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山 東

칭다오(靑島)에서 황도(黃島)를 배로 건너가다.

우리팬 2008. 9. 20. 07:16
반응형
여행일자 : 2008년 1월 7일

A가 青岛 轮渡이며, 화살표가 黄岛로 가는 길이다.

올해 겨울에 중국의 칭다오에서 2주간 머물렀던 당시, 개인 행동을 가급적 자제(?)했던지라, 사실 내가 보고싶은 칭다오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단체여행식은 아니었지만-_- 항상 일행들(적어도 남정네 한넘)은 끌고 다녔기 때문에, 내가 이래저래 내가 가고싶은 곳으로 끌고가기보다는, "거기 가까?", "저긴 어때?" 이런 식으로 일단 의견을 물어보고 다녔었는데, 사실 이렇게까지 예의상으로 물어봤다고는 하지만, 대강 일행들의 반응을 대강 예상을 하고 다녔기 때문에, 내가 가고싶어서 제대로 가 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나름 중국학을 전공으로 하는 얘들이다보니, 나름 도움이 될만한 곳들, 예를들어 해군박물관, 루쉰공원, 독일감옥 유적박물관, 浙江路 천주교당(天主教堂)을 다니긴 했었다만, 나에게는 그다지-_-; 별다른 흥미나 감흥을 주진 못했다. 차라리 문을 닫아 입장하지 못했던 康有为故居와 같이 안내표지판에서 봤던 역사적 인물들의 故居를 따로 찾아가보지 못했던 적이 조금은 아쉽다.

青岛의 해안변이 한눈에 보이는 小鱼山 부근에는 여러 명인들의 故居가 많다.

그러다가 칭다오를 떠나기 바로 전날, 아침에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게 되어서 뭘할까... 하다가,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외출준비를 했다. 당시 숙소에서는 인터넷이 불가능했기에, 노트북을 들고 시내 별다방(星巴克)에나 갈까도 싶었지만, 왠지 칭다오를 떠난다는게 섭섭하여, 노트북 가방을 내려놓고, 조그나만 가방 하나에 디카와 지갑, 그리고 핸드폰만을 집어넣고 무작정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칭다오에 머문 기간이 고작 2주일 남짓이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이래저래 빨빨거린 덕분에, 꽤나 작은 도시임을 알 수 있었고, 또 어지간히 갈만한 곳은 다 가봤다는 망구 내 생각에, 그냥 무작정 외곽으로 벗어나보자, 라 생각하고 시내버스의 종점으로 향했다. 차창밖에는 익숙한 곳들, 대게 익숙치 않은 곳을 빨빨거릴 때는 무식하게 도보로 돌아다니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곳저곳을 지나가며 2주간의 칭다오 생활들을 정리도 할 수 있었다. 빨빨거림의 호기심에 대한 흥분과 기대감은 이제 막 나이 스물이 된 아해들보다 더 낫은 체력을 솟구치게 했음은 당연하리라.-_-v

중국 도시의 시외곽을 돌아다니다보면, 중국의 8,90년대 모습이 보인다. 요즘이야 중국의 어느 도시든지, 삐까번쩍한 높은 빌딩들이 어렵지 않게 보여, '아, 발전했구나, 하고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지만, 이들 도시들도 다 나름대로의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 법, 그 도시를 제대로 보기 위해선 그리 볼만한 것들은 없지만, 시외곽 쪽도 나름 재미난 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암튼, 종점 이름을 확인해보니, 어랏... 轮渡다. 이전에 이 중국의 轮渡 라는 곳을 겪어본 것이 상하이(上海)의 외탄쪽에서 浦东으로 건너갈 때였는데, 지하철이나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좀 더 서민적이고, 또 볼거리도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커다란 배에, 사람들이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끌고 타는 모습들, 또 그들의 깨끗하지 않지만 삶을 다부지게 살아가는 모습은, 분명 내 생활의 역동력을 주기에 충분했었다. 그런 생각으로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배타고 건너가보자... 라고 생각하고, 轮渡의 배표를 파는 매표소 건물로 들어갔다.

매표소 앞.

