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人緣

허울좋은 개살구.

우리팬 2010. 6. 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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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상대를 좀 더 이해하고 싶을 때 조심해야 할 항목이 바로 '허영'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가 아닌, 가식적인 모습, 어쩌면 상대에게 보이기 위해 일부로 만들어 놓은 그의 계획적 이미지에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속게 되는가.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거리가 가까워지면, 그 사람의 참모습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어랏? 이것밖에 안되네?', '뭐가 말이랑 행동이랑 다르노?'라는 생각이 잦으면서 결국 그 의심아닌 의심은, 그 사람에 대한 '실망'으로 변하게 된다. 그냥 실망만 한다고 끝날 문제는 아니다. 그 사람과 인연을 끊어버린다고 만사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상대에 대한 감정, 믿음등에 있어서 내 자신의 감정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며, 결국엔 '내가 사람을 볼 줄 몰랐구나.'라며 자신을 질책하기 때문이다.

나 아닌 누군가가, 혹은 평생 인연을 끊을 수 없는 가족외의 사람들에게 내가 바라는 모습을 강요할 순 없다. 아니 강요를 한다는 것도 '관심' 혹은 '간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가서야 한다. 이건 이렇게 해야한다, 저건 저렇게 해야한다, 라고 상대에게 떠벌리는 것도, 결국엔 관심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런 사람의 감정이며, 되려 그게 지나쳐서 간섭이 되어버리면 나 스스로가 한발 물러서서 자신의 감정을 추스릴 필요가 있다. 얼마나 각박한 세상이 되었으며, 얼마나 사람과 사람의 신뢰가 희미해져 버린 세상이 되었는가. 아니, 세상탓을 할 것도 아니다. 상대를 탓하기 전에 내가 가진 상대의 이미지가 얼마나 허영에 차 있었는지도 간과해선 아니될 문제라는 얘기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혼자서 결정하고, 혼자서 이어나가며, 혼자서 계산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에는 무언가, '사랑'이라는 변명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세상살이를 잘하고 있으면 그만큼 자신 스스로도 더욱 분발하여 그 사람과 평행선을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며, 행여 이건 아니다... 싶은 문제가 있다면 '대화'를 통해 소통을 하든, 납득을 시키든 무언가 해결은 봐야한다. 그저 '니는 그렇게 살아라, 나는 이렇게 살란다.'라는 무관심의 행동은 둘 사이에 있어서는 아무런 발전은 물론, 도움조차 되지 않는다. 서로 배워가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살이에, 괜히 쓸데없이 관심 가져주는 척, 혹은 상대를 배려해주는 척은 시간낭비일 뿐일 것이다.

오해는 불신을 낳고, 불신은 곧 단절을 의미한다. 괜한 오해는 아닐 법한데, 상대방 입장에서는 '니가 뭔데 이러쿵 저러쿵 하느냐'라는 식으로 대응을 해오면 상당히 당황스럽다. 내 입에 '모터'가 달려서 괜히 하는 얘기도 아닐지어인데, 그러한 관심을 간섭으로 받아들이며... '에이, 이건 아니잖아'라며 쉽게 지나쳤다가... 그 언젠가 주변 사람이 절실할 때 지나간 인연에 대해 후회와 함께 스며드는 자기자신에 대한 원망의 감정은... 또 우리가 살면서 몇번이나 반복해야 했던 경험들이던가.

상대의 가식적인 모습에 속지 말지어이다, 또 그런 이미지를 가슴속 깊은 속에 간직한 채, 그 이미지를 또 자신이 만드는 이미지로 변형시킨 채 간직하지도 말지어이다. 결국 모든 환상이 깨어지고 난 후에 남는 것은 자신과 상대에 대한 원망,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질  뿐이니, '허울'보다는 사람의 속마음, 그리고 자신의 속마음과 끈을 이어보고... 서로 마음을 터놓는 흉금없는 사이가 진정으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 믿을 수 있는, 기댈 수 있는 관계가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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