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

아픈 것보다 서러운건 다치는 것.-_-;

우리팬 2008. 9. 2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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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가급적 블로그에다가 현재 개인신변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을려고 노력을 한다. 뭐, 사생활 까봤자 그다지 좋을 것도 없고, 또 그리 만족하지 못한 생활을 한지가 2년이 다되어가서인지, 팔자타령 한다는게 결코 좋지 않다는걸 자연스레 알았나보다. 사실 이 블로그에 들어와서 내 신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이도, 몇 되지 않을터이다. 으하핫.-_-;

9월초부터 라면 섭취량이 늘어났다. 이래저래 혼자서 계란볶음밥을 비롯한 이런저런 퓨전 간편식을 해먹다가, 결국엔 대학 자취생활때처럼 이런저런 라면들을 사다가 먹었는데, 어느날 엄니께서 꽤나 비싼 우동을 사서 냉동실에 넣어두셨다. 오호라, 우동이다... 싶어서 몇번 해먹어봤더니 퍽이나 괜찮다. 그러다 유일하게 하나 남은 것, 점심으로 먹을까 저녁으로 먹을까 고민하던 늦은 점심 때... 내 손으로 라면을 끓여먹은게 그래도 20년은 넘을터인데, 어찌 그런 실수를 했는지... 1초도 안되는 그 순식간에 부글부글 끓고있던 우동국물을 담은 그릇이 뒤집어졌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탈이었나보다... 어쩌면 뒤집어져 싱크대로 빠지는 그릇을 잡을려고 했는지, 상체를 바짝 싱크대에 붙였고, 그 결과 용기를 잡기도 전에 상당히 뜨거운 우동국물이 배와 손으로 뿌려졌다.-_-;

꽤나 허기가 진 상태였던지라-_- 몰라, 그래서인지 데여서 뜨겁다, 라는 생각보다 먼저 뇌리속에는 우동 우짜노? 였다.-_-; 어허라~ 우동은 싱크대속으로 모두 빠져서 먹을 수 없게 되었고, 우동국물은 내 몸과 그리고 싱크대밖으로 빠져나온 것이다.-_-; (면발은 국물이랑 같이 놀아야지!) 그래도 나름 구급시에 취해야 하는 행동은 알고있는지라, 바로 욕실로 가서 찬물에 헹구고... 또 헹구고. 그리고 바로 얼음주머니를 만들어서 데인 손과 배부분에 갖다대었다. 뜨끔뜨끔한 것이, 손은 어떻게 괜찮던데... 배부분의 피부는 약하고 또 민감해서 어찌가 따갑던지... -_-+ 집에 있는 구급상자를 열어보니 화상에 관련된 연고도 없었고... -_- 그냥 얼음찜질만 해야했다. (원래 심한 화상일 경우엔 장시간의 얼음찜질이 좋지 않다, 피부조직이 아예 망가질 수도 있다하니. 흠흠.) 물집도 조그만하게 잡히고, 또 그리 심하게 데인 것 같진 않아서 참는다고 해봤는데... 자고있다가 불시에 끌려서 집근처의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_-;

병원은 또 얼마만이다냐... 내가 아파서 병원을 찾은 것은 내 인생을 통틀어 10번도 되지 않는다. (치과 빼고-_-;) 게다가 응급실은 중3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뭐 데인건데 별거 있겠나 싶었는데... 들어가자마자 누우란다.-_-; 응급실에 누워있으니 정말 크게 다친거 같더라고.-_-+ 불쑥 얼마전에 본 일본 드라마 '코드블루'가 떠올랐다. 생사의 기로에 있는 구명병동에서 일하는 애송이 의사들의 이야기... 뭐, 대강 드레싱 좀 하고, 주사 한방 놔주겠지... 했는데, 역시나다.-_-; 그런데 문제는... 압박붕대로 감아준다고는 하는데, 이 감은 붕대가 복대처럼 된거다.-_-+ 아, 갑갑... 약을 먹을려면 밥을 먹어야 하는데, 의사 언니야가 어찌나 메~ 감았던지, 밥 먹어도 소화가 안되서 갑갑할 정도.-_-+ 2도 화상이란다. 근데 이 진단을 왜 간호사 언니가 했을까. (내가 아는 2도화상은 수포가 생기는건데, 물집이 5cm 밖에 안 잡혔는데 굳이 2도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나.-_-+) 낄낄. 암튼, 우짜등가 꿋꿋이 하루를 버텼다. 항생제 주사 한대 맞고 일어나니 진통제도 놔드릴까요, 라고 하던데... 맞아봐야 좋을 것도 없고 해서, 사양했다.-_-v 밤에 많이 따가우실껀데요? 하는 간호사 언니야의 말, 그러나 진통을 느낄새도 없이 밥 먹고, 약먹고 그냥 자버렸다.-_-v 아... 할거 많은디. 이 날 응급실 치료비는 10만원이 약간 넘었다. 우헉!