시간 확인하고~

드디어 표를 구매~

어랏, 그러나 이게 왠 일. 행선지가 한 곳이 아니라 두곳이었으며, 처음에는 青黄, 青薜가 무엇을 떠나는지조차 헷갈렸었다. 青黄이라는 곳이 있는가보다, 青薜라는 곳이 있는가보다.-_-; 하지만, 곧 영문을 알 수 있었으니, 青黄은 青岛에서 黄岛로 가는 배를 말했으며, 青薜는 青岛에서 薜로 시작하는 어느 곳의 이름이었던 것이다. (아, 당췌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떤 섬이었던 것 같은디.-_-; 薜 뭐더라.-_-+ 방금 찾아보니 薜家岛였다.-_-v) 일단 행선지를 선택해야 했기에, 별 생각없이 황다오를 택했다. 이유는 별거 없다. 내가 칭다오에 있기 때문에, 황다오는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었으니. 그리고 또 하나 정해야 하는 것이 일반(轮渡客船)이나, 고속(高速客船)이냐 하는 문제였다. 뭐, 당연히 싼 것으로... -_-v  일반 여객선을 을 타더라도 30분 정도 걸린다라고 얘기를 들어서, 넉넉하게 여유를 가지고 가기로 했다. 누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_-;

일반 여객선의 모습.

鲁胶渡 2는 04년부터 운행되었다. 10호까지 있다.

터미널 내부를 돌아다니며 보니, 업무를 보러 황다오로 가는듯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내 딴에는 무작정 여행이었으나, 결국에는 일명 출퇴근 인파들 사이에 섞인거더라고.-_-; 뭐 그럼 어떠냐, 황다오라는 곳에 뭐가 있길래, 이렇게 업무를 보러 가는지... 사못 기대가 되었다. 탑승 알림이 나왔고... 수많은 인파에 끼어-_- 쫄랑쫄랑 표검사를 받고 배를 타기 위해 선착장쪽으로 향했다. 사실 이 짓도 쉬운 짓거리는 아니다.-_-; 워낙에 사람들이 많았는지라, 처음에 표를 끊을 때도 고속 여객선으로 끊을까...도 생각은 했었다만, (아무래도 중국의 교통편을 이용할 때는 비싼만큼 사람들의 수준이나 좌석에서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이곳까지 오게된 것도 일반 중국인들, 중하층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뭐... 끼어드는게 문제가 될지도 없었다. 단지, 냄새가 좀 많이 났을 뿐.-_-;;;

이 이런거야 예의상으로 한번 찍어주고.-_-;

여객선 내부모습.

갑판에서 본 여객터미널의 모습.

선착장 주변의 모습. 저 배가 고속여객선.

수많은 인파에 끼어, 나도 모르게 자리에 앉기는 했다만, 황다오까지 걸리는 시간이 긴 것도 아닐 뿐더러, 그래도 나름-_- 군생활을 뱃넘으로 한 경험이 있기에, 조금 앉아있다가 얼른 갑판으로 나와버렸다. 어차피 실내쪽에서 내가 싸워야 할 것은 고독과 함께 따르는 심심함과-_- 사방에서 몰려드는 사람냄새, 중국인들의 체취이기 때문에... 후다닥 갑판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자 했다. 왠걸... 내가 2주간 칭다오에 있던 시간동안 맑은 바다를 본 것이 한두어번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 날 역시 뿌연 안개와 함께 한 겨울의 쌀쌀함은 자못 매서웠다. 괜히 나왔나? 이왕 이렇게 된거 돌아다니기나 하자. 이 배가 유람선도 아니고-_- 또 시간이 지나자 이런저런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도착을 기다렸기 때문에 빨빨거리고 돌아다닌 것은 나밖에 없더라.-_-; 아, 이 뻘줌함. 그래도 빨빨거림을 위해 나온 것이기에... 여기저기 기웃기웃 여객선의 내부나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도 했고, 뿌옇지만 그래도 바다모습을, 아니 안개를 보기도 했다. 춥긴 허벌나게 춥더라만.

바다 날씨가 참.. 위험스럽기까지 하다.

배가 보일랑 말랑.

여객선 갑판쪽의 좌석.

여객선 실내 좌석.

차량으로도 탈 수 있다.

그래, 좋은 말이야.-_-;

한정 탑승인원 480명.

한정 탑승인원이 480명이라는데, 나중에 내릴 때보니까 사람이 더 많이 탄 듯한-_- 기분이 들었다. 대게 중국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가급적 중국인들의 개인 모습을 안 찍을려고 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공간은 찍질 않아서 남아있질 않으나, 실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따리와 함께 쭈그려 앉아있든지, 기대어 서 있든지 하고 있었다. 참 이런 모습들 보면 별에 별 생각이 다 난다. 옛날에 이 배가 생기기 전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바다를 건넜을까, 저 사람들은 무슨 관계이길래 저토록 언변을 늘어놓으며 대화를 하고 있을까, 뭐 등등 잡다한 생각.-_-; 바다를 봐도 눈에 보이는건 안개뿐이고, 괜한 불안한 생각밖에 들지 않아서 귀에 이어폰 꽂고 프렌즈(Friends) 음성화일을 들었다.-_-; 주변에서 들리는 중국어 소리도 들을만도 하고, 재미도 있다만, 산동 사투리가 제법 많이 들리길래-_- 그냥 듣다가 말았다. 산동쪽 사투리에 대해 잘은 모르겠지만, 작년 옌타이(烟台)와 올해 칭다오에서의 경험에 미루어 비춰볼 때... 너무 깊이 빠지면, 보통화 성조에 문제가 생길 것 같다, 라는 것이다.-_- 발음은 둘재치고, 성조 무시가-_- 흠흠.

