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

전치 6주.

우리팬 2010. 10. 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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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새벽에 손을 다쳤다. 하루번 다친 것도 아니니 하루동안은 그려러니 하고 넘어갔다가, 계속해서 퉁퉁 붓는 걸 본 동생한테 이끌려 평소 근처도 가기 싫어하는 병원엘 가봤더랬지. (난 아직도 밥이 보약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ㅎ) 근처 개인병원을 찾아갈려고 했으나, 예전에 만든 진료카드도 있고 해서, 집근처 롯데 송승준이 득남했다는, 그 병원을 찾아갔더랬지. 결과는 참담했다. 금이 간 것이 아니라, 부서진 채로 뼈가 밀려서 쑥 들어갔디야.-_-; 이걸 일명 '골절'이라고 한다지? 직접 보고, 겪은 바는 없으나, 야구선수들 일단 골절 한번 당했다 하면 반시즌 접는다, 라는걸 줏어 들은 적은 있어서 나 역시도 심각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는데, "입원 준비하세요." -_-;;; 세상에, 이 나이 먹도록 링겔 한번 아니 맞아본 내가 무슨 입원이다냐.-_- 수술 때문에 입원을 해야한단다. 으헐~


입원 준비를 위해 X-ray/피/소변/심전도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내 기억으론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때, 台灣의 文化大學 단기연수를 준비하다가, 피 뽑는게 무서워서 연수 대신 배낭여행을 택했던 적이 있다.-_-; 결과적으론 경제적/경험적으로는 더 좋은 결과는 가져오긴 했으나, 이후에도 괜히 내 생각에 머시마가 피 뽑는게 무서워서 학업(!)을 농땡이 쳤다, 라는 생각이 지워지질 않더군.ㅋ 그나마 군생활을 의무대에서 진창 하다보니, 주사바늘 내 몸안에 들어오는건 별 신경 쓰진 않았건만, 입원에, 수술까지 한다면 분명 링겔(!)을 맞아야 할터인데... 라는 두려움이 엄습해 오더구마이. 잠시동안이라면 몰라도 내 몸뚱아리 안에 바늘이 몇시간씩 꽂혀있다는거, 생각만 해도 으악!!!~ 뭐, 할 수 있나... 놔주는데 맞아야지. 오른손은 다친 부위라 아니되고, 왼쪽에 링겔을 맞았는데, 오른손잡이라 운동부족의 왼쪽 팔에 핏줄이 잘 잡힐리가 있나.-_- 그때서야 알았지만, 나는 일상생활 中에 왼손의 활용이 거의 없는 사람이었다.-_-;

입원 첫날밤... 역시나 심심했다. 나름 조용히 책 좀 읽는답시고 몇권 준비해 갔는데, 한손은 욱신거리고 있고, 한손에는 주사바늘 꽂혀있으니 책이 눈에 들어갈 리가 있나. 사실 링겔 언제 다 떨어지노, 생각하니까 잠도 잘 안 오더라.-_-; 이 첫날만 링겔 꽂은 채로 잠을 잤고, 이후부터는 능력껏(?) 투입량 조절해서 자기 전에 다 맞고 뺀 채로 잠을 잤지비.ㅋ (군대에서 배운거라곤 이런거-_-)

이것이 일명 '창살없는 감옥'? ㅋ

수술실... 이제껏 딱 두번 들어가봤는디... 한번은 소시적 남자들 수술때였고, 또 한번은 중딩때 얼굴 부위 다쳐서 한번이었고. 머리통 다 크고, 아니 다 늙어서-_- 수술실 들어갔더니 별에 별 잡생각이 다 들더니만. 왜... 이제껏 영화려니... 했던 상황들, 제시카 알바가 애낳기 전에 찍은 'Awake'나 우리나라 영화 '리턴'이나.-_-+ 의사샘이랑 상담할 때는 분명 전신마취로 들었는데, 수술실 들어가니까 국소마취 한덴다. 아싸!~ 근데 이것도 여엉 찝찝한 것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살 찢어서 쇳덩이 집어넣는걸 경험하기가 무섭더라고.ㅠ 결국 "재아주이소"해서 수면제 한방 맞았지비.-_-v 아, 근데 자고 일어났더니 수술 마무리 中이더군.-_-; 앞서 언급한 두 영화의 상황을 조금 이해는 할 수 있었는 듯.

수술은 끝났고, 지겨운 (그래봤자 1주일이지만) 병원생활이 시작되었다. 워낙에 혼자서도 잘 노는 넘인지라 그리 심심하진 않았는데, 문제는 역시 양팔을 내 맘대로 못 쓰는 점이었다. 특히 오른손은 깁스, 왼손은 링겔인 상태로 밥 먹을 땐 신체적이라기보다는 정신적으로 고역이더니만. 그래도 주는 밥 잘 먹었지. 우헤헤. 병원밥 좀 먹으면서 고생 좀 해봐라, 라는 엄니의 말씀과는 달리 병원밥 잘 나오던데?-_-; 아침부터 링겔 맞고 있으니까 배식 아줌니가 침대 머리맡까지 밥을 갖다 주시더니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하는 동안에 참 간만에 TV를 많이 봤다. 평소에 TV를 그리 보지 않았는터라, 이런저런 채널을 돌리면서 요즘 세상 TV 프로들도 접할 수 있었지비. 그래도 인터넷 찌라시에서 제목 정도는 본 것들이라 그려러니 했는데, 역시나 TV는 바보상자, 라는 말이 틀리진 않은 것 같더니만.

