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y/→ Computer

4년만에 구입한 USB 메모리.

우리팬 2008. 9. 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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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쯤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도서관에서 논문검색, 본문 다운을 위해 급하게 USB 메모리가 필요했다. 중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논문자료를 검색할 때 많이들 期刊网을 이용하는데, 어떻게 구한 ID와 비번이 먹통이되자 학교 도서관에서 직접 검색, 열람, 다운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ID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비용이 정말 만만치 않다.) 그래서 남경의 IT 중심이라고 하는 珠江路 百脑汇를 찾았다. 지나가다가, 아니면 눈요기나 하러가기엔 나름 편한 곳이지만, 뭔가 필요한 컴퓨터 관련 물건을 생기면 꼭 이런저런 잡다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내 돈주고 사는 물건이지만, 가격면에서나... 혹은 사장들과의 흥정, 그리고 상품의 품질에 대해 100%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중국에서 물건구매나 물건값 흥정할 때는 '속는 사람이 바보'라는 말이 있다. 중국어 회화 교재에도 당연시되어 나오는 물건구매의 흥정, 그래서인지 외국인들 역시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자신의 중국어 실력과 철판을 테스트해보고자 시험을 한다지만, 대부분이 얼마 깎지도 못한 가격에 만족하거나, 혹은 많이 깎았다하더라도 1/2 정도의 가격이다. 기본적으로 생각을 해보소, 외국인이 1/2 가격으로도 깎을 수 있다는 말은, 원가가 얼마나 되는가.-_- 한국과 물가비교를 해서 이래저래 싸게 샀다고는 생각되겠지만, 결국 자기만족인 셈이다. 나의 최고기록(?)치는-_- 96년, 판매가 830元짜리 커플옥을 115元에 산 적이 있다. 북경의 琉璃窗이었는데, 나름 믿을만한 가게였는데도 불구하고, (국영이 아니었을까도 생각되지만, 국영에서 물건값 흥정은 쉽지 않다. 그래도 중국이니까... -_-;) 가격 흥정이 가능했다는 점이, 지금 생각해도 놀랍다.

百脑汇 입구.

주말이면 여러 이벤트도 있다.

그러나 IT 관련 부품은 좀 다르다. 무엇을 사든지간에 IT강국이라고 말만하는 대한민국보다는 비싸다. 무엇을 사든지간에 우리나라 제품과 비교해서 괜찮다, 라는 인상을 받지 못한다. 게다가 우리나라 용산 같은 곳도 마찬가지지만, 거기만큼 판매자들이 '장사'에 있어선 고단수인 것이다.-_-; 바로 그해 조립식 터스크탑을 사는데, 팬티엄4라고 명시되어있던 제품을 받고 확인을 해보니 셀레론이었다.-_-; 당연히 바꾸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나긴 구정연휴가 지나고 찾아가자, 그 가게는 이미 없어져 버렸다.-_-; 이런 아픔이 겪고나니, 우짜등가 이 珠江路 百脑汇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평소보다는 더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그당시 한국에서 USB 가격은 어느 정도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돈으로 어림잡아 만원대를 사면 그렇게 손해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출발을 했다. 그리고 가게도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면서 가격비교를 했었다. 그리고 3,4층에 있는 자그나만 소매점보다는, 그래도 중국 브랜드를 판매하고, 브랜드 제품이 있는 곳을 찾았다. 이것저것 고르다가 128MB까지는 오버인듯 싶어 64MB짜리를 100元 안주고 산 것 같다. (80 몇元 이던가.. 그러면 우리돈으로 만원 약간 넘는 가격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브랜드 이름은 七喜(HEDY)라는 중국의 중소기업 제품이었다. 나름 컴퓨터와 관련 부품들도 내놓는 회사였기에 믿고 샀다. 사실 아무거나 좀 더 저렴한 것으로 살 수 있었으나, 그래도 중요자료들을 저장할 물건이다보니, 적어도 A/S는 가능한 제품을 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암튼, 이 물건... 지금도 제대로 쓰고 있다고 한다.-_-;

그러다가 몇달 뒤, 막내동생이 상하이(上海)에서 내가 있는 난징을 찾았는데, 동생도 USB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해서 다시 珠江路를 찾았다. 이미 사본 경험도 있고, USB 가격이 많이 떨어졌던터라 룰루랄라 신나게 갔다. 세상에... 그때는 우리돈으로 5천원 정도만 더 주면 1GB를 살 수 있더라고.-_-; 그만큼 가격이 빨리 떨어졌던 것이다. 사실 브랜드가 찝찝하긴 했지만서도... 동생은 용량 많고, 또 잠시 쓸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물론 그때의 걱정과는 다르게 지금도 내 동생은 그 USB를 한국에서 잘 쓰고 있다. (물론 껍데기는 형편없이 망가져 있지만, 고장나진 않아서 아직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굳이 USB 메모리가 없더라도, 한국에서 생활을 시작하면서 휴대폰이나 mp3를 대체해서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요즘 USB 메모리들이 워낙에 잘 나와서 그런지, (가격대 용량도 괜찮고.) 하나쯤 구매할 필요성을 느꼈다. 4GB짜리가 만원 이하인 것도 있었고, 8GB도 만원대로 살 수 있더라고. 굳이 대용량은 필요없었기 때문에, 일단 핸드폰줄에 연결해서 휴대할 수 있는 넘을 찾았고, 이것저것 보다가, 결국 IOCELL에서 나온 넘으로 낙점, 지난주에 주문을 하고, 우여곡절 끝에 물건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재미났던 것이 크기와 앞면 디자인만 신경 쓰고 있었는데, 슬라이드를 미는 뒷면을 보니 재미난 모양이 되어 있더라고. 슬라이드 밀기전에도 웃는 얼굴이고, 밀고 난 뒤에도 웃는 얼굴이었다. 별거 아닌 아이디어 같지만, 나름 이런저런 자료를 옮기고, 혹은 활용하기 위해 바쁜 와중에도 잠시나마 순간적이나마 여유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 회전형보다는 슬라이드형이 좀 더 낫을 것 같아서 고르긴 했디만, 크기 때문에 분실하는 것보다는, 왠지 금방 부셔져버릴까봐 찜찜하기도 하다. 뭐, 그래도 잘만 사용하면 되니께로.

이 USB 안에는 카스텔라라는 윈도우 XP모양을 한 런처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는데, 사용하는 용량에 비해 그다지 활용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물건을 받은 그 날 저녁에 바로 삭제를 시켜버렸다.-_-; 찾아보면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용 런처프로그램들이 있다. 나는 USBPro를 사용한다. 쓰기속도도 어떤 분은 10MB/s까지 나온다는데, 나는 7MB/s밖에 나오지 않더라. 뭐, 그냥 내 컴퓨터 사양 문제나, Total Commander 설정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짜등가, 요 쪼매난 넘... 잘 써야할터인데.

사실 핸드폰에 무언가를 주렁주렁 달고다니는걸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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