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물자판기, 안 마시는게 낫다.

중국 여기저기 주택가에 설치된 물자판기

사진 출처 : http://kr.blog.yahoo.com/gfcem/1440504.html?p=9&pm=l&tc=298&tt=1159159230

북한 핵실험 때문에 한창 난린데, 간만에 미디어다음쪽 기사들을 쭉 읽다가, 중국관련 게시물에서 물자판기에 대한 글을 봤다. (9월 25일 글이라면 좀 된거지만서도.) 나는 이 소위 물자판기라는 것을 02년 말인가, 03년 초에... 江苏 无锡라는 곳에서 처음 봤다. 당시 내가 있었던 江南大学 근처의 주택가에 설치가 되었고, 꽤나 많은 중국인들이 기계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길래 나 역시 괜찮은 듯 싶었다. 그리고 南京으로 옮기고 나서도 이 자판기를 종종 봐왔었는데, 마침 내가 살고 있던 동네 근처에도 한대 있길래, 가끔 오고가면서 보곤 했는데 이상스레 无锡에서 봐왔던거와는 달리 사람들의 이용이 거의 없었다. 중국인 친구와 같이 지나가는 길에 살포시 물어봤더니 안 마시는게 낫단다. 그 친구의 말에 따르면 중국인들도 그 물의 출처를 모를 뿐만 아니라, 물값이 싼만큼 마시는 이들은 꽤 빈곤층에 속하는 사람들 뿐인지라 마신다고 바로 탈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믿고 마실 수 있겠느냐... 뭐 물을 담아 집에 가봤자 수돗물을 끓여마시는 것과 별반 다름 없다고 하시더라고.

사실 중국 생활을 하면서 가장 귀찮은 문제가 바로 '식수' 문제이다. 행여 중국의 대학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그쪽 공용으로 사용하는 热水를 주로 마시고 있는가? 나는 반대한다. 중국인들은 물보다는 거의 茶를 위해 뜨거운 물을 많이 마시편이며, 굳이 시원한 물을 찾는다면 집에 있는 물보다는 가게에서 꽤나 저렴한 광천수(矿泉水)를 사 마신다. 게다가, 유심히 살펴보면 공용으로 사용하는 뜨거운 물을 보온병에 마실 때, 전부 다 마시지 않고, 어지간히 양이 남았을 때는 버리고 새로 뜨거운 물을 받아마신다. 이유인즉, 중국의 수돗물은 석회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아무리 끓였더 하더라도 밑에 침전물이 있기 때문에 몸에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중국에서 1년이상의 생활을 하고 돌아온 사람들 중에는 '담'이라고 해야하나... 신장쪽에서 석회가 쌓여 병원을 찾는 사람을 종종 보았다.

그나마 돈이라도 좀 들여서 식수를 마시는 방법 中의 하나가, 바로 정수기 물을 주문해 마시는 방법인데, (내가 마신 것은 18.8리터에 RMB 14元 정도하는 天地人이라는 브랜드의 물이었다.) 근데, 이것도 가끔 가짜가 있어 100% 신뢰하고 마시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나 역시도 이전에는 같은 용량의 8元짜리를 마셨는데, 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뭔가 있다(?)라는 생각에 바로 바꿔 마시게 되었다. 여담으로 조그나만 영세 식당에서의 茶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사용하는 찻잎은 꽤나 저렴한 편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茶라는 개념보다는 물의 개념으로 이래저래 공짜로 제공은 한다지만, 찻잎의 품질 또한 그리 믿을만한 상태는 아니라는 점이다. 그나마 돈을 주고 따로 주문하는 茶라면 모를까나.

중국의 물가가 싸다고, 먹거리가 싸다고 이래저래 함부로 배속에 집어넣다보면 체질에 따라 틀리겠지만, 분명 몸에 이상신호가 올지 안 올지는 스스로 장담할 수 없으니, 언제나 조심 또 조심해야 할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