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広 島

일본 도시락(弁当), かまどや에서의 한끼.

우리팬 2008. 3. 31. 19:03
반응형
도시락 아니 소시적 할머니들이 자주 사용하시던 단어인 벤또(べんとう)하면 떠올려지는 곳이 바로 일본이란 나라이다.  일본어의 잔재이니 뭐니 하지만, 일단 도시락에 있어선 일본만큼 발달한 나라가 없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별에 별 종류의 도시락이 있고, 별에 별 곳에 다 도시락을 파는 곳이 있다.  일본에서의 도시락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근 10년이 지난터라, 뭔가 다른게 있겠지... 싶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 예전에는 편의점(コンビ二)에서 사먹은 도시락이 다였지, 도시락 전문점의 도시락은 먹어보질 못 했던 차에, 어느날 늦은 오후...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어느 도시락 전문점을 찾았다.

신칸센에 오르기 전에 샀던 도시락.

먹을만은 했지만, 양이... -_-;;;

이번 히로시마행에서 도착한 당일, 신칸센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는데, 당시의 도시락은 뭔가 허전했고-_-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던더라,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도시락을 먹어보자, 라는 생각을 했었다.
 

상호명은 かまどや(竈屋)라는 곳인데, 카마도(かまど)라는 단어의 뜻은 부뚜막, 아궁이... 혹은 부엌을 뜻한다. 우짜등가, 本家(종가)라는 이름을 걸었으니... 당연히 한번쯤은 먹어줘 봐야지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게 안은 상당히 좁았다. 오히려 한국에서 꽤나 이름을 날리는(?) 한솥도시락보다 더 좁은 느낌. 들어가니 아주머니 한명이 있었고, 나는 이런저런 메뉴를 쳐다보다가,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되는 오야코돈(親子丼)을 주문했다. (당시 갔이 갔었던 黃군은 무엇을 주문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_-;)


가격은 그럭저럭 무난했다. 역에서 파는 에끼벤(駅弁)이나, 돌아다니며 봤던 도시락 가게보다는 가격이 싼 느낌이었다. 근데, 아무래도 이 곳에서는 주문을 하면 바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만들어놓고 팔고 있는 곳보다는 훨씬 맛났었다. 500円 정도에... 이 정도로 한끼 같으면 매일은 아니더라도, 2,3일에 한번씩은 먹을만하다고 생각했건만, 후에... 다시 이곳을 지나갈 일이 없어, 이 날이 이 집을 찾은 마지막 날이 되었다.-_-; 메뉴 팜플렛까지 챙겨들고 왔건만. 흠흠. (스캔을 뜨고싶으나, 지금 수중에 없으니...)

뭔가 비슷하게는 보여도, 우짜등가 각기 다른 메뉴의 도시락이다.


이런저런 메뉴 中에 눈에 띄었던 것이 바로 回锅肉 弁当나, 回锅肉丼이었다. 이 回锅肉라고 하는 것은, 중국의 사천요리 中의 하나로, 쉽게 생각하면 맵게 양념을 한 삼결살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요걸 일본 도시락 가게에서 봤으니... 얼마나 신기했겠는가. 히로시마(広島)가 중화풍의 요리가 많다는건 이미 들을바 있어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우리나라 중국집에는 왜 없을까... 생각을 해보니, (사실 만들기도 쉬운 요리인데.) 우리나라는 '두루치기'라는 더욱 맛나는 먹거리가 있으니, 굳이 回锅肉를 만들어 팔 필요가 없지비.


근데 이 도시락을 어디서 먹어야만 했는가. 당시 黃군과 함께 숙사로 돌아가는 길에, 그만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_-; 한 두어시간은 자전거로 헤매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패달을 밟아도 아는 곳이 나오지 않는거다. 날은 어두워지고... 단지 도로표지판에만 의지하면 가고 있다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결국 논두렁에 시커먼 머시마 둘이 앉아서 도시락을 까먹게 되었다.-_-v 그 처량함이란... -_-;;;

추운 날씨에, 논두렁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으니, 순간 군대생각이 났다믄서.-_-; 그래서인지, 그 도시락이 더욱 맛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꺼억~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