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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11

소시적 골목길에 대한 추억.

그러고보니, 20여년간 나는 운이좋게 '골목길 문화'를 접하면서 자라왔다. 굳이 '운이 좋다'라고 표현을 한 것은, 요즘 아파트 단지내를 왔다갔다하면서 보면, 단지내의 주차장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혹은 축구공을 주거니 받거니, 혹은 벽에 야구공을 혼자서 던지고 받고 하는 아해들을 보니 왠지 모르게 처량하다, 라는 생각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자랐던 소시적의 추억에는 그런 놀이를 별다른 불편이나 위험부담이 없기 즐겼었다. 이래저래 아이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골목길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동네 친구, 형, 동생들이 생겼고... 지금은 기억이 뿌옇지만 참으로 신나게 달리고, 치고 뒹굴며 놀았었다. 요즘 아파트 단지에서 이런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운 일이겠지비. 사실 내가 아파트에서 살고 있기 때문뿐만이 아니..

고속도로 휴게소에 대한 추억.

고속도로 휴게소... 먼 곳을 떠나는 도중에 만나게 되는 오아시스와 같은 곳, 나름 정겨운 곳이다. 근데 고속버스를 타고 들리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에 머무는 시간이나 할 수 있는 일들이 현저히 다르게 된다. 나 역시도 그랬다. 그래도 나름 시외버스를 많이 타고 타녔건만, 항상 어느 휴게소를 들리던 그 곳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했고, 또 15분동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봤자 고작 화장실, 간식거리 사기, 흡연 정도였다. 아, 글고보니 언젠가 중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버스 운전사가 밥 먹길래-_- 냅따 나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 자리에 앉아 '저 아저씨보단 빨리 먹어야지.' 하면서 허겁지겁 15元짜리 快餐을 먹어야만 했었다. 그때부터였는지, 어딜 가든지 시외버스를 타게되면 목적지에 얼른 가고..

먼 기억 속의 단편 조각 하나.

세월이 흐르면, 세상이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기억이며 추억이다. 즐겁게 웃으며 걷던 그 길이 가슴 쓰린 추억을 안겨주거나, 죽니사니 했던 마음이 언제 그랬냐는듯, 무심결에 흘려보내버린 기억이 되어버린다. 길은 하나인데, 추억 하나에 기억 하나가 있다.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모습이 있다. 세월이 흐르면, 세상이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꺼집어 내든가, 혹은 덮어두던가.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옛 추억의 재현감.

가끔은 지난 몇년전 우리나라가 아닌 낯선땅에서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떠오르면서, 왠지 모를 가슴시린 진동이 몰려올 때가 있다. '아, 외국땅이었구나.'라는 그런 설레임이 아니라, 그래도 한때 제대로 모르고, 괜히 낯설기만 하여 막연한 두려움, 기대반으로 돌아다녀야 했던 곳, 그리고 잠시나마 내가 눈을 고정시켰던 이런저런 장소, 사람들, 풍경들... 좀 더 과장하여 말하자면, 괜히 그때 그 곳에서 풍겨왔던 냄새라든지, 향기라든지... 혹은 비 비린내까지... 순식간에 뇌리속을 스치울 때도 있다. 또 가끔은 언젠가 뼈속까지 시린 추억속에서 벌벌 떨며 돌아다녔던 곳도 떠오른다. 어찌나 추운지 손을 주머니 속에 넣는 것은 고사하고, 고개를 숙이며 얼굴까지 상의속으로 밀어넣어 조금이라도 추위를 덜 맞을려고 안간 힘..

blah~ blah~ 2008.07.09

정말 오래간만에 가본 부산대학 근처.

부산대학은 일단, 부산에서는 일류(?) 대학이다.-_- 근데, 대학가 술집으로는 전국에서도 일류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번화한 곳이며, 그냥 하는 소리지만, 부산대학 근처의 식당이나 술집에는 부산대학보다 다른 대학의 학생들이 더 많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참 많은 부산의 젊은층들이 오고가는 곳이다. 나 역시도 고2 때쯤부터 해서 아는 형들 덕분에(?) 이 곳을 드나들게 되었고, 대학때는 1주일에 2,3번 정도는 오고가고 했던 곳인지라, 나름 기억내지 추억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3월 14일, 화이트데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딴 날에 그리 의미를 두지 않는 성격이라-_- 우짜등가 800일 챙긴답시고 부산대학을 가게 되었는데, 너무나 오래간만이었던지라 본래의 목적은 뒤로 한채-_-v 근처를 돌아다니며 변..

Corea/→ 경 남 2008.03.16

'광안리'에 대한 추억.

