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山 東

중국 황도(黃島)를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다.

우리팬 2008. 10. 20.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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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자 : 2008년 1월 7일

일전에 중국 청도(青岛) 옆에 있는 황도(黄岛) 관련 포스트를, 황도에 있을 때뿐만 아니라, 배를 타고 건너간 이야기까지 포스트를 했는데, 우째... 황도에 관한 포스트를 제대로 하고싶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분명 내 딴에는 재미난 혼자만의 빨빨거림이었고, 또 당시 나름대로 생각도 많이 한 여행이었건만. 사실 여행이라는 단어까지 쓸만큼 보고, 듣고, 느낀 것은 없었지만... 그냥 무작정 아무것도 모르는 곳, 게다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중국의 어느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도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추억이 된 것 같다. 암튼, 황도 여객터미널에 도착하고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황도 터미널이 곧 버스 정류장의 종점이었다. 이래저래 버스 표지판을보니, 어디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해서... 또 황도의 번화가 이름조차도 몰랐으니, 아무거나 잡아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고른 것이 바로 18번.-_-; (번호 좋자나~) 버스 아줌마가 있긴 있던데, 어딜 가야되는지 잘 몰라서, 대강 근처에 앉은 사람들이 가는 곳을 따라 말해서 2元인가를 건내줬다.

뭐하는 곳인지.-_-+

콘테이너 산을 보라.-_-;

반가운 한진-_-;

버스 안에서 본 황도 도로변의 모습은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黄岛가 아닌 荒岛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_-; 가다가 가다가... 에라이, 그냥 내리자는 생각에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내렸다.

귀족 자동차?

오... Volvo의 중문표기 이름이군.

내렸더니 역시나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갈대밭 좀 보다가 걷고, 또 걷고... 택시조차 보이지도 않거니와, 도로에는 콘테이너 트럭들만 신나게 오고가고 있었다. 여기 당췌 뭐하는 동네더냐? 무슨 전문적으로 콘테이너 선적을 하는 섬인 듯... 그래도  멀리서 보이는 아파트를 보니 사람들이 제대로 사는 곳인 듯 싶었고, 그렇다면 또 사람들이 붐비는 중심가도 있으니... 일단 버스 정류장 2개 정도를 더 걸어가봤다.

왠 新街口?

고가도로가 시작되는 곳까지 가니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이름이 新街口? 신제코(新街口)는 내가 3년간 있었던 난징(南京)의 중심가인데, 황도의 신제코는... 그저 고가도로가 있는 버스 정류장의 이름이었을 뿐.-_-; 그리고 시외로 나가는 미니버스(小公)들도 이 곳을 오고가고 었다. 대강 버스 표지판의 이름들을 살펴보니 기차역도 있었는데... 거기보다는 일단 간단하게 요기라도 할 수 있는 시내를 찾아가고 싶어서 일단, 다시 대강 아무 버스나 골라탔다. 일단은 버스 아줌마가 있는 버스가 아닌, 그냥 1元짜리 버스에 올랐다.

오~ 드디어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中医院 발견.

버스 안에서 창밖을 계속보고 있으니, 중국의 중고등학생들이 오고가고 있었고, 또 몇몇은 버스에 오르고 있었다. 점심시간이었던지라, 걔네들은 자기네들 집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 그러다가 중의원(中医院)이 보였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판단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어랏? 그래도 뭔가(?)가 안 보이는디... 흠흠. 우짜겐노, 일단 걸어야지.


생판 처음간 곳에서 이리저리 목적지도 없이 돌아다닌다는건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다. 어디 갈만한 곳이라도 준비해서 돌아다닌다면, 지나가는 사람들이라도 잡아서 물어볼 수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간 것이다보니, 무작정 발길가는 곳으로 가야만 했다. 그래도 뭐, 원래부터 이렇게 빨빨거릴려고 아침부터 움직였던 것이 아니더냐.

소금을 관리하는 공기관, 盐政.

이름이 특이한 겜방이길래.-_-;

중국 도시에선 한번도 본적이 없던 盐政을 지나서... 겜방이 보이길래 슬~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딘진 모르겠지만, 끼니라도 떼울 수 있는 곳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라는 소박한 바람을 가진 채.-_-; 걷다 걷다... 보니, 결국에 나타난건 재래시장. 사실 이름도 잘 모르겠다. 황도가 얼마나 큰 동네인진 모르겠지만, 암튼 내가 돌아다닌 곳 中 가장 많은 인파들이 몰려있던 곳이었다. 재래시장이라... 사실 지저분한거로는 둘째가라 할 정도의 중국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닌데... 그래도 나름 무작정 여행에 있어서는 신기한 것들이 많은 곳이다.


