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天 津

추억인지, 기억인지 모르는 어느 곳.

우리팬 2016. 7. 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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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보면 인연을 만날 때도 있고, 악연을 만날 때도 있다. 자기 내면에서는 꿈을 꾸지만, 현실은 악몽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겪을 때가 있다. 그래서 좋은 것은 그냥 '추억'이라 해두고, 그래도 내가 살아간 시간이기 때문에 굳이 명칭을 정하자면 '기억'으로 하자.


나 역시도 그리 좋지 않은 기억을 남겨준 곳이 있다. 바로 늦깎이 사회생활의 첫발걸음을 내딛게 해 준 곳, 그래도 1년간 좋으나 싫으나 먹여주고, 재워주고 월급까지 챙겨준 곳. 하지만 좋은 기억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그 곳, 이 곳은 일전에 우연찮게 지나가는 길에 들릴 수 있었다. 그래도 아직 그 곳에는 아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인사치례라도 할까 싶어 들린 것이었지비. (사실 위치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내가 있을 때는 평일과 주말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눈 뜨면 출근, 눈 감을 때 즈음이면 퇴근, 했던 곳인데... (물론 나는 당시 기숙사 생활-_-) 언젠가부터 이 곳은 주말근무가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일감 때문이기도 하고, 규모 축소 문제도 있겠지비. 더군다나 당시 미운정이라고는 다 든 총경리 역시 올해 한국으로 들어갔다고 하니... 등록상으로는 이미 중국회사가 되어버렸더라고.


추억(?)의 기숙사를 올라가기 전에 그 공장의 식당을 지나는데, 문득 많은 이런저런 기억들이 떠올랐다. 이미 5년이 훨씬 지난 일인데, 사소한 기억들은 왜 그리 기억이 잘 나는지.-_-; 일명 말하는 농촌지역에서 도시로 올라온, 아니 외곽 도시에 있는 공돌이, 공순이 생활을 하러 온 중국인들과 1년여간을 지내면서, 내가 이제까지 알던 중국과는 다른 모습들, 그리고 사람들을 보아왔고, 그 별의 별 사람들 속에서 나는 또 중국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다, 라는 것을 나는 부정할 수 없으리라.


 

당시에도 이건 2000년대의 공장이 아닌, 8,90년대식 관리방식에, 운영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하드웨어적으로는 하나도 변한게 없는 것 같았다. 내부사정이야-_- 주말에 사람이 없었으니, 뭐가 변했는지 물어볼 수도 없었고. 다만, 나와 그나마 가까운 사이였던 직원들 중에 몇몇은 아직도 연락을 하곤 한다. 중국땅이 워낙 넓기도 넓거니와, 다들 각 지역에서 먹고살기 바쁘다보니... 얼굴볼 일은 앞으로도 없지 않을까도 싶고. 떱.


수많은 한국인들이 투자를해서 세운 공장들이 언제 어떻게 없어지는 시점에, 그래도 아직은 남아있다는 점... 모기업의 하청업체로써 납품은 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해 줄만하지. 숙련공내지, 중요 관리직들이 떠나고... 도둑도 들었고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아직 남아있기는 하다. 그래도 세월이 지나가고나니... 희미하게 재미났던 기억들도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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