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広 島

히로시마의 대표 명승지, 슈케이엔(縮景園).

우리팬 2008. 12. 1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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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시 : 2008년 1월 27일


어디든 새로운 곳에 머물게 되면, 그 지역에서 그 동네에서 유명하다, 라는 곳은 다 가고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다만 사람들 많고, 입장료 제대로 받아챙기는 소위 '남들 다 간다'라는 곳은 이상하게 꺼리게 되던데, 히로시마를 오고가면서 단지 중국 항저우(杭州)의 서호(西湖)를 본따 만들었다, 라는 한 문구때문에 이 곳을 일부로 찾아갔다. 항저우의 서호같은 경우엔 03년 4월에, 그리고 06년 7월에 찾은 바가 있기 때문에... 축소지향적인 일본인들이 과연 어떻게 축소된 서호를 꾸며놨는지를 보고싶었기 때문이었다.

걷기엔 생각외로 많이 멀더라니까.-_-;

숙소에서 대강 구글맵을 통해 슈케이엔의 위치를 확인한 뒤, 히로시마역에 도착을 해서 시내를 오고가는 전철을 타고 혼도리(本通り) 부근에서 내려, 무작정 걸어나갔다. 몇일전 갔었던 히로시마성 근처였기 때문에 찾는데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는데, 생각지도 않게 많이 걷게 되었다. 사실 이 곳을 바로 찾아가는 것보다, 히로시마 현립미술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이 곳을 먼저 찾는게 더 빠를 듯 싶다.

구글 위성맵으로 본 슈케이엔 전경.

입장료는 성인 250엔.

차(茶)를 마시는 행사가 있었는 듯.

250엔이라는 입장료, 올 초에는 엔화 환율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기 때문에 별 부담없이 내고 들어갔다. 일본의 관광지는 참 잘되어 있는 것이, 각종 언어로 되어있는 안내 팜플렛을 꼭 챙겨야 한다. 내가 챙긴 것은 한글, 일본어, 중국어.-_-; 다만, 단지 번역을 한 것이 아니라, 그냥 각기 다른 디자인의 팜플렛에 설명이 되어있다. (책상 서랍 어딘가에 고이 짱박혀 있을 듯.-_-;)

슈케이엔 중문 팜플렛.

슈케이엔 일문 팜플렛.

우째 한국어 안내 팜플렛이 가장 허접한 듯.


슈케이엔 입구에서 본 행사를 하는 곳으로 추정되는 곳을 지나는데, 이런저런 할배, 할배, 아줌마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다지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패스, 슈케이엔의 홈페이지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곳에선 내 계절마다 각기 다른 행사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같은 서민 학생은 시간이 금이요, 이런 곳에 시간을 낭비할 틈이 없었기에, 얼른얼른 전진.-_-;

슈케이엔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

이 곳 슈케이엔은 1620년, 번주의 별장으로서 세워졌다고 한다. 전전에는(戰前) 히로시마 시민에게 '泉邸'라는 별칭으로 친숙한 곳이었지만, 원폭 이후... 많은 이들이 이곳으로 대피를 했지만 치료를 제대로 못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이 곳에 묻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돌아다니다보니 이를 추모하기 위한 위령비도 있었다.



이래저래 조그나만 언덕길을 걷다보니 결국 도심속의 정원이었다. 중국에서도 이런 곳들을 졸정원(拙政园)과 같은 몇군데 돌아다니다보니 금새 지겨워졌을 정도.-_-; 게다가 이런 곳에 시커먼 남정네 둘이 거닐다보니... 한숨이 나왔을 정도.-_-;


무슨 정원을 만든 방식이라든지, 조경 그리고 연못들을 바라보는 위치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걷다가 걷다가... 마주친 흡연장소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_-; 마침, 이런저런 담배들을 구입해 피워보고 있던 金군이 새로운 담배 하나를 꺼집어 냈다.

아무리 이쁜 곳이라도, 남정네 둘이선 이게 최고~

담배가... 달더라.-_-+

그리고 살살 내려와서 결국 출구쪽으로 나갔는데, 말이 항저우의 서호의 축소판이지,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비교대상 자체가 되지 않았다. 만든 사람들이야, 만들어라고 시킨 사람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가 되지만서도, 이게... 좀 그렇지 않은가. 한국인이 이 정도로 느낄 정도면, 중국인들은-_-; 사실 관광지 규모면에선 한국이나 일본이 중국의 그 곳과 비교하기엔 상당히 무리가 있지만, 이거는 원... 소림사와 불국사를 비교하는 것보다 더 심할 정도였으니. 단지 이쁜 정원, 도심 속에 있어 더욱 반가운 곳... 정도였다.

중국 항저우의 서호.

배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 곳이 있다.

그러니까 서호를 축소시켰다라기보다는, 서호에서 배를 타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자그나만 섬(?) 같은 곳이 있는데, (湖心亭이었던가?) 슈케이엔 연못의 모양을 그 곳에 있는 것과 비슷하게 만든 정도? 였다. 커다란 기대를 가지고 온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단지 남정네 둘이서 이런 곳을 괜히 왔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출구를 나섰다. 평일이라 그런지 더더욱 사람은 없었고... 나와서 어디갔더라? 내 기억이 맞다면 또 열심히 걸어서 Sogo 백화점으로 향했던 것 같은디.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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