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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惣菜'라는 일본어 어휘와 '家常菜'라는 중국어 어휘.

우리팬 2010. 1. 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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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를 접하다보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불시에 새로운 어휘에게 습격(?)을 받을지 모른다. 난 어느정도 좀 할 수 있는데, 뜬금없이 생각치도 못했던 곳에서 처음 보는 단어가 튀어나오더란 말씀이지. 하지만 짬밥이라는 것이 있는 법, 정확한 뜻이나 어원은 몰라도... 발음이나 대강의 뜻을 짐작할 수 있다. 언젠가 대마도에 갔을 때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고 나오는데... 惣菜 라는 단어를 봤다. '왜 난 저 한자를 처음보지?'라며 스스로 자책을 일단 먼저하고, 사진을 찍어뒀다. 반성의 의미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 죄다.

나는 한자어를 보면 항상 이면적, 아니 한국어까지 생각하면 세가지 언어를 모두 다 생각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 그러니까 어느 한자어휘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중국, 일본에서 쓰이는가를 굳이 찾오보곤 한다. 이 惣菜 라는 단어도 그러하다. 일단 우리나라와 중국에선 쓰이지 않는다. 근데 한가지 싱거웠던 점은 惣菜는 곧 総菜라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다. 惣은 거느릴 '총'인데... 모두, 모든이라는 뜻도 있다. 그렇게치면 오히려 같은 뜻이 거느릴 總자로 쓰면 훨씬 알아보기 쉬운거 아니냐... 라는 단순한 생각을 했다. 뭐, 아시다싶이 아무래도 물건을 지칭하는 것이다보니 物자가 들어간 것을 쓰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이지 않나... 하는 것이겠지비.

중국쪽에서 찾아보니... 역시 일어사전에선 검색이 되었다. 문제는 뜻풀이다. 일상적으로 먹는 반찬, 술안주거리. 그리고 마지막에 붙은 家常菜? 글쎄, 이제까지 내가 아는 家常菜 범위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반찬'은 포함되지 않았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반찬'이라는 것과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家常菜의 범위가 다른 것이다. 굳이 말이나 글로써 표현을 하자면 반찬이라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이제까지 본 家常菜들은 '요리'라고도 부를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鱼香肉丝, 宫保鸡丁, 西红柿炒鸡蛋, 青椒肉丝, 糖醋里脊... 뭐 많잖우.) 문제는 는 될 수 있어도 는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일본인에게 위에 열거한 요리들을 보여주면서 "이게 惣菜냐?" 라고 물으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언어의 문화적 차이. 직접 보고, 겪지 않으면 확신할 수 없는 점이 아닐까나.

이 예는 단순히 일상생활에서 보이는 간단한 어휘로 한 것이지만, 좀 더 파고들어가면 단어의 뜻과 실체의 의미가 차이나는 단어가 이래저래 나올 것이다. 다른 예를 하나들자면 중국어의 空调를 그냥 에어컨 정도로 해석하는데, 중국의 空调는 냉난방 겸용이 많다. 그리고 일본어에서 空調 역시 에어컨의 뜻이 아니다

. (하여간 복잡하긴 복잡하다.-_-;) 가끔 대만에서 일본식 한자어를 받아들인 것을 다시 중국에 넘어가는 현상을 보면 퍽이나 재밌게 느껴진다. 物语(ものがたり) 같은.


그냥 문득... 오늘따라 중국요리가 땡겨서리-_-+ 낙서를 해본 것인데... 아, 저녁에 깐풍기라도 먹으러 가야겠다. 요즘 입맛이 너무 없어서-_- 몇일째 밥통안에 넣은 것이 별로 없으이. ㅠㅠ 아, 배고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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