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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연예인 응원단, 강병규, 한선교, 유인촌.

우리팬 2008. 10. 2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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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하면 시사문제에 대해선 발끈(!)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정치'관련 문제에 대해선 회피주의와 자포자기 심정을 가지고 있는 나이지만, 오늘 접한 기사는... 참으로 가관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한다.

강병규, "나랏돈 흥청망청 쓰지 않았다"...국고낭비 논란 일축
한선교 의원 "올림픽 원정응원, 연예인 잘못 없다"...문화부 국감서 주장
유인촌 장관, "연예인응원단 예산, 부당하게 사용되지 않았다"

일단 이 분들이 제출한 지출내역서.

어차피 요즘은 기자의 글쓰기 실력이나 요령에 대해서도 인지를 하고 기사를 읽어야 하는 시대이니만큼, 기자말은 다 떼어버리고, 당사자의 인용부분만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단장을 맡았던 강병규씨 말씀부터.

"나랏돈 흥청망청 쓰지 않았다"
기사에는 43명의 응원 원정단이라고 했는데 (위의 내역서에는 41명) 그 中 연예인은 21명인가? 암튼, 반수 이상이 연예인을 뒤치닥거리하는 스탭들. 그 분들은 연예인 응원단이 아니잖아요. 그 분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각자가 해결해야 되는 문제 아니었을까요? 당신네들은 다른 밥벌이 뒤로 재쳐두고 자기 시간 쪼개서 나라를 위해, 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들을 위해 응원하러 갔다고 하지만, 나라를 위해 자원봉사하는 각오로 넘어갔다면, 거기에 딸린 식솔들은 알아서 해결해야 되지 않았을까요? 누가 몇명씩 데리고 갔는지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스탭 둘 이상 데리고 간 사람들은 반성 좀 해야되지 않을까요? 응원하러 가는데도 코디가 필요하고 메이크업이 필요하고, 일정 소화를 위해서 매니저가 필요하나요? 그 사람들 없이는 북경에서의 10일이 두려웠습니까. 그럼 현지에서 가이드와 코디는 또 왜 필요했을까요. 현지 가이드/코디도 마찬가지입니다. 차라리 한국 여행사에서 TC로 일하는 분 한명만 데리고 가도, 숙박문제나 입장권 구입시에 그렇게 덤탱이 쓰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북경에 있는 주재원이나 유학생들 조금만 뒤져봐도 중국인 인맥 되는 사람들 얼마든지 있거든요. 중국에서 덤탱이 쓴건 절대 자랑아닙니다. 뭣모르고 중국갔다가 덤탱이 쓰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있지 않나요?

"올림픽 기간 동안 나름 고생하며 보람을 갖고 한 일이 이렇게 잘못 오해될 수도 있다는 게 당황스럽고 겁도 났다"
10일동안 8번 현장 응원을 하러 갔다고 하는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현지 응원 사진보면 과연 여덟 곳 모두가 나왔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나도 올림픽 기간에 내 할일 팽개치고 TV 앞에 앉아서 열을 올리고 있엇는데, 과연 어느 경기에 응원을 하러 가셨을까. 21명? 아니 그 넓은 체육관이나 운동장에서 40여명이 과연 어느 정도의 응원효과를 낼 수 있었는지가 궁금합니다. 연예인들이 응원하면 국가대표 선수들이 배로 힘이 솟는답니까? 이건 오해의 문제가 아닙니다. 40여명이서 10일동안 2억을 썼다는 것에 대해 놀랐을 뿐입니다. 당사자들은 자기네들 인원수가 40여명이라 그렇게 많이 나왔다, 라고 생각이 들진 모르겠으나 국민들은 '2억'에 놀랐을 뿐닙니다. 왜냐면, '억'단위는 우리같은 서민들에겐 장난이 아니거든요?

