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広 島

이것이 바로 일본 와라와라(笑笑)에서의 노미호다이(飲み放題).

우리팬 2008. 9. 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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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江苏 无锡 湖滨路에 있는 일본식당, 후지야.

02년 중국 우시(无锡)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당시, 일본 유학생 수가 한국 유학생보다 많아서인지, 자연스레 가깝게 지내게 되었는데, 그들의 생활을 보며 느낀 바가 컸다. 00년 단기연수 당시, 루어양(洛阳)에서 알게된 일본 친구들의 중국에서의 돈씀씀이를 보고 놀랬던 적이 있었는데, 장기연수 당시에는 제대로 그들의 꼼상, 혹은 구두쇠와 같은 생활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한국물가와 중국물가를 비교해서 돈을 쓰는 한국 유학생들과는 달리, 그들은 자연스레 중국식으로 이래저래 밥도 사먹고, 물건도 사고 그러더라고. 뭐, 개인마다의 차이가 있다고도 할 수 있으나, 대게 분위기가 그랬던지라, 나름 나 역시도 중국 물가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들이 한달에 한번 정도는 찾아가는 일식집이 있었으니... 바로 우시 湖滨路에 있는 후지야(富士屋)였다. 이 곳은 일명 일식 부페로, 1인당 110元의 돈을 내면 시간제한 없이 마음껏 요리를 주문해서 먹는 방식이었고, 또한 맥주 역시 무제한 제공되었다. 150元을 내면 니혼슈와 같은 청주가 무제한이었다. (중국 물가가 아무리 오르고 있다고는 하지만, 작년 여름에 이 가게에 갔을 때 가격은 02년과 변함이 없었다.) 암튼, 그때 내가 새로 접한 단어가 바로 타베호다이(食べ放題)라는 넘이었다. 아, 이런게 일식 부페로구나... 했지비. 이 이후에도 난징(南京)이나 상하이(上海), 그리고 칭다오(青岛)에서 이 타베호다이를 하는 식당을 종종 찾게 되었고, 이때문인지 어지간한 일식 요리의 이름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었다. (정말 돈으로 일본어 단어를 산 것이구만.)

지난 겨울에 사이죠에 있을 당시, 이번에는 일본 현지에서 타베호다이를 먹어보자, 라는 계회을 잡았건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돈은 둘째치고 대게 2시간이라는 시간제한이 있어서인지, 히로시마(広島)에서 타베호다이를 하는 식당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들어가기가 망설여졌었고, 결국 들어가지 못한 채 귀국을 했다. 먹는거야 좋지만, 2시간이라는 시간제한이... 상당히 부담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단시간 레이스는 그다지 자신도 없었고.-_-; (일단 본전은 뽑아야 되지 않은가.)

이 날 마침, 딱 분위기 좋게 눈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찾아간 곳이 타베호다이와 비슷한 노미호다이(飲み放題)였다. 대강 이름만 봐도 추측할 수 있듯이, 이 곳에선 음료나 주류가 무제한이다. 역시나 2시간이라는 시간제한이 있었고, 게다가 첫 주문 후 1시간 30분이 지나면 마지막 주문(ラストオーダ)를 해야했지만, 사실... 음주하는데야 시간 제한이라는 것이 별 의미없이 느껴졌고, 타베호다이보다는 차라리 노미호다이가 좀 더 본전(?)을 뽑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金군과 黃군을 이끌고... 1월 어느날 저녁, 가볍게 저녁을 해결하고 사이죠역 근처에 있는 노미호다이를 하는, 이자까야 체인점, 와라와라(笑笑)를 찾게 되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전날 黃군이 어딘가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다행히도 식당에서 숙소로 연락이 와서 겨우 찾을 수 있었다. 그 기분을 슬쩍 이용하여 黃군에게 쏘라고 권유했다. 참 멋진 선배들이군.-_-; 나는 거기다가 문화체험이라며 좀 더 지적인 핑계거리도 건냈으니... -_-v)

내부 환경은 그냥 일반 이자까야 분위기였고.

그 전까지만해도 그냥 끼니를 떼운답시고 식당엘 들어가면 생맥(生ビール) 한잔씩 주문한 것이 전부였으니... 일본 현지에서 제대로 된 이자까야를 간다는게 그렇게 자신있는 일은 아니었다. 돈만 있으면 다 갈 수 있지... 단지, 그 후유증이 두려울 뿐이었으니.-_-; 그래도 사이죠역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노미('노미호다이를 그냥 대강 줄여서 이렇게 부르기로 했다)가 있다는 것을 확인해뒀으며, 이 날은 저녁도 제대로 먹었으니 아무리 알콜을 많이 마셔도 별 탈은 없겠다... 싶었다. 뭐, 그리곤 일단 들어갔지. 당시 한 건물에 1,2층 거의 비슷한 이자까야가 있었는데, 그냥 와라와라가 유명할 것 같아 2층으로 올라갔다. 참... 장사가 되질 않더군.-_-+ 시커먼 남정네 셋이서 들어갔더니 한테이블도 손님이 없었다. 나중에 한두테이블 손님들이 들어오더니만. 일단 처음이었기에, 종업원을 불러서 이런저런 노미의 규칙(?)을 들었다.

