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山 東

가장 맛난 생맥주의 유혹, 칭다오(靑島) 맥주박물관을 가다.

우리팬 2008. 9. 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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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에 중국의 칭다오(青岛)에 2주간 머물면서 가장 기억나는 곳을 택해보라고 하면 바다 풍경이 펼쳐진 해수욕장(第一, 二海水浴场)이나 짠치아오(栈桥)도 아니었고, 또 유럽식 별장들이 모여있는 팔달관(八大关)도 아닐뿐더러, 그렇다고 이런저런 극지의 동물들을 모아놓은 극지 해양세계(极地海洋世界)도 아닌, 바로 칭다오맥주 박물관(青岛啤酒博物馆)이었다. 개인적으로 술 한잔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어서이겠지만, 또다른 이유는 생맥주의 진정한 맛을 봤다고 해야하나... 두 곳의 시음코너을 돌며 주는대로 맥주를 마셔봤는데... 당시엔 잘 몰랐다만, 그 날 저녁에 그 근처에서 저녁을 먹을 때 시켜봤던 青岛啤酒 생맥주의 고소한 맛을 느끼고서야, '아, 맛있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실 이전부터 이 칭다오맥주 박물관에 대해 포스팅 할려고 마음 먹었지만, 찍어놓은 사진이 많다보니 되려 정리가 잘 안되었고, 이런저런 칭다오맥주에 대한 전반적인 역사 정도야 알고있었지만, 구체적인 설비나 수출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시간이 너무 없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찾기도 귀찮고해서 이제껏 벼르다가... 여름도 지나가고, 문득 시원한 맥주 한잔 생각이 나길래 살포시 예전에 먹었던 그 맛난 칭다오맥주 생맥을 떠올렸던 것이다.


이 칭다오맥주 박물관은 칭다오에서 흔히들 말하는 시내에 위치해 있는 것이 아니라, 야시장 거리가 늘어진, 그리고 기나긴 步行街가 있는 타이똥(台东) 근처에 있다. (도보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그리고 박물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장도 같이 있다. (공장에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바로 옆에는 한국어로도 '맥주길'이라고 적혀 있는데, 근처에 이런저런 식당들이나, 주점들은 모두 이 공장에서 아침에 받아온 생맥을 받아다가 판매하고 있다.


칭다오맥주 박물관에 입장을 하고 이런저런 내부 시설이나 사진들을 관람하고 난 뒤, 잠시 쉬어가는 타임으로 그날 아침에 제조한 생맥주를 시음해볼 수 있는데, 이때 처음 맛보는 맥주가 상당히 맛나는 생맥으로, 이전까지는 맛보디 못했던 고소한 맛과 씁쓸한 끝맛이 난던 걸로 기억한다. 나중에 박물관을 나가기 전에 시음할 수 있는 기회가 한번 더 있다는 안내원의 말에, 달랑 한잔으로 마무리를 했는데... 사실 막판에 마시는 맥주는 시중에서 흔히 먹을 수도 있고, 또 양도 제한없이 마실 수 있지만, 이 곳에서의 맥주는 1인당 한두잔 정도로, 시중에는 내놓지 않는 귀한(?) 생맥주라고 했다.


저녁 먹을 때 알았다만, 칭다오의 맥주길에 있는 식당이나 주점에서 내놓는 생맥도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피처 하나(1200cc 정도?)에 38원짜리도 있었고, 최고로 58원짜리까지 있었다. 우리나라와 가격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그려러니 하고 마실 수 있지만, 마트에서 사먹는 병맥이나 캔맥의 가격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비싼 것이다. (중국의 마트에서의 칭다오맥주는 대햑 RMB 3元~8元 정도한다.) 우리나라는 생맥이 오히려 병맥보다 값싼게 치는 것과는 다르다.


일행들과 함께 이래저래 마지막 시음장소에서 신나게 마시고, 심지어 게임까지 했더니... 나중에는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마지막 피처라면서-_- 더이상 주지 않겠다고까지 말했다. 그렇게 많이 마실거라 생각 못했던 듯. 그랫더니, 나중에 다른 테이블에 있던 중국인들 일행이 자기네들이 안 마신 피처를 건내줬을 정도.-_-; (자랑스럽더라, 대한의 건아들아.-_-+) 암튼,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마지막 시음장소가 아닌, 처음에 잠시 들리는 코너에서 가급적 원없이 마시는게 좋을 듯.-_-; 아, 아까비.


맛난 술은 1000잔도 부족하지만, 교통사고는 한번도 많다, 라고 하는 나름 패러디한 표어이다. 원래는 酒逢知己千杯少, 话不投机半句多. (마음에 맞는 지기와는 1000잔의 술도 적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면 반마디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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