"호화스럽게 있다 왔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다"
네, 베이징의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에 안락한 호텔방에서 있다가 대강 시간되면 시원한 에어컨 틀어져 있는 1,600여만원이나 든 차량으로 이동을 하셨으니 얼마나 호화스럽지 않았는지 눈에 선합니다. 무슨 침대 달린 최고급 호화차량을 빌리셨나, 아니면 그 차량을 타고 중국 전국일주를 하셨나. 설마... 한국에서처럼 연예인들 각 개인마다 스타크래프트던가, 연예인들 타고 다니는 밴, 그걸 빌리셨나. 고작 호텔과 현장을 오고가고 했을껀데, 너무 심하지 않은가요? 아님, 돈 좀 더 얹혀준다고 에어컨 세기를 올려줬습니까? 식비 1,100만원도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보통 호텔에선 조식이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는건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따지면 점심, 저녁 두끼만 계산하면 되는데... 10일동안 무슨 회식 분위기로 식사를 해결하셨는지, 상당히 금액이 부담스럽다. 10일동안 매일 두끼씩 계산하니까 1인당 13만원 정도가 나오는군요. 그런데 웃긴건 간식비입니다. 간식비가 2백이 넘지 않습니까? 공적인 일, 출장등을 다녀오면 영수증 끊어서 제출할 때... '간식비'도 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설마 응원할 때 현지에서 먹은 간식 말하는건 아니죠? 현지 응원 못 할 때는 식당에서 했다면서요.-_-; 끝으로 통신비 260만원은... 로밍을 제대로 이용을 하신 것 같습니다. 어차피 단체응원단 신분으로 가신거... 단체로 움직이셨으면 굳이 통신비가 들였을까도 의문스럽고요, 아님 뭐하고 있는지 한국에 일일히 보고라도 하셨는지도 모르겠군요.

"1인당 숙박비가 몇 백만원씩 들었다고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그렇게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직접 확인하고 싶다"
숙박비가 1억 1000만원이라고 올려져 있잖슴까. 계산기 꺼내놓고 계산해볼까요? 10일 계산하면 1인당 25만원이 나오는데요? 세금, 팁 빼도 최소한으로 백만원은 넘는게 아닌가. 아니, 2인 1실을 쓰셨다면, 하룻밤에 50만원짜리 하는 방인가요?-_-;;; 글쎄... 자도 중국의 고급호텔엔 거의 가보질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언젠가 남경의 새라톤 호텔에 출장온 한국인 아저씨는 하룻밤에 당시 RMB 650元 정도 줬더군요. (2인실) 그러면 우리돈으로 지금 치솟은 환율로 계산해도 12만원입니다. 北京饭店에서 주무셨는지... 국빈들 모시는 钓鱼台에 가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김상경씨가 그랬나... 서류는 거짓말 안 하거든요?

"잘못 전달된 부분에 대해서는 문화관광체육부에서 해명해주신다고 하더라. 내 생각도 그 쪽에서 말씀해주시는 게 낫다고 본다"
문화관광체육부에서 기획하고 예산잡고 책임을 지는 기관이니가 떠넘기는 것 같은데, 사람들이 흥분한 이유는 딴게 아닙니다. 스스로도 생각을 해보셨음 합니다. 10일간 2억, 그게 문젠인 겁니다. 아무리 좀 나가는 연예인들이 호화판으로 산다고는 하지만, 너무 하지 않슴니까. 21명의 연예인들께서 해도 너무 하신거 같슴다. 그래놓고 입맞췄으니 공기관의 해명을 기다리고, 무조건 아니라고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인정할건 인정 좀 합시다.

내역서에 대해서 조목조목 따지면 한도 끝도 없다. 돈을 쓴 당사자들만 알고 있을 것이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 않은가. 스스로의 양심에 맡기고 싶다. 호화스럽지 않았다고요? 나름 힘들었다고요? 그럼 자비 써가며 현지에서 표구하고, 응원하신 분들은 단지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이란 말입니까? 다들 좋아서 간거 아닌가요? 그게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 것 아닌가요? 40여명 中에 자기돈까지 써가며 뛰어다니신 분들도 있겠지만, 일일히 목록에 집어넣고자 청구하신 분들...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한선교 의원의 말씀.