IV 잡기 힘든 것은 환자에게도, 간호사들에게도 고역이다. 언젠가 한번은 본인이 못 잡으니까 베테랑 언니까지 초청하여 놔주더라만. 또 막내인 것 같은 간호사 덕택에, 팔뚝이 퉁퉁 붓는 것까지 겪어봤다.-_-; (세상에 이건 나도 안 해봤던 것이였어!!!) 병원생활이 지루하거나, 혹은 아파서 힘든 것이 아니라, 하루종일 맞아야 하는 링겔 주입시가 가장 짜증나더군.ㅠ 얼른얼른 집에 가야겠다, 라고 생각했을 때... 병실의 새로운 환자 아저씨가 납셨다. (2인 1실을 혼자 쓰고 있었다.) 나보다는 두세살 많은 것 같이 보이던데, 첫날에 여기저기 전화통을 돌리시는지라 '아, 참 시끄러운 양반이시군.'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수술실 다녀오신 이후에는 말보다는 신음소리로 병실을 울려버리게 하시더니만.-_-;

사실 병원생활은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는디, 핀도 꽂힌 깁스 한 상태로 퇴원을 한 후가 문제였다. 다친 부위야 그렇게 크진 않으나 통깁스를 한채로 밖엘 나가니 무슨 17:1로 싸우다가 다친 상처로 보인다는 점-_- 9월까진 괜찮았는데, 10월이 오고 날이 쌀쌀해지면서 긴 상위를 못 입게되더라고. ㅠ 이번주였지비... 드디어 깁스도 풀고, 핀도 뽑을거라는 기대감에 외래진료를 받았는데, 뼈를 형성하는 골막에서 골진이 나와 붙게 하는데, 그 골막이 아직 덜 붙었다, 라는 이유로 1주일 후에 핀을 뽑자고 하신다. 핀이야 그리 불편한건 없었으나 깁스라도 좀 일찍 뺄 줄 알았건만... 반 깁스-_- 그러니까 길이를 반으로 줄인 것이 아니라, 깁스의 아랫부분은 걸치게 해놓고 위부분만 자른 형태. 무게는 줄었지만, 생활하는데 불편한건 그대로-_- 게다가 자른 부위를 압박붕대로 메고보니, 이거 무슨 더 다친거처럼 보여.-_- 

그래도 맘만 먹으면 붕대 풀어서 나름 시원하고 쾌적한 오른팔 생활을 할 수 있겠다, 라는 여유를 가졌건만... 어제 붕대 푼 채로 자고 일어났더니 두개의 핀 中에 밖으로 돌출 된 핀이 뭔가 좀 이상혀.-_- 방향이 이 방향이 아니고, 또 특허니 더 튀어나왔길래 뭔가 찜찜한 것이다. 잔소리는 좀 듣더라도 병원엔 가봐야겠지비? 하는 맘을 먹었건만... 으헐~ 핀 잡고 살짝 댕기니까 쑥~허니 빠진다.-_-; 아놔, 미칠거 아이가. 핀 빠진게 문제가 아니라 난 의사샘 잔소리 정말정말 무서워하는디.-_-; 담주 화요일에 오라던데, 얼굴에 철판 깔고 내일이라도 병원에 가야겠다. 가서 이실직고를.ㅎ (수술이 끝나고서야 알았는데, 나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능.-_- 그래도 선배라 부르기 뭐한 것이 이 분은 2년만 같은 캠퍼스를 다녓응께롱.-_-+)

이만한 핀이 지금 하나 더 박혀 있다.ㅠ 이런거 두개가 새끼손가락을 관통하고 있다니.-_-;

원래 아프거나 다쳐서 치료를 받을 때, 항상 다 낫기 직전의 조리가 가장 중요한 법인디... 나도 이런 껀수를 쳐버렸구마이. 우짜노... 나이를 먹어서 뼈가 빨리 안 붙은 내가 죄인거지.ㅠ 나머지 핀 하나는 언젠가부터 살 속으로 들어가버렸는데-_- 이노마 상태 역시 여엉~ 찜찜해서 내일 다시 병원을 찾을 계획이다. (원래는 다음주 화요일 아침에 예약을 해놨었는디.) 하여간 지금 상태를 느껴(?)보건데, 문제의 새끼손가락은 거의 회복 다 된 듯. 문제는 박혀있는 핀을 뺄려면 살을 찢어서 뽑아야 한다는...ㅠ 마취는 한다지만, 그래도 오늘 빠진(!) 핀에 비하면... -_-;;;


아참, 보험 덕분에 경제적인 면을 그리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 병원이 비싼더라더군.-_-; 그리 비싼 티는 안 나던뎅.-_-;

다가오는 내 생일은 그래도 환자처럼은 안 보이겠군.ㅋ 아, 근데 내일이다.-_-;;;

아, 제목이 전치 6주인 것은... 결국 6주 다 채우게 생겼다고. 개인적으로는 4주 정도면 다 해결볼 줄 알았는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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