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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 워크샵과 블로그 간담회.

우리팬 2006. 10. 2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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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포스트 : 2005/12/22 19:02

91년에 모뎀이란 물건을 처음 써봤고, 92년에 소위 말하는 당시 PC통신의 메카라 불리우던 천리안. 하이텔 및 나우누리란 곳들을 거쳐봤다. 93년에는 당시 한창 업체들의 돈을 끌어모아줬던 '동호회'라는 서비스에도 가입을 했고, 생각치도 않게 오프라인 모임이란 곳도 가기 시작했고, 더이상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사람들을 한명, 두명 혹은 수십명씩 만나기 시작했다.

대학입학때까지는 철모르던 고삐리였던지라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당시까지는 우리(?)를 모여주게 했던 그 업체에 대해서는 전혀생각치 않았고, 그저 사람 만나는게 좋았고, 형, 누나들을 따랐을 뿐이었다. 당시 이 세개의 업체들의 경쟁이 굉장히 심했는데,동호회 서비스 자체가, 굉장한 무기로 등장했었던 것이다. 특히 하이텔이란 곳은 더더욱.


대학을 들어가고 나선 좀 달라졌다. 당시까지도 한창 '동호회'라는 것이 흥행했었고, 또한 대학 동호회들의 연합 또한 솔솔치 않게업체에게 많은 이득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당시 업체의 동호회 담당 사람들은 서울에서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고 수많은 이벤트상품들을 들고다니며 '우리는 이렇게 동호회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려 노력했었고 (노력인지 발악인진 모르겠다.) 당시 소위 뜨고 있다는 대학 동호회들에서도 역시, 대학에서의 자연스런 대인관계로 인한 수많은 회원 확보로 꽤나 짭짭한 수입을 가져다 줬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물론, 대학 동호회에 지원하는 것은 잘나가던 동호회에 비해선 새발의 피였지만서도.)

우야등가, 나 역시 동호회 대샵이란걸 하면서 실제로 무슨 간담회니 워크샵에도 차비 지원받고 서울이나 경기도 어디론가로 가서 그쪽업체의 업무담당자들을 봤었고, 또 해당 부서담당자와 업체가 믿을만한(?) 대샵들(이용자들)의 만남 역시 솔솔치 않게 보곤했었다. 그 당시의 모임에 대해 비평할려는 것이 아니라, hof님의 글, 그리고 블루문님의 포스트를 찬찬히 읽고 있자니 문득 그냥 그때 몇년이 지나도 훨씬 지난 그때의 일들이 떠오르는거다.

건의할 점은 건의하고, 고칠 점은 고치자, 라고 만들어진 소위 동호회 워크샵의 분위기는 과연 어떠했을까. 시작은 항상 좋았다.다만 사람이라는 것이 같이 밥을 먹고, 술잔을 기울이다보면 자연스레 업체쪽에선 동정유발식의 업체에 대한 팔자타령으로 이어지는것을 들어야만 했고, 또 그 분위기에 당시 동호회의 운영자이자 그 업체 서비스 이용료 면제자들은 모임이 끝난 후 운영자들과의상당한 친분을 보이며 온라인상에서의 권력을 키웠고, 이런저런 포장된 후기들을 올려 '우리 동호회는 이만큼 업체의 지원을 받는다'며떠벌리곤 했었다. 그 댓가로 업체측은 운영자에게 임기기간의 서비스 이용료 면제와 명함, 그리고 이런저런 기념품들을 뿌려줬다. 그넘의 대샵 권력이 무엇인지... 심지어, 내가 기억하는 어느 대빵 유명인 한분은 이런저런 동호회의 대샵을 거치며 아예 지방순회공연까지 돌아다니시며 이런저런 핑계로 지방에 있는 대학들의 운영자들을 살포시 불러모아 술자리를 만들어, 나이 드신 분이황송하게도 얼라들과 놀아주시는 정성도 보여셨다. (이 분, 지금 뭐하실까 별로 궁굼하진 않지만, 굉장히 잘 살고 계실꺼다. 당시 나는 이 아저씨가 상당히 이해가 안됐는데, 사실 지금도 이해 못 하겠다. 그 넘의 여자가 뭔지... -_-;;;)

블로거들과 포털 업체 업무담당자들의 간담회에는 참석해보지 않아서, 완전히 같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교집합 되는 부분도분명히 있다. 사람은 '情'에 약한 동물이다. 글로야 자기 능력껏 개인의 공간에서 이런저런 논리와 논조로 씹든지, 칭찬을 하든지할 수 있지만, 정작 사람들끼리 만나면 그런 냉정심을 100% 보존하기 어렵다. 포털 업체의 담당자들은 그냥 그런 자리를 만들지않는다. 재수만 좋으면 이전 동호회 서비스처럼, 먹고 놀면서 경쟁 업체의 회원을 끌어온다든지, 업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있는거다.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서 그저 옛날 얘기나 씹는 분위기로 가버리고 있는데, 서비스 개선의 빌미로 친분을 만드는 행위가 꼭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전 동호회 서비스가 한창일 때도 그랬지만, 지금 블로그 서비스를 담당하시는 분들 역시 담당자이기이전에 한 사람의 이용자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깟 친분따위 만들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제각기 자기 자리에서 자기 역할만잘하는게 헛돈 안 쓰고 돈 버는 방법이 아닐까나, 라는 참으로 순진한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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