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

일드 '심야식당'에 나오는 고양이 밥(猫まんま)를 해 먹어보다.

우리팬 2010. 3.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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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에 우연찮게 '심야식당(深夜食堂)'이라는 일본드라마를 봤었다. 편당 30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드라마였지만, 조용하면서 은근히 다가오는 감흥 때문인지, 다 보고나서 꽤나 깊은 여운을 느꼈었다. '퍽 괜찮은 드라마구나... '라는. 남자주인공은 코바야시 카오루(小林薫)라는 아저씨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히로스에 료코의 '비밀'이라는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잘났다고 소문이 자자한 오다기리 죠(小田切譲)도 나오는데, 난 얘가 여기 왜 나오는지 도통 알 수가 없더라. 그냥 술 먹는 장면 좀 나오다가, 가끔씩 알쏭달쏭한 말 몇마디 던지곤 유유히 사라지고... 흠흠. 하여간, 이 '심야식당'이라는 드라마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각 편마다 나오는 음식들이 사람의 애간장을 태운다. 특히나 야심한 밤에 볼 경우... 햐~ 배고파서 쓰러지지.-_-; 주 배경인 그 식당은 별다른 메뉴는 없지만, 손님이 원한다면 주인장이 가능한대로 만들어준다. 그렇게 특별한 요리라기보다는, 각 요리마다 나름대로 가진 추억, 의미등이 있다.

출처 : 日本 TBS '深夜食堂' 사이트.

대부분 간단한 것들이기 때문에, 집에서도 쉽게 해먹을 수 있다. 나 역시도 후리카게(ふりかけ)와 우매보시(梅干し)를 가지고 오차쯔께(お茶漬け)를 가끔 해먹었었다. 그리고 계란후라이를 올린 야키소바(焼きそば)도 해먹어 봤으나, 왠걸... 야키소바는 역시 야키소바용 소스가 있어야 제맛이 난다. 이 넘을 사러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광고를 때리는 해운대의 신세계 백화점 지하 매장을 찾았건만, 왠걸... 조그만게 뭐가 그렇게 비싸.-_-; 내가 만든걸 집에 있는 가족들이 먹을리도 없고-_- 그냥 좌절, 그러던 차... 어제 오후쯤에나 문득... 고양이 밥(猫まんま)라는 넘이 생각이 나서 이걸 해먹어 보기로 했다.

정말정말 간단한 끼니거리다. 마트에 간 김에 가쓰오부시 하나 사온걸로 끝. 그냥 맨밥에 가쓰오부시를 뿌리고, 위에 간장 한술 반~두 술 정도 넣어주면 おしまい. 그렇게 만들었다... 그 넘의 '고양이 밥'이라는 것을. 어찌나 간단하던지, 정말 고양이들 밥으로 준거 아닌가 싶더라.-_-;

밥 위에 가쓰오부시를 적당껏 뿌린다.

그리고 간장을 한술 반~두술을 뿌려주면 끝.

작년까지는 종종 일본 간장을 사서 먹곤 했는데, 올해부터는 안 사지더라고. 마트에서 일본 간장, 그러니까 키코만(キコーマン) 간장을 살려고 했는데, 작은 병에꺼는 없고 커다란게 11,000원이나 하더라고. 만다꼬... 싶어서, 그냥 한국 간장을 써봤지. 먹을만 하더라고.-_-; 가쓰오부시를 뿌릴 때 너무 많이 뿌려버리면, 괜히 생선냄새가 더 많이 나는 점도 유의해 둬야 한다. 어차피 맛으로 먹기보다는 먹을 때의 향이 주요하므로, 많이 넣는다고 특별히 더 맛이 나지도 않는 것 같다. 그냥 이 맛 그대로 느끼고 싶어서 다른 반찬없이 요것만 먹어봤는데, 먹는데 딱 5분 걸렸다.-_-; 망구 내 생각으로, 자취생들이나 방콕폐인들에게 괜찮은 끼니거리가 되지 않을까, 사료된다.-_-;;;

암튼, 또 해 먹어봤다. '심야식당'에 나온 끼니거리를. 언젠가는 다 해먹을 그 날이 오겠지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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