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별거 아닌거 같고, 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심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중국어 한글표기' 문제이다. 그 中에서도 꽤나 말이 적지않게 나올 법한 문제가 중국 고유명사 한글표기 문제. 우리나라 역시 한자문화권이다보니 우리식대로 한자어를 읽어왔는데, 최근에 들어서는 학계든 언론이든 이 문제를 어지간하면 중국어 병음표기 + 괄호 한자로 표기하는 것이 정설이 되고 있다. 49년 중공 수립 이전이나 혹은 1902년 중화민국 수입이전의 중국어 고유명사는 우리식대로 읽되, 그 이후의 것은 병음위주로 표기하는 것이 뭐 큰일이겠는가마는 이미 수십년간 익숙해진 고유명사 같은 경우엔 나 역시도 가끔이나마 헷갈리곤 한다.
예를들어
주윤발이나 유덕화가 많이 쓰일까, 저우룬파나 류더화가 많이 쓰일까.
중국어 교재를 한창 보고있을 당시에도 이 문제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도 해보고, 자문도 구해보고, 찾아도 봤는데... 아직까지도 뭐가 딱 맞다, 라고 내 나름대로의 결론을 못내리고 있으니. (원칙대로가 아닌, 상용표기 문제와 국가신인도 문제를 따져본다면 생각해볼게 많다.) 그때마다 일본어와 생각해보곤 했었다. 어지간하면 우리나라는 일본어의 고유명사는 그 동네 발음식대로 읽는다. '코이즈미(小泉)'를 코이즈미라고 읽지, '소천'이라고 읽지 않는다. 어지간한 일본의 지명 역시 일본어 발음대로 읽는다. 다만, 도쿄(東京)는 여전히 '동경'과 '도쿄'로 읽히곤 한다. 또 나름 유명했던(?) 몇몇 인물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와 같은 경우엔 풍신수길이나 이등박문...으로 읽는 사람도 몇차례 본 적이 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우짜등가 같은 한자권 나라인 일본 같은 경우엔 이제 거의 자리가 잡혀진 반면, 중국어 고유명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은 듯 싶다. 보통화도 애매할 때가 종종 생기는데, 방언까지 들어가면 더더욱 난감. 그나마 광동어는 괜찮은 편이고.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하기 싫으면... 고마, 병음표기+괄호 한자표기가 가장 편할 듯 싶으우. 당연한 얘기겠지만, 원어발음 그대로 쓰다보면 그 나라 사람들과도 의사소통에 도움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병음표기 역시 만만치가 않다. 예전에 위키백과에서 일람표를 찾아본 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발음 역시 100%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근데, 근데... 이 얘기는 해도해도 끝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냥 원리원칙에 따르자, 하면 잠잠해질 수 있는 문제이기에 그려러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데, 사실 이 문제를 꺼집어 내게 하는 동기는 기사에서의 중국 지명 문제가 사못 재미있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지간하면 중국어를 한글로 표기하면 한자의 글자수보다는 한글 표기 글자수가 같거나 더 많은 것이 당연한데, 어제 본 기사에서의 표기는 절로 웃음이 나오게 만들더라고.
요즘 한창 시끄러운 중국의 위구르 시위문제, 가장 격렬하다는 乌鲁木齐[wū lǔ mù qí]라는 동네를 한글로 표기하는데, 네글자의 한자보다 한글표기수가 더 짧더라고.-_-; '우룸치'라고 표기하더라. 뭐 듣기에 따라선 좀 더 자연스러운 발음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지간하면 '우루무치'라 하지 않나?
하여간 중국과 관련된 문제라면 골머리부터 땡길 수 밖에 없다. 태조 왕건을 신라인으로 보고 고려는 고구려는 계승한 국가가 아니라는 소리가 중국 학계에서 나오고 있으니... 잠잠하다 싶으면 튀어나오는게 동북공정 문젤세 그려.
근데, 중국쪽에서 뭔가 시비를 걸고 문제가 터지더라도 이제는 더이상 '중국이니까 그렇지~' 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제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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