黄岛에서 青岛로 들어가는 여객선.

黄岛 여객터미널 선착장 모습.

자, 이제 내리자...!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과 귀에서 들리는 조이(Joey)의 말에 신나게 웃고있다보니 어느새 30분이 훌러덩 지나가버렸다. 사실 무작정 여행에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 그래서 별다른 생각이 없다. 그냥 가서 보고, 찍고 돌아오기만 하면 된다. 굳이 필요한 것은 이런저런 사람을 붙잡고 물어도 보지만, 그외에는 나중에 인터넷으로 찾아도 보고, 또 다른 중국인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는 문제다. 한정된 시간에, 넓디넓은 중국땅에서 내가 가는 시간과 보는 시간만 하더라도 부족하기 때문에, 가급적 별다른 계획없이 떠난다는게 나의 무작정 여행이다. 예전에 江西 난창(南昌)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지간하면 출발전에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보고, 계획을 하고 갔어야만 하지만, 사실 정해놓고 떠나는 여행, 이미 찾아볼거 다 찾아보고 떠나는 여행은 여행의 즐거움을 반으로 줄이는 것 같다. 물론, 제대로 가지 못해 헤매게 된다면 고생을 바가지로 하게 되지만서도.-_-;

아따 사람이 많기는 많다. 그나마 통로가 좁으니, 줄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짜등가 선착장이 보였고... 당연하게도 사람들이 내릴 준비를 했다. 중국의 교통편을 이용할 때, 이때를 가장 조심해야 한다. 우르르 정신없이 몰리기 때문에, 이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기우라 할지도 모르지만, 괜한 기우로 여유가졌다가, 나중에 피눈물 흘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인들도 조심한다.-_-;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타이어들이 보인다. 어랏, 저렇게 배와 선착장 사이를 보호하는 물건을 뭐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당췌 기억이 나질 않았다.-_-+ 군생활 할 때 나도 저런거 가지고 많이 놀았는디... -_-; 사실 지금까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저거 사람이 대는 경우도 있는데, 잘못 되다가 큰일 나는 수도 있다. 암튼, 타이어가 많기는 많구마이.

黄岛 여객터미널 모습.

아니, 이게 뭐지?-_-;

내린다고 사람들 속에서 세월아~ 내월아~ 하고 있는데, 여객터미널의 부근, 선착장 부근의 모습이 좀 이상하다. 뭐가 이래? 칭다오쪽과는 다르게, 뭔가 운반하고, 만들고... 기계의 굉음소리에 뚝딱거리고 장난이 아니다.  이게 황다오야? 이게 바로 황다오의 첫인상이었고, 왜 그런지... 나중에 황다오를 돌아다니며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아, 이게 황다오구나... 하면 룰루라라 여객터미널을 빠져났으니... 흠흠.

가장 먼저 반겨주었던 것은 각국의 국기. 한국있데이~

황다오의 여객터미널 역시 칭다오와 마찬가지로 황다오 시내버스의 종점이 같이 있었다. 어디로 갈지도 정하지 않았고, 또 황다오가 어떤 모습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도착한 이때... 뭐, 이 이야기는 다음에.-_-;

黄岛에서 青岛로 가는 고속여객선표.

고속여객선의 모습.

돌아갈 때는 일반 여객선이 아닌 고속여객선을 택했다. 가격차이야 두배였지만, 그리 비싸지도 않았기 때문에 (RMB 8元, 우리돈으로 1300원 정도. 아, 환율 정말 많이 떨어졌다.-_-;) 가격이 두배인만큼 걸리는 시간도 딱 반이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몇몇 일행들과 칭다오 시내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고속여객선 타고 휭~허니 갔다가... 시내버스 잡아타고, 칭다오의 시내인 远洋广场으로 향했던 것이 기억이 나네.


<덧>
황다오(黄岛)에 갔던 포스팅은 이미 한 바가 있다. 당시 황다오의 어느 시장바닥에 있는 PC방에서 잠시 끌쩍인 적이 있는데, 여행 도중 왠 컴터질이냐, 하겠지만서도... 당시 빨빨거리다가, 좀 쉴만한 공간을 찾은 곳이 바로 PC방이었다. 물론 30분도 채 되지 않아, 포스트 하나 남기고 바로 나왔고.-_-;

青岛轮渡 운행시각표와 표값.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