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中 國

중국 학생들에게 동북아공정, 단오 얘길 하다.

우리팬 2007. 2. 2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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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하는 한국어 수업이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번 학기까지 세학기째 하고 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는 일인지라 뭔가 특별하게 하고는 싶었다만, 지난 두학기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교재를 좀 더 수월한 것으로 바꾸었고, 또 두개의 반을 맡았다는거 외엔 지난번과 다를바가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저 한류영향으로 웃으면서 개떼같이 몰려 첫수업을 들었지만, 역시나 '과거형' 부분쯤을 공부하게 되면 학생수는 반수 이상이 줄어든다. 그도 그럴 것이 초반에 한글자음은 확실히 외워야 한다 목구멍 터지도록 얘길 해도 귀찮아서 대강 회화문장만 외워대던 아해들이, 나중에 자음의 변화된 모습을 보곤 질겁을 하게 되더라고.-_-+ 게다가 의무감이 없으니 쉽게 포기하는 아해가 늘 수 밖에 없지. 석달 정도의 학원비가 고작 380元인데 뭘.


내 입장에선 틀리다. 한국에서 나온 가나다 한국어 For Chinese로 바꾼 후엔 수업에 대한 부담이 확 줄었고, 또 생각외로 지난 교재보다 이로운 점이 많았던 덕에, 몇주 전에 이미 교재 내용을 마쳤고, 또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지난 두 학기의 학생들보다 확실히 한국어에 대한 감각이나 수준은 더 높은 것 같다. 언어는 어렵게 시작한다고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난이도 낮은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훨씬 낫다. (중국에서 한국어 교재로 많이 사용되는 标准 韩国语라는 책보다 가나다 한국어의 번역본인 轻松 韩国语의 난이도가 훨씬 낮지만, 기본적인 문법적인 내용은 거의 다 포함되어 있다.) 암튼, 학원장에게 내가 직접 건의했는지라 처음엔 불안하기도 했지만, 교재 바꾼건 정말 잘한 것 같다. 나 이후에 가르치는 다른 한국인들도 이 점은 분명히 느낄 것이다.


월수반과 주말반 두 반을 맡게 되었는데, 2주에 한번씩 급료를 받으러 갈 떄는 뿌듯하지만서도, 일요일 6시간 수업을 마치고 나면 진이 다 빠져서 월요일 저녁 수업이 끝나고 나면 거의 파김치가 된다. 체력적으로가 아니라, 정신적인 체력말이다. 가뜩이나 세시간 수업이라도 마치고 나면 목이 컬컬해지는 것이 시원한 맥주 한잔이 고파지는데, 월요일 수업이 끝나면 술은 무슨... 망구 다 귀찮아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새로운 것을 가르칠 때마다 한번의 경험으로 두번째 수업때는 좀 더 융통성이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먼저 시작한 주말반, 게다가 이 반은 여섯시간을 몰아 수업을 하는 여유로움은 있지만, 실제로 진도는 늦게 시작한 월수반이 더 빠르게 나갔다. 어차피 배우는 학생들 입장에선 같은 것을 가르치는 선생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한번 가르쳤던 것을 가르치는 것을 다시 배우는 반이 진도가 더 빨리 나가게 될 수 밖에 없더라고.


간만에 알바 얘기를 해서 서론이 길었는데, 이제 본론 이야기. 교재 수업이 다 끝나고나니, 가르치고 싶은 것도 많아졌고, 또 하고싶은 얘기도 많아졌는데 요최근 얘기를  꺼낸 것이 바로 중국의 동북아 공정 이야기, 그리고 단오의 세계 문화유산 지정 이야기였다. 또 뭐 요최근에 조선족의 농악, 널뛰기, 그네놀이등을 무형문화재로 등록시킨 중국얘기도 꺼집어냈다.
 
나는 보통 한글의 우수성이나 한국축구 얘기외 엔 한국에 대해 주관적으로, 무조껀 한국이 낫다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는다. 적어도 한글은 고집불통의 한자보다는 편리한 언어이고, 한국 축구가 중국 축구보다는 우위에 있다는 것에 대해선 학생 그 누구도 반박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북아공정 문제는 틀리다. 하나하나 하는 것들이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중국의 헛짓거리라 생각되어 건국 신화로부터 시작해서, 이전 한반도의 삼국시대 이야기부터 해서 고구려가 왜 우리나라의 이야기며, 심지어 몇몇 아해들이 알고있는 규염객이 연개소문일지도 모른다는 학설 이야기, 또 시간나면 '황산벌'이라는 영화를 보고, 당시의 당나라 짓거리를 봐달라, 그리고 수나라 멸망 이야기까지 종합해 지껄였으니... 나름대로 열불나게 떠든거 같은데 사실 얘네들은 동북아공정이 어쩌고 저쩌고해도 그저 정부가 해놓은 떡고물을 기다릴 뿐이더라.-_-
 
다만 단오 얘기는 약간 틀렸던 것이 사실 객관적으로 봐도 한국에서의 단오보다는 중국에서의 단오가 좀 더 민간에 더 깊숙히 파고들어 그 날을 기념하고 있으므로 약간의 반발이 있을 것을 예상해서리, 내가 꺼낸 이야기의 시작은 한중일 이 세나라 모두 '단오'라는 전통명절이 있으며, 한국의 단오는 중국의 단오와 기원자체부터 틀리다, 라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던 것이, 실제로 한국에서는 매년 찾아오는 단오를 그리 기념일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 않다, 라는 것이다. 나 역시도 오늘이 단오다, 라는 것만 알뿐이지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_-;
 
중국 아해들을 상대로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는 것이 나만의 욕심일 수도 있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그 아해들은 어느 한 한국인에게 한국인의 입장을 들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참으로 아쉬운 것이 있다면... 우리껄 중국에 뺏긴다고 열불만 낼 것이 아니라, 우리 역시도 정부차원에서 뭔가 노력하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것이었다. 몇년전 西安에서 있었던 난리에서도 역시... 사고는 중국에서 일어났고, 일으킨 것은 일본 유학생들인데 한국 유학생들까지도 피난을 가는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관한 포스트는 후에 짬이 나면 제대로 얘기해 볼 생각) 개인적으로도 어느 일본인 친구와 맥주 한잔하러 갔다가 일본인으로 오해를 받고 술취한 넘에게 뺨을 맞는 일도 있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부터 해서, 항상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뺏기고 치이고 당하고 그러면서도 외세의 대항보다는 조그나만 반도 안에서 자기 사람들끼리 치고박고 싸워왔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당하고 당하면서도 일어서선 중국이나 일본이란 나라를 되려 우습게 보고 있다. 우리끼리 싸워서 이제껏 제대로 이루어낸게 무엇이 있다는 말인가. 참으로 세계에서 씁쓸한 동네 中의 한 곳이 대한민국 그리고 조선인민 민주 공화국이라는 두나라가 있는 한반도가 아닌가 싶다.


원문 포스트 : 2006/06/0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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