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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다오(靑島), 독일감옥 유적 박물관에 가다.

우리팬 2008. 4. 11.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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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유적지를 찾아가는 것은 언제 가도 즐거운 일이고, 또 옛모습을 찾는 흥분되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좀 꺼려지는 것이 역사의 슬픔을 간직한 곳을 가는 곳이다. 몇년전 난징(南京)의 난징대학살 박물관(南京大屠杀博物馆)에 처음 갔을 때 그랬고, 얼마전 히로시마(広島)에서 원폭 자료관을 갔을 때도 그랬다. 들어가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전혀 그 역사적 사건(?)에 대해 모르는 것도 아닌데, 책에서 보고, 또 듣고한 것들을 직접 가서 보는 것이... 이제는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더라고.


근데 지난 겨울 칭다오(青岛)에 있을 때도, 본의 아니게(?) 일명 칭다오 독일감옥 유적 박물관(정식명, 青岛 德国监狱旧址博物馆)에 가게 되었는데, 이제서야 살포시 포스팅을 해본다. 사실 이 곳에 대해 아무런 자료나 정보없이 돌발적으로 가게 되었다. 언젠가 이 근처를 버스로 지날 때, 표지판에 뭔가(?) (감옥 비스무리 짭짭한거) 있다, 라는 것을 보고... 한번쯤 도보로 직접 와서 찾아봐야겠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이 날은 점심을 먹자마자 숙소를 나서서, 그 유명하다던 칭다오의 빠다관(八大关)을 지나, 제2 해수욕장(第二海水浴场)까지 갔었고, 저녁 먹기까지 시간이 애매하다 싶어 버스로 栈桥까지 갔다가 여기 근처까지 오게 된 것이다. 어차피 대게 중국의 관광지나 기념관들은 오후 5시까지는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남았었다.


먼저 칭다오의 1900년대 초반 얘기를 하자면, 중국 청나라 말부터 제국주의 열강들이 이래저래 중국을 찢어먹고, 볶아먹기 시작하는데,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면 끝도 없지만서도. 간단하다, 영화 '황비홍'을 보라.-_-;) 결국 칭다오는 독일에게 넘어가게 된다. 1차대전에 패한 독일은 이 조계지를 다시 반환하게 되는데, 중국이 아니라 일본에게 넘어간다. 맥주로 유명한 독일이 이 곳 칭다오에다가 맥주 공장을 만들게 되고, 나중에 일본인들이 그 공장을 물려받아 시설을 잘 운용하는데, 그게 바로 곧 지금 중국 맥주 브랜드 中에 가장 대외적으로 유명한 칭다오 맥주(Tsingdao Beer)이다. 암튼, 이외에도 독일인이 칭다오에 남기고 간 것이 천주교당(天主教堂)... 그리고 바로 이 감옥인 것이다. (천주교당과 청도맥주 박물관 모두 다녀왔으나, 귀차니즘으로 인해, 여전히 포스팅을 미루고 있다.-_-;;;)


뭐, 감옥은 자고로 사람을 가두는 곳이고, 독일인들이 만들었다고 하니, 칭다오 통치 당시 중국인 범죄자들을 집어넣은 곳이 아니겠는가. 꽤나 꺼림직했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 거, 또 언제 오겠는가 싶어서 15元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나중에 기사를 통해 안 사실이지만, 이 곳은 작년 5월에서야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어떻게보면 꽤나 운이 좋았던 셈. 1900년에 지어졌으며, 중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식민지 감옥이라고 하고, 또한 박물관 내부에 소장되어 있는 문서자료나 문화재는 역사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할 것이다. 뼈저린 중국 현대사의 한면을 볼 수 있겠지비.


솔직히 말해서 들어가봤자 볼거리는 없다. 현대사 관련 자료도 있고, 또 옛 감옥내부의 모습을 복원했다고는 하지만, 일반인들이 그리 흥미나 혹은 무언가의 의미를 찾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중국인들도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는데, 하물며... 외국인들에게는.-_- 몰라, 독일인들은 찾을지도 모르겠다만. 흠흠. 우짜등가, 우리 일행이 이 곳을 방문했을 때, 다른 팀들은 단 한명도 없었으니... -_-;;; 1층 입구를 통해 잠시 중국 현대사에 대한 간략한 자료들을 보고나면 감옥 내부로 들어가는데, 조명은 있지만, 상당히 어두침침해서 사진이 그리 잘 나오진 않았다.-_-+


몇몇 방에는 모형으로 된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 당시 실제로 투옥된 주요 인물인 것 같다. 사실 중국 현대사에 대해 지난 몇년간 관심을 가지고 이래저래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을 접하면 꼭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었는데, 이 곳에서 본 인명은 사실 처음 봤다.-_-; 그래서 포스팅을 하던 도중 대강 찾아보니, 李慰農이나 胡信之는 당시 반일운동을 하던 인물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공산당쪽이라는 것.-_-;;; 암튼, 이 둘은 같은 날에 사형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舒群 역시 공산당쪽 작가, 그러니까 당시엔 左联(좌련)이라고 있었지비. 그 작가는 그래도 당시 동북쪽 대표 작가로 유명해서인지, 따로 자료실을 마련해, 사진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독일 감옥 유덕 박물관의 내부 모형도.

뭐 이 정도겠구나... 했는데, 그리 달갑지 않은 곳이 남았었다. 바로 일본이 썼다는 고문실.-_-;;; 아~ 정말 여기는 내부 분위기도 흉흉했고 해서 아니 갈려고 했는데, 같이 간 일행들이 워낙 호기심을 만발하던 아해들이었던지라-_- 일단 따라가긴 갔다.

뭐 사실, 별거 없지만서도.-_-;

이제는 끝났겠다... 싶어서 밖으로 나왔는데 더 남았다. 여기 뭐가 이렇게 복잡하고 넓은 것이야. 근데, 이 곳은 원래 26개동이었는데, 지금은 9개동만 남아있다고 한다. 참 크게도 지었다. 우째 사람들도 없는 휭한 공터로 나오자 분위기가 더 을씨년스럽더니만.


남은 곳은 감옥욕실과 각 义,智,礼 이름을 딴 감옥 건물이었는데, 35년에 개명되었다고 하니, 아마 칭다오가 중국으로 복귀된 후 예전에 감옥에서 고생했던 인물들을 위해 이름을 일부로 바꾸지 않았나 싶다. 35년에 바꿨다고는 하지만, 37년에 중일전쟁터지는데... 무슨.-_-;;; 암튼, 안에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아, 바깥에서 대강 엿보기만 했다.



드디어 관람 끝. 건물을 복잡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녀서인지, 본 것에 비해서는 생각외로 시간이 많이 잡아먹혔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자, 룰루랄라 일행들과 함께 칭다오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자 했는데... 왠걸, 또 재미난 것 봤으니... 이 독일감독 유적 박물관 바로 옆에는 꽤나 고급스러운 중식 레스토랑이 같이 불어 있었다.-_-; 우째 입구 오는 길에서 내려오는데, 모택동 글자가 있다구 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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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는 내고 들어오는 입구로 다시 나가도 되고, 바로 눈앞에 보이는 레스토랑 입구를 통해 나가도 상관없다.-_-;;; 식당뿐만 아니라 숙박업도 겸해서 하는 것 같던데 (이건 확인하지 않아서리) 만약 그렇다면... 여기 투숙하는 사람들은 꽤나 찝찝하지 않을까나.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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