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湖 南

중국의 '擂茶'(레이차)를 아시나요...!?

우리팬 2015. 10. 1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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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湖南 常德(호남성 창더) 라는 도시를 난생 처음 방문했을 때, 재미난 문화를 접한 적이 있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중국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적지 않으니, 단순히 이 '창더'라는 도시의 옛 이름은 武陵이다, 라는 것만 알고도 매우 신기해 했는데, (삼국지 매니아라면 뇌리 속에 있음직한) 도착 후 이틀날에는 '茶' (레이차) 라는 것을 먹으러 가게 되었다. 사실 짧지 않은 중국생활을 해오고 있지만, 중국의 차(茶)를 그리 즐겨 마신 적이 없기 때문에,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에는 아니, 점심때 왜 찻집에 간단 말이냐... 하고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말은 결국 점심먹으러 가자는 애기더라고. 그럼 이 문제의 레이차, 라는 것은 과연 어떤 차인가, 사부자기 찾아보면...

   

茶(레이차)는 중국의 호남성 창더(湖南 常德)에서 성행하였으며, 또다른 이름으로 삼생탕(三生)이라고도 한다. 그 역사는 한나라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하며 명청대까지 유행하였다. 일반적으로는 쌀, 땅콩, 깨, 녹두, 식염, 찻잎, 리씨열매, 생강등을 모아 사발에 넣고 으깨어 만든 것으로,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는데 볶은 쌀을 넣으면 먹을 때 더욱 식감이 좋다. 삼국시대의 전설에 따르면, 유비와 조조의 교전 당시, 가뭄과 무더위에 전염병이 돌아, 유비의 군사들이 현지인들이 만든 이 레이차를 먹고 전염병을 치료하여 승리했다고 전해진다. 중국은 잘 알려졌다싶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차나무를 발견하고, 찻잎을 이용한 나라인데, 중국인들이 차를 마시는 방식은 이 레이차와 관계가 있다. 그러니까, 중국의 진한(秦)시대에는 찻잎을 생강이나 양파등을 빻아 섞어 물에 타서 마시거나, 쌀을 넣어 죽처럼 먹었는데, 당대(唐代)에 이르러서야 찻잎의 제작기술이 개량되어 현재의 방식으로 마시기 시작한 것이다. 원말명초 이후부터 이 레이차는 중국의 중원(中原)에서는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으나, 중원을 떠나 남방에서 정착한 객가인(客家人)들이나 그 부근의 소수민족들에 의해 계승되어졌다. 이 레이차 문화는 아직도 현지에서 일종의 풍습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无茶不成客" (레이차 없이는 손님이 될 수 없다)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일종의 손님/방문객 접대문화로 남겨져 있다.

   

百度에 나와있는 茶 제작방법 (여기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도 본의아니게(?) 손님 대접을 받았다.-_-v 사실 먹거리 관련 포스팅은 말이 필요가 없다. 사진 몇장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간판만 보면 찻집이 연상되지만, 이 곳은 일반식당이다.

   

주문을 하고 하나둘씩 오르는 요리(?)들, 처음엔 중간에 튀긴 쌀을 어떻게 먹지? 라며 상당히 궁금했다.

   

왠 흰 국물을 주지? 했는데, 일단 1인당 하나씩... 물대신 마시라고 주나? 했지비.-_-;

   

여기에, 식탁의 중간에 있는 튀긴 쌀을 원하는만큼 넣고 마시면? 먹으면 된다. 밥 대신!

   

중국에서 흔히들 먹는 주식으로 우리와 같은 쌀밥, 그리고 면류, 그리고 만두(馒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찐빵이나 교자가 아닌, 안에 소가 없다.) 정도로, 나 역시 가끔은 외식때 이것저것 번갈아 먹곤 하는데, 이렇게 茶(레이차) 위주로 식사를 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과연 이게 끼니를 대신할 수 있을까 싶어 먹을 때는 신기하기도 했고, 또 같이 나온 요리들을 보면서 어떻게 먹지, 라고 생각했는데 잘 맞더라고. 만약 나 홀로 하는 여행으로 레이차를 먹었다면 (어쩌면 아예 모를 수도 있었겠지만) 레이차에 맞게 다른 요리들 (일명 반찬)을 주문하진 못했을 듯 싶기도 하다.

   

사실 중국에 있으면서 이런저런 새로운 것들을 아직도, 여전히 접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그래도 사전에 좀 미리 알아보고, 혹은 조금이라도 찾아보고 접하는데, 이 레이차만큼은 생각치도 못하게 불쑥! 접한게 되어 처음엔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언급했듯이, 왜 찻집에 가야하나...! 했으니까. 개인적으로, 커피샵이나 찻집에 앉아있는걸 그리 선호하진 않으니까) 하지만, 대접을 받고 나와 그 날 저녁 百度를 통해 찾아보고서야, "아~" 했다지비. 그래서 꼭 먹고가라는. 흠흠. 아는 사람 中에 客家人이 집근처에 사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물어나봐야겠다. 그대는 이 擂茶를 먹어본 적 있냐고.ㅋ 혹, 먹었다면 북경(北京)에서도 먹을 수 있냐고. 그럼 나도 누군가를 맞이할 때, 티(?) 좀 낼 수 있겠지비.ㅎ

   

   

뭐, 이 포스트를 빌어, 나름 현지에서 이 擂茶를 대접해주신 张哥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나이가 60이 다 됐는데, 라니.ㅋ) 물론, 이 낙서를 볼 가능성이 제로이기 때문에, 의례상...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이며 이기적인 마음을 가지고 감사를 전한다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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