烧饼, 馄饨, 面条, 烤鱿鱼등 노점상에는 이런저런 중국의 小吃가 즐비해 있었다. 사실 저녁녘에 간단하게 2차로 맥주 한잔하는 자리가 아니면, 이런 먹거리들을 잘 먹지 않는다. (위생상의 문제가 좀... -_-;) 그래서 가게안에 들어가서 뭘 먹을려고 했는데... 또 긴가민가 해지는 것이, 중국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것도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닌지라-_- 그러다가 新疆요리를 하는 식당이 보이길래 들어갈려고 딱! 폼을 잡았으나... 마침 눈 앞에 보이는건 또 어느 시장통의 입구였다.

小意思는 대게 선물을 줄때 '작은 성의' 정도의 뜻으로 사용된다.

암튼, 신장요리 하는 곳을 이리저리 많이 가봤지만, '快餐'(중국식 패스트푸드)이라는 이름을 단 곳은 또 처음봤다. 중국의 시장통 안에는 이래저래 도시의 시내에서 보지 못하는 재미난 것들이 산재해 있다니께로.

晨X园... 같은데, 중국 고문체는 역시나 잼뱅인 관계로.-_-+

와우~ 여긴 또 무엇을 하는 동네더냐.

완전 오리지널 재래시장의 표본이었다. 상가처럼 늘어진 이 곳은 꽤나 넓었고, 처음 들어간 입구쪽은 이런저런 생필품과 공산품, 그리고 의류등의 가게가 있었고... 바로 옆 비슷한 규모의 상가는 어패류나 육류를 파는 곳이었다. 이래저래 디카로 사진을 찍기가 뭐해서리, 동영상 잡아놓고 디카를 잡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상가 1.


상가 2.

그리 낯선 모습은 아니고, 또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시장통의 모습이지만, 왠지 중국의 재래시장은 언제나 반갑기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있었던 그리고 자주 갔던 无锡, 南京, 上海, 青岛등의 도시에선... 항상 발전 中인 중국 도시의 모습을 봐야만 했고, 왠지 정감있는 재래 건물들이나, 시장보다는 마트나, 지하상가들만 볼 수 밖에 없어서인지... 우연찮게 혹은 일부로 찾아간 재래시장의 모습이 반가운 것이다. 물론 난징에도 재래시장은 있었긴 했다만. 일단 한바퀴 돈 것을 만족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길거리에 펼쳐진 도박판(?). 왜 컵 3개 중 한 곳에 뭘 넣고... 맞추는거.


마침 증명사진을 찍으러 칭다오의 시내에 나간다는 후배들과 연락이 닿았다. 혼자서 처량하게 끼니를 떼울봐엔, 조금만 더 참고... 걔네들이랑 같이 먹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핸펀으로 계속 연락이 닿아야 했기 때문에, 핸드폰 카드 충전을 했다. 사실 한두번도 아니지만서도, 중국에서 핸드폰 충전을 할 때는... 본인이 카드만 사서 전화 걸고 이래저래 번호 입력할 수고를 할 필요까진 없다. "你帮我重卡吧." 이 한마디만 하면, 별다른 불평없이 알아서 자기네들 전화로 충전해준다.-_-;

시장통의 당구장. 포켓볼밖에 없다.

중국 장기에서 수를 풀면 돈주는? 아마 그럴 것이다.

이 시장통은 입구부터 300m 정도가 전부 노점상들로 북적였다.

시내에 나가고 있다는 후배들을 잡으러(?) 일단 황도를 빠져나와야만 했다. 더이상 돌아다녀봤자 뭐 더 있을 것 같진 않았고, 또 혼자 점심 먹기도 그렇고 해서... 여객 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찾으러 나갔다.

앗, 글고보니 아까 못 알아봤던 재래시장의 이름이 '晨光园'이었군.

돌아갈 때는 2元짜리 버스를.-_-v

황도 여객터미널 근처에 한국식당도 있었다.

여객 터미널로 다시 돌아와선... 허겁지겁 다시 배표를 사러 갔다. 그리 급한 건 없었는데, 괜히 애매하게 배 떠나보내고 혼자서 3,40분을 기다리는 것이 싫어서 빠른 걸음으로 가서 표를 샀건만... 역시나, 내가 탈 배는 딱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빠른 걸음도 부족하다, 달리자.-_-;

열심히 달린 증거.-_-; 달리면서 디카를 찍으니... 이런 결과가.-_-;;;

에공~ 배가 보이는군.

쾌속선 선내 입구.

안은 세자리씩... 공간이 쾌적했다.

사실 아침부터 출발해서 6시간 정도를 빨빨거린 간단한 일정이었고, 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간 것이었기 때문에 무언가 소득따위는 없었다. 뭐 또 그렇다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거기에 대해서 공부한다, 라는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왔다갔다 배표값도 얼마 들지 않았고, 또 黄岛라는 곳도 알았다, 정도의 느낌으로 다시 칭다오로 돌아왔다. 칭다오 여객 터미널에 도착해선...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몰라도 좀 헤매긴 했는데-_- 우째우째 칭다오의 中山路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이로써 질질 끌어오던 황도(黄岛) 여행기는 드디어 끝.-_-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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