중학교때 다쳐서 응급실에 갔을 때는 2,3일 통근치료 받고 다음부터 가지 않았다. 확실하게 치료를 마쳐야 한다, 라는 말이 틀리진 않지만, 병원 가는거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또 그때도 역시 드레싱말고는 다른 조치가 없어서 아니 갔는데, 이번에도 그런 생각으로 가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끌려갔다.-_-; 따갑지도 않고, 약도 제대로 먹었고, 또... 붕대도 제대로 감고 있었으니 갈 필요가 있겠나 싶었건만. 흑. 암튼 접수를 하고 역시나 의사 언니야에게 보여줬더니 일단 놀랜 것이... "아이고~ 붕대 참 착실하게 감았네." 한다.-_-+ 어제 응급실 의사 언니야가 힘은 좋은가보다. 붕대를 풀어서 상태를 보고 병원에 갈려고 했는데, 끌려갔기에-_- 그런 여유도 없이 의사와 내가 동시에 어제 데인 흔적을 봤다. 흠... 나름 정상이다. 다른 피부와 색깔은 좀 달랐지만, 물집 생긴 곳외엔 상태가 좋아보였다. 의사 언니야 역시 상태가 좋다면서 역시나 드레싱 후 붕대를 감아줬다. 그리곤 내일 또 오란다. 내일은 좀 중요한 날이라 못 온데이... 내일부터 나와서 피부재생 연고를 발라야 한단다. 화상인지라 피부가 상하긴 했어도, 재생할건 없는거 같은디?-_-;

처방 받고 나와서 주사실로 향했다. 오늘 진료비는 26,000원 정도. 그래봤자 2천원 정도하는 우동 때문에 얼마가 나가는 것이여.-_-+ 주사 맞을려고 기다리는데, 오늘은 엉덩이 주사가 아니란다. 엥? 정확하게 이름은 못들었는데, 파상풍 주사 같다. 일단 맞아도 되는지를 검사하는 주사를 놔준다. 내 살면서 이렇게 아픈 주사는 처음이었다. 와... 장난 아니더니만. 순간적으로 어찌가 후끈거리던데, "아이고 아파라~"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주사실에서 애기를 데리고 기다리고 있던 아줌마가 한마디 한다. "나도 옛날에 맞아봤는데 정말 아프던데..." 아프고 있을 당시에 그래 말하면 밉죠... -_-;

일보고 10분위에 오란다. 10분동안 병원에서 내가 일볼게 어디있는가.-_-+ 부리나케 나와서 담배 한대 물고 고통을 이겨냈다.-_-+ 얼얼.. 얼얼.. 사실 따지고보면, 내가 이제껏 살면서 내가 맞은 주사보다 내가 놓은 주사가 더 많을 것이다.-_-v 마지막으로 주사바늘이 내 몸에 들어간게 03년 여름쯤인데... 그때는 엉덩이 주사였고, 팔주사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훨씬 더 오래되었다. 시간이 남았길래 커피도 한잔하고 들어갔더니, 주사실의 아줌마 간호사가 흐흐흐... 하면서 주사실로 들어가랜다. 그리곤 누우라는데... 팔주사 맞는데 왜 눕지 했건만... 헉! 나한테 놓을 주사의 주사액량이 만만치가 않다.-_-; 사실 주사는 주사바늘이 아픈 것보다는, 주사액의 종류에 의한 고통이 더 크다. 그리고 양.-_-+ 엄청난 양의 주사액이 내 혈관으로 들어가면서 별에 별 생각이 다 났다. 작년에 중국에서 비명횡사하신 공사의 일도 생각이 났고, 군대에서 내가 정맥주사 놓다가 혈관을 약간 찢은 일도 생각이 났다.-_-v 근데 아줌마 간호사가 불쑥 주사맞고 난 뒤의 후유증에 대해서 설명을 해준다.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울 수 있다. 특히 긴장하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그냥 잠시 누워있으면 된다고... -_-+ 그 말만 안 했어도 그냥 맞고 그려러니 했겠건만, 그 말을 듣다자마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_-; 에고~ 나 죽어. 주사실에서 몇분 정도 누워있다가 처방받은 약 들고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왔다.

무슨 화상 때문에 병원을 갔건만, 화상으로 인해 겪은 고통보다도, 오늘 주사 맞은게 더 고통스러웠으니... ㅠ.ㅠ 아픈거보다는 다치는게 더 힘든 일인 듯 싶으이. 암튼, 건강이 최고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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