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広 島

일본 사이죠(西条)역 부근의 식당, 田坂屋.

우리팬 2008. 3. 17. 14:29
반응형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익숙지 않은 타지, 외국에서 끼니를 떼우고 할 때 식당을 찾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터이다. 돈만 있으면야 어디든 못 가겠는가마는, 그래도 한정된 시간에 이런저런 제대로 된 먹거리를 소화해내고자 하는 욕심 때문인지, 어딜 가더라도 그냥 대강 한끼를 떼우는 일은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또, 미리 인터넷을 뒤져보고너, 남이 추천한 곳을 가는 일도 그리 유쾌하진 않다. 남들 가본 곳일 뿐더러, 남들이 좋은 것과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 다를 수도 있으며, 뭐 역시나... "내가 뚫었다!"라는 스스로를 위한 보람도 삼을 수 있지 않은가.-_-; 암튼, 주변 사람에게 항상 조언을 하는 바이니, 이왕 외국에 나가서 밥 먹을 때는, 직접 들이대고, 뚫어보고, 겪어보라는 무책임한-_- 말을 하곤 한다.


지난 2월, 내가 히로시마(広島), 것도 히가시 히로시마(東広島)에 있는 자그나만 도시, 사이죠(西条)에서 생활하는 동안, 역시나 처음에 가장 먼저 적응을 해야했던 것이 '끼니를 떼우는' 일이었다. 물론 숙소에도 식당이 있어 600円이면 부페식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첫째가... 그 곳만을 이용하기 싫었고, 둘째가 거기 음식 완전 꽝이었다.-_-; 그 숙소에는 아시아계 사람들보다 되려 아프리카나 중동쪽에 사람들이 많아서, 그 사람들을 위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겨우 아침만 꾸역꾸역 해결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점심은 대강 컵라면이나 쌀밥 한공기로 떼우고, 저녁에는 기필코 근처 식당을 찾아 먹었으니... 그러다가 가본 곳 中의 하나가 바로 なんでも食堂라는 부제(?)가 붙은 田坂屋(たさかや) 였다.


일단 들어가니 여느 일본의 식당과 마찬가지로 주방과 바로 연결된, 카운터가 있었고, 또 마루가 있어 따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종업원들이 오고가는 주방, 것도 개방된 공간에... 커다란 식기대로 보이는 것이 꽤나 사람을 갑갑하게는 했지만, 뭘... 그냥 앉아서 옆사람이랑 밥만 먹으면 되지.-_-; 건너편 좌석에는 어느 나이가 지긋한 아저씨가, 커다란 니혼슈(日本酒) 한병을 앞에 두고 한잔하면서, 맞으편의 종업원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이... 키핑된 니혼슈 한잔에, 식사도 하고... 또 종업원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단골인 것 같았다. 하루의 정리를 식당에서.-_-;;; 일본에선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리라.

金군, 黃군과 함께 이 곳을 찾았는데, 각자 메뉴를 보고 주문을 시키고 기다리는데, 재미난 것을 발견했다. 일회용 젓가락이 종이로 쌓여있는데... 이 종이가 그냥 종이가 아니더라고.


오늘도 수고! 라는 글자가 중간에 적혀있는데, 구석에는 열러보라고 적혀있었다. 안 열면 젓가락을 꺼낼 수 없지 않소이까.-_-; 열어보니... "당신의 웃는 얼굴이 남도, 자신도 도울 수 있다." 라는 문구가 찍혀 있었다. 뭐, 웃으면서 살아라는 소린데, 나름 특별했는지라 재미나더라고. 바보처럼 실실 웃는 것도 미친 짓이겠지만서도, 그래도 웃는 얼굴... 좋은게 좋은거 아닙니까요. 옆에 있던 金군의 젓가락 껍질에는 또 다른 문구가 적혀있었다. 뭐, 나름 서비스라면 서비스인 것이고... 흠흠.


차슈멘 정식을 시킨 걸로 기억하는데... 일본에선 항상 배고픔 속에 살았던 것 같다. 뭘 먹어도 배가 안 차고, 뭘 시켜도 양이 적으니-_- 배부른 포만감을 거의 느껴본 적이 없는 듯. 아, 있다. 맥주 실컷 마셨을 때.-_-v 암튼, 옆에 있는 金군은 오니기니(おにぎり) 정식을 시켰었고, 黃군은 접때 나랑 같이 저녁 먹을 때 시켰었던 곱창 정식(ホルモン定食)을 시켰더니만. 먹은 걸 또 왜 시켜.-_-+


일본이나 중국의 숟가락 문화는 우리와는 또 다르다. 밥을 먹을 때 거의 젓가락을 사용하고, 숟가락은 국물을 떠먹을 쓰는데, 여기 라면에 딸려나오는 숟가락은 또... 국물 안에 빠지지 말라고 재미나게 만들어져 있더라. 물론 찾아보면 한국에도 있겠지만, 난 본 적이 없어서-_- 중국에서도 이렇게 된건 본 적이 없는데, 다만 숟가락 끝부분에 걸치게 된 숟가락은 종종 본 적이 있다. 근데, 이게 더 효율적인 것 같다.

이 날 사진 찍은 폴더를 열어보니... 이 집을 나와서는 찍은게 없던데, 정말 따분했던 저녁이었던 것 같네.-_-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