른 양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 허벌난 먼지를 제거한다고 두세시간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닦아내고 쓸어냈는지, 그제서야 CPU팬이 돌아간다. 성공이다, 싶었는데... 털털털 거리는 팬소음이 결국엔 신경을 꽤나 거슬리게 했다. 에라이~ 하며 값싼 CPU팬을 해부(?)하기 시작,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기름칠을 해주면 좀 낫다, 라는 글을 보곤 식용유도 발라보고-_- (이건 정말 미친 짓이다.) 나중엔 자전거 수리점에서 자전거 체인에 바르는 기름까지 얻어와 발라봤다. 그러는 동안에 결국 값싼 CPU팬은 저 세상으로... -_-

난 그때까지 CPU팬에도 신분이 있는 줄 꿈에도 몰랐었다. 그냥 난징(南京)의 IT중심이라고 부르는 珠江路에 있는 百脑汇 라는 상가에 들어가 평소에 안면이 있는 사장을 찾아가 내가 이전에 쓰던 CPU랑 크기가 비슷한 것을 골라 집에와서 달았다. 그제서야 제대로 돌아가는 컴퓨터. 그 RMB 15元(당시 환율로는 2,250원)짜리 물건 하나때문에 1주일을 넘게 혼자 쑈를 했던걸 생각하면 지금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당시 12월이었는데, 베란다 구석에 있던 선풍기까지 꺼내야 했었으니.-_-;

한국에와선 운좋게도 데스크탑을 공짜로 받아 쓰고 있다. 지금이 두대째인데, (처음 받았던 것은 메인보드가 날라갔다.-_-;) 이전까지 중국에서 썼던 사양과는 천지 차이가 났는지라, 뭐든 최고인 줄 알았다. CPU나 메인보드 혹은 그래픽 카드는 둘째치더라도, 이전에 중국에서 쓰던 데스크탑은 추가 메모리를 따로 구입해 달아서 512MB였는데, 한국에서 사용하던 데스크탑의 메모리는 2G가 아닌가.-_-+ 당연히 소음에 대해선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사용을 했었는데, 문제는 올 여름부터였다.

지금 CPU팬은 2200rpm 정도다. 여름엔 3600~4000rmp까지 돌았었다.-_-;

여름엔 덥다. 더운만큼 방안 온도도 만만치 않다. 에어콘 빵빵하게 나오는 곳이라면 모르겠지만, 내 방에는 몇년된 선풍기 한대 꼬질꼬질하게 돌아갈 뿐이었다. 뭔가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라는 생각에 책상 아래에 있던 데스크탑의 본체를 책상 위로 올렸다. 그리고 CPU팬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Speedfan이라는 프로그램을 찾아내어 시도를 해보니 내 맘먹은대로 CPU팬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무더운 곳에서의 컴터에는 말짱 도루묵. 심지어 나의 더위를 식혀주던 선풍기까지 동원하여 데스크탑의 내부에 쐬이는 등, 별 짓을 다해봐도 뾰족한 수가 나지 않았다. 이런 헛짓거리는 하는 동안에 여름은 갔고... 어느덧 겨울이다.-_-; 그러는 동안에 귀가 또 컴퓨터 소음에 익숙해버린 것이다. 그래서인지 외관상으론 좀 답답해도 그래도 몇달동안 데스크탑을 책상 위에 두고 사용했던지라 소음에 대해선 별 생각이 없었는데, 괜히 오늘 점심 이후에 CPU팬의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왜 있자나, '왠지~ 오늘은~'이라는. 에라이, 옮기자... 이전과는 다른 곳, 그러나 역시 책상 아래로 내렸더니... 세상이 평온해진다. 게다가 지웠던 Speedfan을 다시 다운받아 CPU팬의 속도를 90%로 줄여버렸다. 와... 와...

내가 아무리 하드웨어 왕초보라 할지라도, 이건 안다. 우리같은 컴퓨터 하드웨어 초보에게 CPU팬 소음은 답이 없다. 먼지제거? 백날 해줘봤자, 근본적인 해결은 결코 되지 않는다. 괜히 CPU팬 뜯고 붙인다고 열만 더 낼 뿐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다. 자본주의에선 '돈'이 최고다. 결국엔 그 돈으로 CPU팬의 소음을 해결할 수 있다. CPU팬의 지름.-_-; 그러나 우리같은 서민은 지름신보다는, 귀를 소음에 익숙케하고 살 수 밖에 없다. 이래저래 CPU팬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가격도 보고, 사용기도 보고했는데... 결국 참기로 했다. 물건 고르고, 배송 기다리고, 받아서 데스크탑 열고, 떼고, 달고...~ 물론 결과적으로는 엄청난 행복에 빠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난 그냥 지금 현상황에 만족하기로 했다. 본체 위치만 바궜는데도 말이다, 참으로 만족스런 그러나 왠지 서글픈 기분 참 아이러니한 오후이다.-_-;


지구온난화가 장난이 아니라지만, 이 지구상에 돌아가는 컴퓨터가 내는 온도도 정말 만만치 않을 것이다. CPU의 적정 온도는 대게 35도~40도로 알고 있다. 나 같은 경우엔 45도~50도 정도인데... 뭐, 그려러니.-_-+ 너만 열받냐?-_-;;;

CPU팬 소음만큼 또 신경스이는 것이 하드 돌아가는 소리이다. 램디스크 쓰고, 뭐 이런저런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으로 설정을 잡아줘도, 결국 하드야 필요할 땐 신나게 돌아가며 소리를 낸다. 고로, 답은 데스크탑 본체를 멀리 두는 수 밖에 없다.-_-; (참으로 단무지한 방법임세.)

PD수첩에서 수소에너지로 보일러를 만드는 모박사의 이야기를 봤는데, 컴퓨터 발열한거 가지고 따뜻한 물이라도 보온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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