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고기 구워먹으며 소주 한잔에 롯데전.

우리팬 2008. 4. 2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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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 아래는 연탄이 있다.-_-;

사실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나는 대학졸업때까지... 대학문화라고까지 할 수 있는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었다. 그리 밥통이 큰 아해도 아니었기에, 또 일단 알콜이 들어가면 젓가락보다는 소주잔에 손이 더 가서인지, 고깃집과 술집의 구분이 애매모호했던 것 같다. 뭐,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졸업 후 중국 생활 4년을 거쳐 좀 달라졌는데, 중국에서 만난 외국 아해들, 뭐 대부분 중국인 아니면 일본인이었겠지만, 이들과 함께 한국식당에서 식사를 한끼 하는 일이 있으면, '삼겹살'외에는 그다지 추천해주고 싶은, 권하고 싶은 음식이 없었다. 그래서 한국식당에 같이 가서 그냥 친목상으로 밥을 한끼 한다든지, 혹은 한국 TV를 보며 축구를 응원할 때에도 언제나 식탁 위에는 지글지글 굽히고 있는 삼겹살이 대세였고, 그런 것들이 습관이 되다보니, 지금은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상당히 좋아한다.

매주 금요일...쯤, 별일없다면 언제나 韓군을 만나 저녁을 같이 하는데, 메뉴는 역시나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다. 그래봤자 언제나 양정 바닥을 전전해가며, 이 고기집, 저 고기집을 가보곤 하는데... 3월 말부터 프로야구가 개막하고부터는, TV가 있는 곳, 가급적이면 큰 TV가 있는 곳을 골라 들어간다. 좋자나~ 고기 구으며, 소주도 한잔하고, 롯데전도 신나게 보고... 그리고 서로 1주일간 습득한 프로야구의 뒷마다내지, 알고있는 야구상식에 대해서 개똥철학을 펼치곤 하니까... 야구가 끝나도 앉아서 한잔 더 하게 되는거다.-_-;


지난주 금요일에는 몇번 간 적이 있는 마포 통구이로 향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일단 우리가 들어갈 시점에 손님이 거의 없었고, 또 TV가 큼직허이 있었으니까. 적당히 자리를 잡고 고기를 구워먹으면 롯데전을 관람했다. 사실 야구 좋아하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될만하지는 않다. 내 주위에도 남정네임에도 불구하고 야구장 한번 가보지 않은, 아님 9회까지 야구 한번 제대로 본 적이 없는 아해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야구 역시 어떻게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야구만의 매력이 있고, 또 그 3시간 가량의 경기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짜릿함과, 속시원함...이 분명히 있다. 매일 같이 야구경기에 매달리기엔 심리적 여유는 없으니까, 적어도 금요일 저녁만큼은,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며 롯데전 볼 수 있는 여유나 좀 있었음 좋겠다. 물론 롯데가 이기는 경기를 하면 더할 나위도 없고.

뭐, 당연히 주말에는 사직구장으로... ㄱㄱ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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