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한국의 중국식 주점들.

우리팬 2006. 10. 25.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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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등 달았다고 중국식은 아닐지어인데.-_-+

내가 장기 중국 생활을 하기 전에도 종종 중국식 주점을 전전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중국 문화를 좋아한다거나, 혹은 값 싸다든지 하는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저 주점을 찾다보니 그렇게 되는 경우가 있었거나, 혹은 허기진 채 나름 식사대용 음주자리를 정할 경우... 중국식 주점에 가서 탕수육 하나에 호프 피처를 시켜 마시곤 했었다. 사실 중국식이라지만... 탕수육등과 같은 중화요리를 하는 식당의 음식들을 안주로 할 뿐이지... 그다지 중국틱하게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지인들과 K대 앞에 있는 중국식 주점을 갔었는데, (위의 사진은 그냥 돌아다니다가 보이길래 찍은거다.-_-+) 입구쪽부터 해서 홍등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이... '오호라~’ 싶더라고. 그러나... '홍등' 몇개 달아놓은 것이 전부이고, 역시나 탕수육등의 안주에 호프나 소주, 혹은 마시는 사람이 가끔 있겠지만 빼갈을 팔고 있더라고. 뭐, 예전같으면 그려러니... 했겠지만, 그래도 중국물 좀 먹었다고-_- 앉아있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심기가 좀 나빠지기 시작하더라고. 도대체 중국식 주점이라는게 뭔데???

중국이, 아니 중국 대륙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아무리 빨간색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술집에서까지 붉은빛 조명 아래에서 술을 마시진 않는다. 홍등 몇개 달아놨다고 중국식 주점이 아니란 소리다. 중국의 '등'행사는 신나고, 흥겨운 명절이나 혹은 축제가 있을 때 사용하는 것이지, '酒'과 매치시키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차라리 중국틱하게 인테리어를 하고 싶다면, 요즘은 세상이 좀 변했응께, 모택동 사진내지, 중공군 관련 액자들을 구해 걸어놓든지, 아님 아예 테이블이나 의자도 중국 고전식으로 주문제작해 사용하는 것이 좀 더 중국틱하게 보이지 않나 싶더라고. 아님, 아예 소주병 채로 내어오지 말고, 중국틱하게 보이는 사기로 된 술주전자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고. 물론, 위에 이래저래 나불거린 것들 中에 모택동, 중공군 액자이외에는... 현재의 중국과는 그리 관련이 없다.-_-+

중국사람들은 어떻게 술을 마실까? 중국의 실제 모습을 겪지 않은 사람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나. 너나 할 것 없이 40도가 넘는 빼갈(백주)를 들이켜 마시며 다 먹지도 못할 기름진 음식들과 더불어 퍼마실까? 아님, 먹고살기도 바쁜 판에 술이란 사치품보다는 그냥 하얀 쌀밥에 간소한 음식들을 먹고 살까나. 호호호... 글쎄다. 나 역시도 정확한 모습을 묘사할 수 없는 것이, 워낙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보니, 그냥 이 사람은 이런 식으로, 저 사람은 저런 식으로... 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빼갈을 좋아하는 사람,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 포도주를 좋아하는 사람... 아님 뭐, 술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뭐, 그렇다는 말이다.

반대로, 한류 붐에 중국인들도 한국인들의 음주문화에 대해 상당히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흔히 드라마에서 어느 역할 한명이 심각한 분위기에, 포장마차에 가서 혼자 쓰디쓴 소주를 마시며 인생의 고뇌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한국인들의 음주문화라는 것이... 어쩌면 중국인들에게는 익숙한 장면인지도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즐겨마시는 '소주'라는 것이 보급형, 비교적 싸게 치이는 술이라는 것을 모르는 중국인들이 많다. 왜냐, 내가 북경에 첫발을 내딛었던 96년에... 소주 한병에 식당에선 35元, 상점에선  18元하는 것이 지금까지도 그대로이기 때문에, 따지고보면 '소주'라는 것은 사치스런 술로 여기는 중국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3元이면 병맥주 640㎖를 살 수 있는 동네니. 흠흠.)

우야등가, 중국에서 대게 여러 지인들과 함께 자리를 만들어 술 한잔하게 된다면... 한국식 호프가 아닌 이상에는 거의 밝은 흰색 조명 아래에서가 대부분이고, 고급 레스토랑일 경우 우리 호프와 비슷한 주황색 조명이긴 하지만 그래도 밝은... 그런 분위기이니,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의 호프집의 조명인 어둑둑한 주황색 조명 아래에서 술을 마시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아직은... 아직은 말이다, 일본식이네 서양식이네 하는 여러 곳들이 있다지만, 우째 '중국식'만큼은 제대로 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이 그리 눈에 띄진 않는 것 같다. 만약에 정말 눈에 띈다면... 아마 그곳은 일반 서민들이 밥한끼 하거나, 술 한잔하기에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곳일터.-_-; 한국에선 火锅나 烤鸭를 먹을려면 두당 10만원은 각오를 해야한다는 얘길 들은 것 같다. 그냥... 한국에선 한국식대로 먹고, 그 돈 모아서 중국 여행하는게 더 싸게 먹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몇년전 그래도 이름있는 중화요리점인 곳에서 宫保鸡丁을 23,000원에 주고 먹었던 생각만 하면... 아직도 고개가 절래절래 한다.-_-+ 물론, 지금은 더 올랐겠지? 그래도 5년전 가격인데.-_-;;; 그러나, 탕수육은 많이 먹어두자. 우리나라의 탕수육을 중국에서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 糖醋里脊 ? 锅包肉 ? 글쎄... 한국 탕수육이 제일 맛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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