1. 노미호다이 제한 시간은 2시간, 라스트 오더은 1시간 30분.
2. 일부 고가의 술외엔 모두 무제한 제공.
3. 1인당 2개 이상의 안주를 시킬 것.
그외에 다른건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메뉴판을 보고 아무거나, 이것저것 막 시키는 되는 것이었다.

노미에 포함된 주류일체.

이외의 칵테일.

노미에 포함되지 않을 듯.

사이죠가 니혼슈로 워낙 유명한 동네이기 때문에, 그냥 청주나 몇병 마시고 가겠구나... 싶었는데 왠걸, 별에 별 칵테일에 그 종류도 만만치 않았다. 일단 처자들에겐 거의 암흑의 동네같더니만. 달콤쌉싸름한 칵테일을 즐겁게 마시다보면, 술집이 여관된다.-_-; 한국에서도 이자까야에 있는 사와(サーワ) 따위(?)를 마시지 않았으니... 뭐 뻔하지. 일단 니혼슈부터 시켜놓고, 나중에는 일본소주(焼酎)도 시켜봤는데... 역시, 일본소주는 함부로 들이댈건 못되더라고. 위의 규칙대로 3명이었으니까... 각자 2개씩 대강 안주값 계산을 해서 안주 주문도 마쳤다. 그러니까... 대강 1인당 우리돈으로 만원잡고 가는 노미호다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안주값, 그리고 만약 시간이 넘어버리면 술값이 더 든다, 라는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싸게 느껴지지는 않더라고. 그러니까, 노미호다이로 마실 때에는, 가급적 지인들과 이런저런 천천히 얘기를 하며 마시는 술집이라기보다는, 2차내지 3차... 어지간히 술자리 분위기가 올라 본격적인 음주파튀를 할만한 곳으로 생각됐다.


이런저런 안주가격들이 김치같은거야 200円 정도면 되지만, 적어도 280円 정도가 대부분이었기에, 안주 두개씩이라면 600円 정도는 부담을 해야한다. 그러니까 적어도 1인당 1,600円 정도는 필요할 듯.

니혼슈 하꾸쯔루(白鶴)와 기본 쯔께다시.

이상은 이래저래 시켜마셔본 각종 주류들. 단, 나는 거의 니혼슈와 소주만 시켜마셨다. 金군과 黃군이 주로 마신 것들. 그래서 주문한 칵테일의 이름을 단 하나로 기억하지 못한다.-_-; 그래도 주문한 칵테일 종류 하나 나올 때마다 디카를 들이댄다고 고생 좀 했으니, 사진이라도 남았다.-_-; 사실 음주 中에 디카 들이대는 일은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지 않은가. 흠흠.


재미난 술이 하나 있었는데, 뭐 또 어떻게보면 귀찮은 칵테일이지만서도... 레몬즙을 짜는 도구와 레몬을 주더니, 그 즙을 본인이 직접 칵테일에 넣고 마시는 방식이더라고. 맛? 별반 차이 없더니만. 그냥 재미삼아 본인이 직접 넣어 먹으라는 것 같더니만.

이 날 이후... 귀국 전에 킨키대학의 대학원생인 노부상과 다시 한번 찾았는데, 이 날은 이 가게에 있는 거의 모든 일본소주를 주문해서 마셨다. 그닥 좋아하는 술맛은 아니었지만, 이 날 아니면 또 언제 일본소주를 원없이 마시겠나... 라는 생각에 이걸로 달렸는데, 생각외로 다음날 숙취는 없었던 것 같다. 근데 이 같은 가게의 노미를 두번이나 찾앗는데, 첫날 갔을 때에는 노미 방식으로 계산을 했고, 두번째에 갔을 때는 노미가 아니라, 이벤트 가격으로 계산을 했는데, 각종 주류의 가격이 반값(50%)였다. 고로, 어쩌면 노미보다 더 싸게 먹혔을지도 모르겠다. 굳이 안주를 사람수대로 시키지 않아도 되었으니 뭐. 또한 첫날에는 한잔한잔 마실 때마다 주문을 했는데, 이건 종업원이나 손님 서로간에 귀찮은 일이다. 노부상은 그냥 처음부터 10종류 정도의 일본소주를 모두 갖다 달라고 했다. 근데 말이다... -_-; 칵테일 같은 경우에는 같이 테이블에 올라오더라도 구분이 되겠지만, 컵잔으로 나오는 일본소주는 구분이 안되더니만. 그래서 맛 구분할 여유도 없이, 그냥 일단 뱃속으로 밀어넣었다.-_-v


이런저런 안주도 시켜봤는데, 사실 갯수 맞춘다고 주문할 때 대강 시켜서... 이름이나 종류를 그리 신경쓰지 않았다. 나중에는 나베요리가 먹고싶다는 黃군의 제안에, 하나 추가해서 시켜봤고. 암튼 걸쭉허이 먹고, 마시고... 택시 잡아타고 숙소로 돌아갔는데, 자주(?)는 아니지만 간혹 분위기 업~ 되었을 땐 갈만 곳 같더라고. 물론 여유로운 음주를 원하기엔 좀 무리가 있었고. 나름 유명 체인점인 이자까야인지라, 히로시마에서도 봤는데,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이라 그런지 나중에 다른 이들도 몇번 찾아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근데... 그래도 말이다, 나는 왠지 일본에서 어느 날 저녁의 여유로움을 가지고 싶다면, 이런 곳이 더 안 낫나... 싶다. 아침부터 왠 술 얘기라니...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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