"그들도 우박비를 맞고 뙤약볕에서 하루종일 고생했다."
"연예인 응원단은 베이징에 가서 우박비를 맞고 야구경기장의 뙤약볕에서 하루종일 고생을 했다"
그들도? 왜 갑자기 기상문제를 꺼집어내셨는지 모르겠군요.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자기돈으로 표사서 응원간 한국 응원단들. 참 서럽습니다. 그냥 집에서 비도 안 맞고, 뙤약볕에 고생도 안 하고, 시원하게 선풍기나 에어컨 틀어놓고 누워서 맥주나 한잔하며 응원할껄 그랬나봐요. 다음부터 우리나라 국가대항 경기 응원 있으면 나라에 청구라도 해야하나요?

"진작부터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하고 간 문화부와 대한체육회가 잘못한 일이지 연예인들이 욕 먹는 것은 합당치 않다"
"비행기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은 지명도 있는 연예인에 대한 관례다"
"연예인들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잘 해줬으면 좋겠다"
문화부와 대한체육회가 잘못한 일인데, 어떻게 처리하실지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연예인은 또 의원님을 당선시켜준 국민들과는 또다른 신분을 가진 분들인가봐요. 비행기 비지니스 좌석요? 잘은 모르지만, 작년에 부산 국제영화제때 현지에서 들은거지만, 어지간한 외국 유명인사들에게 이코노미 비행기표를 준답디다. 물론 몇몇은 비지니스표 달라고 떼쓰는 인사도 있다고 하던데, 우리나라 연예인들이 대부분이라더군요. 앞으로 자라나는 대한민국 새싹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이 되면, 나라돈으로 비지니스 좌석을 탈 수 있다고요. 팔이 너무 안으로 굽은 발언 아닙니까? 저보다 오래 사셨고, 훨씬 많이 배우시고 나라일 하시는 분이... 특혜를 받을만한 사람은 충분이 자격이 있다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유인촌 장관의 말씀.

"나름대로 국가 이미지를 올려보자고 한 일이다"
좀있다가 메신저에 일본이나 중국인 친구가 접속하면 꼭 물어보겠습니다. 너네 나라에서 이런 일을 나라돈으로 쓰여진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냐고요. 또, 걔네들도 올림픽을 봤을테니, 우리나라 국가 이미지가 올라갔는지도 꼭 물어보겠습니다. 연예인 21명이 응원단 만들어서 현지 응원을 한 취지는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국가 이미지...와는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습니다. 연예인 21명이 한시간 반 걸리는 나라에 가서 나라돈으로 응원하면 국가 이미지가 정말 올라갑니까? ... 그래서 올라갔나요?-_-;;;

"강병규씨가 자발적으로 선수들을 응원하고 싶다고 제안해 연예인 응원단을 지원하게 됐다"
"국가를 위해 그 바쁜 연예인들이 나서서 일을 한 것이기 때문에 격려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취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사전에 그 응원단에 포함된 연예인들이 누구누구였는지 확인은 해보셨는지가 궁금합니다. 그 21명의 명단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분명 강병규씨와 관련있는 연예인들일터이고, 그렇게 따지면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요? 차후에 연예인이 사장으로는 있는 다른 기획사 사람들이 21명 모여서 올림픽에 응원하러 간다고 하면 그때도 2억을 덜컹 주실런지.-_-;;; 연예인들 바쁘지요, 다들 뛰어다니고, TV 출연해서 안간 힘 쓰고... 그런데, 대한민국은 백수들조차도 바쁘게 삽니다.


위의 두 공인출신 정치인들께서는 결국 팔은 안으로 굽으신거다. 연예인이니까 양해하자, 연예인치고는 고생했다, 쓸만큼 썼다... 이런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참...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 이 험난한 경제위기 시기에. 국가보조금 실컷 써놓고, 자기네들 딴엔 힘들었다고 한다. 거참.~ 10일동안 2억 넘게 해외에서 쓰셨으니, 중국 정부로부터 감사패 하나 정도는 받아야 되는거 아닌감? 국가 위상을 올리려고 자원봉사 명분으로 떠난 초호화 관광에, 정말 찬사를 보냅니다.


<덧> 08.11.29. 22:22 - 결국 털다보면 뭐라도 나오긴 나온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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