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広 島

내가 찾던 그 일식 식당, 사이죠(西條)역 근처의 아자미(あざみ).

우리팬 2008. 7. 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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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끼의 식사를 한다면 어디에서 하고 싶은가.  아니, 다시 말하자면 '일식'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떠한가. 스시? 사시미? 아니면 쟁반 위에 놓인 덥밥과 조금씩 담은 반찬의 세트? 글쎄다, 나 같은 경우엔 '일식'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일식 식당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空から降る一億の星)'에서 여러 등장인물들이 자주 갔던, 모였던 그 단골 식당이 생각난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줌마~ 여기 뭐 하나요~" 부르는...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언젠가부터 아줌마가 '이모'라는 호칭으로 바꼈지만서도.) 암튼, 엄마가 차려주는 밥처럼 느껴지는 편안한 분위기와 인심좋고 친절한 아줌마와의 사소한 대화들... 나는 왠지 이런 식당엘 꼭 한번쯤은 가고 싶었다. 근데 또 이런 곳을 찾아가고, 또 제대로 느낄려면 단기로는 불가능하다. 적어도 2,3번은 가야지 좀 친해지고, 또 제대로 된 곳도 찾고 그러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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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지난 겨울에 히가시히로시마(東広島)의 사이죠(西条)에서 비슷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곳들을 몇곳 지나치게 되었으니. 그런데 이 식당들은 입구문은 좁고, 또 실제로 들어가보지 않으면 안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제대로 볼 수가 없기 때문에 들어가자! 하고 선큼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언젠가 한번... 약속시간 때문에 얼른 밥을 먹어야 할때가 있었는데, 그때 별 생각없이 찾아갔던 곳이 바로 이 식당, 이름하야 아자미(あざみ)이다.

옆에딸린 국은 추천받아 시키긴 했는데, 막걸리 맛이 났다.-_-;

안에 들어가보니, 4,50대 아저씨들이 대부분이었고, 또 메뉴판에 없는 이런저런 요리들과 반주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 파악을 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결국 벽에 걸린 몇개의 메뉴 中에 친숙하고 낯익은 덮밥 종류들 중에서 오야꼬돈(親子丼)을 주문했다. 어랏? 별 생각없이 들어오긴 했는데, 왠지 그 드라마에서 봤던 분위기삘이 난다. 게다가 60대 정도의 할아버지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아내로 보이는 할머니(솔직히 아줌마라 봐도 무방할 것도 같지만)가 이리저리 분주히 주방과 테이블을 오가고 있었다. 일단 시간도 별로 없었고, 또 배가 무척이나 고팠기 때문에 대강 넘어갔다. 일식 덮밥이야... 한중일에서 다 먹어봤기 때문에 별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왠걸... 뭐랄까~ 딱 부러지게 더 맜있다! 라고는 말은 못해도, 왠지모르게 좀 더 '집밥' 같은 느낌이 나는 맛이었다. 신나게 먹고... 뭐 그러고 대강 식당내부를 보며... 퇴근을 한 4,50대 아저씨들의 일상모습을 구경 좀 하다가 나왔다. 참... 재밌더니만. 왜냐면, 그때까지 대체로 갔던 식당들에선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었거든. 썰렁하든지, 아님 너무 복잡하든지... 밥을 먹는건지, 밥을 집어넣는건지... 뭐 그랬다고.

일단 뭐 차 한잔하고.

주방쪽 모습.

사람들이 키핑한 일본주(日本酒).

왠 뜬금 돌장식.

어류는 다산(多産)의 상징.

왠 벽시계가 이래 많아?

그러고 있다가 몇일 뒤 2월 14일, 다시 이 곳을 찾았다. 다음날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뭔가 이제껏 갔던 식당들 中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곳을 한번 더 가고 싶었다. 또 환송회 비슷한 약속도 잡혀 있었기 때문에 그리 멀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金군을 대동하고 다시 이 곳을 찾았다. 불쌍한 두넘...-_- 뭐 나름 발렌타인 데이라는데... 우리는 그냥 술잔만 기울였지비. 그러고 이 집을 찾았는데, 그 아줌마가 우리를 기억한다. 그러곤 ABC 초콜렛 같은 것을 넌지히 올리시더라고. 발렌타인 데이이니 먹으라고.-_-; 이게 올해 내가 겪은 발렌타인 데이 전부다. 크~ 근데, 이 아줌마(앗, 절대 초콜렛 때문에 할머니에서 아줌마로 호칭이 바뀐게 아니다.)가 우리를 보곤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자신의 호칭을 '오까상(おかあさん)'으로 하는게 신기했다. 자식같이 보이는 외국 총각들이니... 그랬을 수도. 나름 정감있더라고. 그리곤, 김치 한접지를 서비스라며 우리가 주문한 생맥주와 덮밥을 들고 오셨다. 우리가 한국인인 줄 알았기 때문에 일부로 맛보여준다고 들고왔는데... 정확한 판단은 할 수 없었지만서도, 아무튼 우짜등가... 일본 김치보다는 훨씬 맛있었다.-_-; 그 날 역시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신나게 먹고, 또 생맥도 마시고... 결국 그 이외에는 그 집 주인 아저씨, 아줌마와 별 얘기도 못 나누고 나가게 되었다

발렌타인데이 기념 초콜렛과 시원한 삿포로 생맥주.

이것이 그 김치.

이런저런 사람들이 많이 거쳐지나간 오래된 가게같았다. 벽에는 누군지도 모르는, (나름 알려졋다고는 생각한다만) 운동선수등과 같은 사람들의 싸인을 해놓은 것이 붙어있었다. (이 문화는 세계 공용인 듯.)

기다리며 좀 봤는데 최근 싸인은 없었는 듯.

조그나만 식당에서 나름 일상생활 속의 일본인들의 모습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했던 것은 욕심이었을까. 왠지 우리 역시 퇴근 후, 혹은 모임시 자주 가는 삼겹살집등과 같은 곳보다 좀 더 맘이 편하고, 자주 갈 수 있고,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하루의 스트레스를 씻어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던 것 같다.

懐かしいな…

あざみ 찾아가는 길. 사이죠역에서부터 내려오면 찾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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