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雜感

요즘 화장실에서 읽는 책, '정관정요'

우리팬 2007. 1. 1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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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여년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집안 내부에서의 절대 금연으로 인한 영향으로 화장실에서 큰일을 볼 때 담배는 빼고 '책 한권'은 꼭 들고 들어간다. 뭐, 변비가 생기니 안좋니 해도... 난 정해진 분량과 심신의 여유를 만끽하고 나면 책 딱 덮고 나오기 때문에 아무런 후유증은 없다. 단지 마무리 작업에 정신을 다 팔려 깜빡하고 책을 화장실에 두고와 조금이라도 물에 젖으면 그야말로 기분 KIN 이다.-_-; 사실 하루 24시간이고... 이래저래 책이란걸 읽는 시간 中에 가장 책읽는데 집중이 잘되는 시간은 바로 이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언젠가 당일 발표해야 하는 발표문 때문에 정신없었을 때, 일부로-_- 신호도 안 오는 상태에 바지 벗고 변기에 앉아 바슬미의 '백설공주'를 중국어 번역본으로 읽어내려 간적까지 있을 정도다.-_-; 엉... 잘 읽어지더라. 덕분에 무사히-_- 별탈없이 발표는 했다만, 주제에 상관없는 한국 프로게이머와 포스트 모더니즘의 상관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꽤나 난처했던 적이 있다. 나쁜 것들.-_-+


우야등가 요즘은 화장실에서 이 '정관정요(贞观政要)'라는 책을 읽고 있다. 94년도에 나온 책인데 내 기억이 맞다면 당시 김영삼 대통령도 허벌나게 읽었네 뭐네하며 신문 광고로 허벌나게 때렸던 것 같다. (네이버에서 책 이미지를 찾는다고 찾아보니... 우째 4,5권은 빠져있네. 팔기 싫은가.-_-+ 그래도
1권부터 3권까진 나오더라만. 초판은 이미지 자체가 등록이 안되어 있더라.) 암튼, 나는 광고 때문도 아니고, 그렇다고 김영삼 대통령이 당췌 왜 이 책을 읽었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도 없었고... 또 책 표지에 나와있듯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머리맡에 이 책을 두고 자든 히쁘에 깔고 자든 전혀 내 알바 아니었건만, 굳이 5권이나 되는 전집을 한번에 다 사버린 이유는 다름 아닌...


양조위 주연의 '大运河'라는 비됴 27개짜리 역사드라마 시리즈물 때문이었다.-_-v 이 역사드라마 시리즈물은 중국의 수말 당초 극도로 혼란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데, 후반부에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 당태종 이세민 이야기가 나오는데, 소시적엔 뭐 이런 황제가 있겠지 했는데 알고보니 보통 인물이 아닌거 같더이다. 그래서 좀 더 제대로 알기 위해 이 책 전집을 사서 읽었는데, 확실히 같은 책이라 할지라도 10년 후에 다시 읽는 속도 및 감흥은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또다시 깨닫고야 말았다. 그때는 아싸~ 아싸하면서 책장 넘기기 바뻤는데... 좀 미심쩍은 내용도 있는 것 같았고, 또 책주제 때문인지 좀 미화시킨게 아닌가, 하는 부분도 눈에 띄더라고. 우야등가 이 책은 그 후 몇년동안은 잘 팔렸는지... 아직도 권당 9,500원, 초판 가격의 약 두배가량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거보면 여전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언젠가 중국 서점에서 중국 수당사 책을 좀 읽다가 수의 멸망과 또 당태종의 죽음이 무리한 고구려 원정으로 인하였다는 글귀를 보고, 당일 한국어 수업시간에 이 얘길 살포시 하니... 믿는 이 하나도 없음-_- 책에서 봤다고 해도 아니 믿으시더라고.-_-+ 하여간 중국 얘들 역사관도 우리 못지 않게 정말 세뇌적이다.-_-+

가끔은... 이전에 읽었던 책이라도, 다시 한번 뒤적거리는 일도 꽤나 흥미진진한 일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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