'광안리'라는 곳은 꽤나 유명한 한국, 그리고 부산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나 역시도 소시적 꽤나 물이 깨끗했을 때는 튜브 하나, 수영복 하나 달랑 들고 친구넘들과 같이 가서 물속에 몸을 맡긴 적이 있었고, 또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방파제쪽에는 조그나만 게나 혹은 물고기도 간단하게 낚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물이 썩 괜찮았다. 그러나 언젠가부터는 광안리의 '바닷물'에 대한 신뢰감이 사라졌고, 또... 옛 추억이 담긴 해수욕장이라는 느낌보다는, 이런저런 유흥업소들이 늘어선... 그냥 그런 바다를 보며 술 한잔할 수 있는 곳이 되어버렸다. 물론, 나 역시도 나이를 먹다보니, 바다를 보기 위해서라기보단, 술 한잔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느끼게 되었다. 이제까지... 살아온 날들을 잠시나마 되돌아보면, 내가 광안리를..

Corea/→ 경 남 2007.10.15

오락실의 추억.

내 기억이 맞다면, 내가 처음으로 오락실이라는 공간을 간 것은 아마 4살때인걸로 기억한다. 당시 동네형아들, 그리고 종종 삼촌이 데려다줬던 오락실에 빠져 7살에 미술학원에 들어가기 전에는 정말 오질나게 드나들었었다. 심지어 나이 4살밖에 되지 않은 꼬맹이가, 만화방과 오락실을 같이 하던 가게에서 새벽 3,4시까지 있다가 어무이한테 개 끌려가듯이 집에 끌려갔던 기억도 있다.-_-v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갤러그가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너구리는 무슨 감흥을 준다고, 심지어 남의 돈을 받고 대리로 오락을 해줬던 기억도 있다. 암튼, 7살전까지만 해도 내 인생의 전부는 주산학원과 오락실이었다.-_-; 7살에 부산 미술학원이라는 곳에 들어갔는데, 이 곳은 나로 하여금 오락실 출입을 하지못할만큼 사람을 바쁘..

중국기차, 硬座에 관한 추억. 두번째.

얼마전 상해에서 남경으로 돌아왔는데, 南京站이 아니라, 南京西站에서 내렸었다. 덕분에 오래간만에 초꾸진, 퀘퀘한... 그러나 추억이 깃든 구식 硬座를 오래간만에 봤고, 그 사진을 찍어 포스팅을 했는데, 캬... 햇살 때문인지, 상당히 멋드러지게 보이더라고.-_- 오늘 친구 배웅 겸 해서 다시 南京西站을 찾았는데, 생판 처음으로 站台票를 사서 직접 들어가서 배웅을 했다. 캬... 이 친구, 14시간동안 硬座를 타고 간다길래 설마했는데, 커걱... 추억의 硬座이다.-_-; 암튼, 일단 태웠고... 짐도 넣어다주고 그랬는데, 플렛홈의 역무원이 사투리가 심하게 섞인 말투로 이 기차 곧 없어지니까 사진 찍어두란다.-_- 친구 사진과 대강 이 기차의 차체 사진을 찍긴 했는데, 나도 안에 들어가서 찍을껄 그랬나.....

China/→ 中 國 2006.12.20

중국기차, 硬座에 관한 추억.

원문 포스트 : 2005년 8월 4일. 딱딱하고 90도 등받이의 의자, 케케한 사람들의 냄새와 정체모를 시큼한 냄새, 퀘퀘한 담배연기... 한여름엔 털털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등, 저걸 왜 타야하나... 싶을 정도로 후져빠진 중국 기차, 硬座. 요즘 남방에선 좀처럼 찾기 힘든 기차이다. 이유인즉, 몇년전부터 이런 형상을 한 기차들은 사라지고, 의자도 나름대로(?) 푹신해졌고, 실내 금연, 또한 사람들의 의식 수준 또한 이전보다는 많이 낫아졌음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제껏 내가 탄 남방쪽의 기차는 대부분 나름대로 이름있는 도시를 경유한 것들이라 그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China/→ 中 國 2006.12.20

10여년전 점빵은 그때 모습 그대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근데, 이상하게 내가 그대로 10년 넘게 살았었던 부산의 '대연동'이란 곳은 변하긴 커녕 예전 모습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 더욱 정확하겠다. 지하철이 생기고, 도로가 정비되고 골목길이 깔끔해진 것은 좋은 모습이나, 교육청이 생기고 여기저기 고층 아파트가 생긴 모습은 솔직히 그리 달갑지 않았다. 되려 이전 익숙하고, 정감 넘쳤던 꼬질꼬질한 가게들의 모습은 하나둘씩 사라졌고, 또 이런저런 노점상들의 숫자도 줄어버린 것이... 그래도 대연동을 통틀어 2동은 상권 중심의 동네였는데 말이다, 이제 이러한 모습은 많이 퇴색되어 버린 것 같더라고. 대연고개 오르막길을 산동네쪽으로 따라 올라가다보면 눈에 띄는 조금은 규모가 있는 슈퍼가 하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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