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

입원.

우리팬 2010. 9. 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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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살면서 링겔 한번 안 맞아봤던 넘이 졸지에 몇일 입원하며 수술실에도 들어가봤고, 국소마취+수면도 당해봤고... 남의 피도 징하게 구경을 해봤다. 이 나이 먹도록 종합검진이라는 것을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는데, 입원전 검사 결과를 보니 아직 속이 썩지는 않은 듯. 요즘은 일반인들도 어지간한 기본 의학지식은 가지고 있어서, 괜히 아는체 하면 간호사 언니야가 짜증내는걸 예상을 해서리 별말 하지는 않았건만, 분명 링겔 바늘은 팔 안쪽에 놓으면 붓는다고 얘길 했건만, 씨알도 안 먹히고... 몇시간 뒤에 링겔로 인해 퉁퉁 부은 내 팔을 감상해야만 했다. 아침 6시부터 각 병실을 돌아다니며 혈압체크 하는 일이 얼마나 귀찮겠는가마는, (환자 깨우는 것도 일이니께롱) 그래도 귀찮은 듯, 형식상의 혈압재기를 하시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긴 하더라만. 그래도 군에 있을 때 혈압계 가지고 논 경력이 있는디... 내 혈압이 100에 70 나왔다는 얘길 듣고 내가 뭐라 해야했겠는가. (내가 눈금 보고 있었는디... 110에 70이었다.--; 사실 별 상관은 없지만.ㅋ) 병원밥 맛 없어서 살 빠질거라는 말과는 달리 잘 나오더니만. 특히 그 넘의 선택식은 매일매일 다르게 나오다보니 은근 기다려지기까지 하더라.--; 뭐드라... 오븐 치킨구이? ㅋㅋㅋ


지금 쓰고있는 컴터가 내 것이 아닌지라, 이미지 첨부는 내 컴을 사용할 수 있는 몇일 뒤에.-_-;;; 링겔도 맞아보고, 기브스도 해보고... 햐, 올 한해는 또 이 짓으로 한껀 했구마이. 오른손은 기브스 되어있고, 왼팔에는 링겔바늘이 꽂혀있으니 간만에 집중 좀 해서 읽을려 했던 책들, 반도 보지 못했다.ㅠ 하나 건진게 있다면 '개봉의 유태인'이라고 해서 일본에서 살 때 엄청난 호기심을 가졌던 책을 이제서야 제대로 읽어봤는데... 햐~ 그저 영감님 기행문 수준이더구마이. 게다가 중국 관련 학자가 아니다보니 상황 설명 부분도 띄엄띄엄. 그저 통역의 말만 잘 꾸며서 적어놓았을 뿐. 나 같았음, 인터뷰 정도는 녹음을 해서 좀 더 구체적인 얘기들까지 후에 첨가를 했겠구만. 아님 중국 학자 방문 인터뷰는 서면으로라도 다시금 정리했음 하더니만.

고작 6일 입원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입원한 그 무료한 시간동안에 참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다. 입원 준비하면서는 그저 캠핑가는 기분으로-_- 집을 나섰건만... 수술 끝나고 나니까 오만 잡생각들이 활개를 치더라만. 정리할건 하고, 또 계획할건 하고, 퇴원 다음날에 시외로 바람 좀 쐬러갔었는데, 운전수 河양(@themain100)에게 지긋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저 갈비찜 한사리 하겠지... 하고 OK를 했을터인데, 그 날 운전만 7시간 가까이 했으니. ㅋ

아프지 말고, 다치지 않는 것도 살아가면서 얻을 수 있는 福이다. 덕분에 술이나 담배와 거리는 멀어졌지만, 가장 큰 수확은 골통 좀 정화시켜놓은 것. 가급적 지나간 일에 대해선 후회를 하지 않을려고 노력을 해왔는데, 후회를 하지 않을려고 했던 이유가 그 당시의 자기 자신에 대한 변명밖에 안되는 것 같더라고. 지나간 일, 지나간 사람에 대해서 끙끙 앓아봤자, 결국 그 책임은 스스로 져야하는만큼, 단순하게 그리고 명료하게 스스로 정리해놓는 편이 낫다.


가진게 없으면 잃을 것도 없고, 잃을 게 없으면 겁도 없다고... 오른팔 기브스 풀고나면 하고싶은 일이 너무 많아 걱정이다. 그때까지는 일단 조용히 지내야제. ㅎ 아미타불.


아, 별말 안했는데, 입원한 내 꼬락서니 구경하러 온 金군(@xjakek234)과 白양(P3e_)에게 감사. 보내놓고 뭔가 허전하다 했더니, 쥬스만 주고 커피를 한잔 안 했더니만.

입원 기간 中에 컴터 손을 안 댔는데, 생각해보니 이 장시간동안 컴터를 안 만져본 적은 군입대 이후로 없었던 것 같다. 컴터로 먹고사는 넘도 아닌데, 참... 컴터가 무슨 인생의 반려자도 아니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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