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広 島

노부상과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

우리팬 2008. 7. 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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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자전거를 자유롭게 탈 수 있는 곳이 여의도 광장이라고 한다면, 부산에는 사직동이 있다. 근처 여러 체육관이나 운동장 시설이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소시적부터 부산에서 자전거~ 하면 바로 사직동으로 갔다. 확실히 한국이라는 조그나만 나라는 자전거를 생활하기엔 그리 쉽지 않고, 또 어렸을 때 뭔가를 타고 달린다, 라는 기분을 내고 싶다면... 어느 특정 지역을 찾아가 자전거를 대여할 수 밖에 없었으니... 이 역시도 어떻게보면 소시적 추억의 쓸쓸함이라 하겠다. 암튼, 그래서인지 부산 사직동, 그러니까 사직운동장 근처에는 자전거를 대여하는 곳이 많고, 또 그곳에서 빌린 자전거나 전동차를 타고 즐거게 달리고 있는 어린아이들도 접할 수 있다.


어제 롯데전을 보러가기 위해 사직구장을 찾았는데, 韓군과 만나기 위해 종합운동장 정류장에서 버스를 내렸다. (사실 사직야구장 정류장이 더 가까우나, 마트에 갈려면 여기에서 내리는 편이 낫다.) 이래저래 담배 한대피며 기다리고 있는데, 조금은 참신한 디자인의 자전거 대여점이 보였다. (영업은 하지않고 있었는 듯.) 뭐 이런 곳이야 사직동 올때마다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곳이니 뭐 별다를게 있는가마는, 이 가게의 이름이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이다. '노브의 자전거방', 근데 옆에 조그나만하게 일본어 카타가나와 히라가라로 쓰인 상호명은 '노브'가 아닌 '노부'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_-; (굳이 노브라고 우겨댄다해도 할 수는 없지만서도.) 노부... 노부. 바로 지난 겨울에 히가시 히로시마에서 알게 되었던 킨키대학의 대학원생인 노부상이 떠오른 것이다.-_-; (갑작스레 왠 남정네.-_-;)

노부상은 나보다는 몇살 어렸지만, 직장도 있고, 또 공과대 대학원생으로 있다. 결혼도 했고, 얘도 하나 있어서 그런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진지한 면이 많은 사내였다. 연수과정에서 같이 얘기 좀 나누다가, 후에는 밖에서 술 한잔도 거하게 했었고, (술이 꽤나 약한 남정네인데, 우째 노미호다이를 갔을꼬.-_-;)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는 집으로 초대되어 일명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를 순수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노부상의 말에 따르면, 오코노미야키와 같은 음식은 대게 남자들이 만든다는... 흠흠.)

1) 달궈진 팬 위에 밀가루 반죽한걸 조금 올려놓는다.

2) 그 위에 가시오를 적당량 뿌린다.

3) 그리고 잘게 썰인 양배추를 올리고.

4) 양배추를 익히기 위해 거꾸로 한번 뒤집어준다.

5) 우동면도 적당한 양념을 하고 한쪽에서 볶는다.

6) 볶은면을 계란과 양배추 사이에 넣는다.

7) 좀 더 굽다가 그 위에 오코노미야키 소스를 뿌린다.

8) 그리고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끝~!

사실 나는 히로시마에서 오리지날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를 먹어보진 못했다. 식당에서 가서 직접 구워먹는 코스도 있다하고는 하지만, 왠지 이 오코노미야키는 끼니를 떼우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술안주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당시 음주때도 어지간하면 숙소안에서 해결했으니... -_-;) 하지만 귀국을 앞두고, 운좋게 노브상과 말이 맞아, 집으로 초대되어 손수 만들어준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 중국식으로 말하자면 家常菜를 먹었으니... -_-v 이 날은 음주량 역시 엄청 줄였다. 500ml 짜리 니혼슈 하나 사들고 가서 먹고, 나중에 좀 부족한 것 같으니, 노부상의 부인이 냉장고에 있던 라커 맥주를 전부 꺼냈다는... -_- 심지어 일전에 노부상이 직접 담은 과일주까지 꺼냈는데... 90도가 넘는 보드카를 넣고 만들어서인지 선뜻 마시지는 못했었다.-_-;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눈이 엄청내려 우산을 하나 얻어가지고 왔는데, 100엔샵에서 파는 싸구리 우산이었으나, 기념삼아 한국까지 들고 들어왔다. 이거 은근히 좋더니만, 가볍고... 부담없고-_-; 일전에 방정리를 하다가 지난 겨울에 일본에서 알게되었던 일본인들의 연락처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얼른 찾아야지, 연락해야지 생각을 하면서도, 당췌 눈에 보이지가 않으니. 흠흠. 암튼, 이 노부상이라는 아저씨, (결혼했으니 아저씨는 맞지.) 나이에 맞지 않게 나라일에 관심도 많았고, 또 일본외의 나라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졌던터라, 5,6번의 만남이었지만... 상당히 뜻깊었던 친구관계였다고도 할 수 있을 듯 싶다.

내가 이 인간때문에 할 수 없이 먹게된 말 사시비다.-_- 흐억! 지금봐도 느끼느끼~


헉! 그러고보니 노부라는 이름은... 姓이 아니라, 이름의 앞글자였는 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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