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몇몇 교수님들, 적당히 좀 해 먹읍시다.

우리팬 2007. 2. 1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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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 사태를 보면서, 나는 당시 줄기세포니 뭐니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야도 아닐뿐더러, 내가 이러쿵 저러쿵 할만한 여건도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고, 같은 집 사람들끼리 치고박는 것도 그다지 그림이 좋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내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황교수의 업적에 대한 행위 자체였다. 인터뷰를 하든지, 기자회견을 하든... 자신은 그저 대표인채, 모든 일은 밑에 있는 연구원들 이름을 거론을 했었고, 마지막에는 누가 어쩌느니, 누가 어쩌느니, 그럼 실질적인 대표자로써 과연 그 연구에 어떤 연구를 했단 말인가. 본인 역시 지식인이자 과학자가 아닌가. 연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돌아갔는지도 모른채 얼굴 마담만 한다면 어느 장사치나 다를게 뭐가 있냐는 말이다.

'박사'라 는 학위 중에서도 높디 높다란 학위를 가지신 분들이 교직에 가게 되면, 본인의 임무는 두가지이다. 교육자로써 학생들만 가르치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또한 연구자로써 자신의 학업도 계속해서 이어나가야 한다. 소위 말하는 학자다, 손에서 책을 놓는다라는 것은 말도 안될 뿐더러, 학교에서 요구하는 실적내지, 학회에서의 개인발표 또한 자신의 이미지나, 명성을 쌓는데 커다란 효과를 준다. 다만, 지방대 교수들 같은 경우엔 다른대로 부족한 점이 있으니, 바로 같이 공동연구 할 수 있는 동반자가 적다는 것이다. 한국이란 나라에서 어느 누가 지방대 석사 이상을 하겠으며, 한다치더라도 어느 누가 제대로 된 점수를 주겠는가. 어찌보면, 각 대학에 있어서의 점수메김에 학부보다는 석사이상이 '학회'라는 공간에서는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누구 교수 밑에서 공부를 했냐, 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평가기준의 하나이다. 게다가 석사이상쯤의 나이대가 되면, '좋은게 좋은거다'라는 수직관계에서의 가장 훌륭한 설득도 먹힐만한 연령대이니만큼 밀실관계가 제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은연 中에 돌아다니는, 내가 새빠지게 공부한거 결국엔 지도교수한테 다 넘어간다라 는 것은 현실이 그려러니, 하며 넘어갈 수 있는 문제다. 또 지도교수의 지도하에서 공부한 덕(!)이라는 것도 현 우리나라의 X같은 유교사상 차원에서 보면다면 이해못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아무리 이해할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도 있다는 것 자체가 웃겨서 이 낙서를 시작했다.

학부 졸업 전에, 어떤 사람의 논문 통과에 대해서 얘길 들은 적 있었다. 학부 논문이라면, 대게 썼다는데 의미를 두고, 그 정성에 의례 통과를 시켜주는 것만큼, 교수 개인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별 내용이 아니지만, 은근슬쩍 오케이를 해주는게 관례이다. 사실, 학점이 안되서 졸업 못한 사람은 봤어도, 논문이 통과안되어 졸업 못한 사람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근데, 그 학부생은... 두명이 공동으로 제출한 논문에, 본인의 이름 석자를 집어넣고 논문이 통과되었으니, 이게 얼마나 한심한 대한민국 교육현실이란 말인가. 나는 절대로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 했지만 사실 그만큼 '의리'관계를 가진 이도 없어서 그냥 대강 써서 냈다.-_-; (두개 논문을 냈고, 통과를 시켜주신 교수님께도 감지덕지 하는데, 그 학부생은 얼마나 인생의 은혜자로 교수님을 생각하겠는가.-_-+)

근데, 이런 현상이 별거 아닌 학부생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뭐, 내가 아는 한명의 얘기이겠지만서도, 어느 석사생의 논문이 지도교수의 이름으로 어느 학회지에 올라갔고, 거기엔 전혀 상관이 없는 다른 교수의 이름까지 덩달아 공동저자가 된 것이다. 자기 밑의 학생들에게는 그것밖에 못해? 라며 높은 자리를 고수하시는 분이, 결국 조사하면 다 나오는 학회지 발표에 자신은 전혀 관련없었던 지나간 석사생 논문에 자기 이름을 집어넣었다는 자체가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일이 소위 말하는 '학회'에서 일어나는 밀실관계에서의 일이라면 나도 할말은 없지만서도, 공부하려 하는,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의 입장에서 본다면 얼마나 속이 상하고, 혹은 '학회'라는 공간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는 일이 아니겠는가. 설마 그 명문대 석.박사 출신의 교수님께서도 그 학교에서 같은 경험을 당하셨으리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대학이란 곳이 꼭 학생들 수준만으로 평가되어야 하나요? 천만의 말씀, 학생들을 누가 가르치는데요?

공 부를 할려고 해도 새로운 현상이나, 새로운 세상이 되지 않는 이상은 갈수록 할만한게 없는게 요즘 세상이다. 안일한 생각으로 자신의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하셨다면 개인적으로 이해라도 할려고 노력하겠지만, 다만 지금도 학업에 매진하고 있는, 앞으로 공부할려고 하는 후학들에게 보일 낯짝이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더불어 언제까지 교수님의 영광에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감지덕지 합니다, 라며 품팔이하는 연구생들이 생길터인가.


한국에서 가장 끈끈한 情으로 뭉친 공동체가 있다면, 정치인들과 교수님들이 아닐까 싶다.

당신들들이 그리 접하지도 않는, 그래서 인정하지도 않는, 아니 되려 무시하는 소위 인터넷 세상에서도 이런 캠페인이 있습니다.-_-;;;


원문 포스트 : 2006/05/0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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